(사진=스포츠조선) 자책골이고 뭐고 들어가면 장땡이다!

 

축구대표팀이 안방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전반 42분 상대 수비의 자책골을 이끌어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경기였다. 지난 레바논전 어려운 경기를 펼치며 1-1 무승부라는 성적을 들고 온 대표팀은 본선 진출에 있어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었다. 남은 경기는 우즈벡, 이란과의 2연전, 최소 1승 1무를 거둬야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있었기에 우즈벡전은 어떻게든 승점 3점을 확보해야만 하는 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의 투입 여부와 기성용, 구자철이 빠진 중앙 미드필더의 적임자, 대표팀의 고질병과 같은 측면 수비수 등 다양한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으로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제파로프, 아흐메도프, 카파제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우즈벡은 앞서 가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한국은 손흥민과 김신욱이 투톱으로 나왔다. 그리고 ‘독도남’ 박종우와 함께 ‘A매치 초짜’ 이명주가 중앙 미드필더로 낙점됐다. 포백 라인은 지난 레바논전에서 극적 동점골을 터트린 김치우가 왼쪽 풀백에, 그리고 런던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수비를 이끈 김영권과 김창수가 포진됐다.

 

킥오프 휘슬과 함께 한국은 강력한 전방위 압박을 통해 우즈벡을 압박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태클은 승리와 브라질행 티켓을 향한 집념이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우즈벡 또한 수비적인 전술 운영이 아닌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날 경기 첫 번째 슈팅도 우즈벡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5분, 아크 정면에서 아흐메도프와 제파로프가 주고 받다 제파로프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것, 다행히 볼이 비에 젖어 빗맞으면서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전은 그칠 줄 모르는 비가 변수였다. 잔디는 비에 젖어 볼의 스피드를 빠르게 만들었다. 또한 바운드가 되며 볼 컨트롤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은 중앙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점차적으로 늘려갔다. 그리고 기습적인 다이렉트 패스로 전방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하는 등 선 굵은 축구로 골문을 노렸다. 측면의 이청용과 이근호도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12분, 이청용의 발 끝이 빛났다. 측면에서 볼을 받은 이청용은 전방의 김신욱을 향해 툭 찍어 올려 패스했고, 김신욱은 수비가 붙기 전에 반 박자 빠른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빗맞으며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전반 중반으로 접어들자, 김신욱의 고공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19분, 먼거리에서 전방으로 한번에 연결된 패스를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줬고, 손흥민에 이어 쇄도하던 이근호가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이했지만 슈팅이 빗맞으며 골대를 벗어났다. 비록 공격에는 실패했지만 우리가 원했던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즈벡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3분 바카예프가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시도하더니, 27분에는 제파로프가 골대 근처로 띄어준 볼을 바카예프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며 헤딩으로 연결했다. 우즈벡은 이후에도 공격 상황에서 지체없는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세컨볼을 노렸지만 대부분 골대를 벗어나거나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팽팽히 ‘0’의 균형을 이어가던 전반 42분, 한국 대표팀의 선제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의 왼발 크로스가 우즈벡의 쇼라크메도프의 자책골로 골망을 흔든 것. 이 골은 결승골이 되었으며 김영권은 이후에도 수비에서 곽태휘와 함께 안정적인 수비로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이 날 A매치 첫 출장한 포항의 이명주. 전반 초반 그라운드를 쉴새 없이 누비며 왕성한 활동량으로 박종우와 함께 중원을 장악한 이명주는 후반 들어 몸이 완전히 풀어진 듯 보였다. 이명주는 중앙에서 강한 압박으로 패스의 길목을 차단했고, 공격 차단 후 역습 상황에서는 빠른 수비 전환으로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등 대표팀 허리에 안정감을 더했다. 경기에 앞서 러시아 안지에서 활약 중인 아흐메도프가 이슈가 되었지만, 이명주는 아흐메도프를 그라운드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데 성공했다.

 

후반 중반 양 팀은 서로 몇 차례 슈팅을 주고 받는 등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그리고 후반 19분, 이동국이 이근호와 교체 투입되었고 손흥민은 중앙에서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3분 후, 손흥민은 아크 왼쪽에서 수비 2명을 제치고 슈팅까지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수비수 맞고 코너킥이 되었지만 많은 축구팬들이 바라는 손흥민의 진가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후 우즈벡은 한국과의 역대 경기에서 3골을 터트린 적이 있는 게인리히와 투르수노프 등 공격적인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번번히 이명주에게 볼을 뺏기거나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 결국 대표팀은 전반전 터진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불안했던 포백라인 또한 해답이 조금씩 보였던 경기였다.



'2013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 출전 중인 수원삼성 블루윙즈(이하 수원)가 안방에서 가시와 레이솔에 2-6으로 참패를 당했다. 특히 수원은 후반전에만 4개에 PK를 얻어냈지만 그 중 3개를 실축하는 등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페널티킥 실축. 보통 한 경기에서 한번이 나올까 말까 한 장면으로써 경기가 끝난 후 그 장면은 계속해서 팬들에게 회자된다. 2002 월드컵 미국 전에서 이을용,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 등처럼 PK 실축 장면은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여전히 팬들의 입방에 오르곤 한다. 그러나 이날 열린 수원과 가시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3번의 패널티킥 실축 장면이 나온다. 후반 1분 라돈치치의 패널티킥 실축으로.


수원은 전반 16분 가시와의 다나카에게 실점하며 끌려가기 시작했다. 전반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수원.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치기 시작했고, 후반 1분 라돈치치가 패널티 박스 안에서 패널티 킥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동점 찬스였다. 그러나 라돈치치의 패널티킥은 날카롭지 못했다. 그리고 가시와의 스게노 골키퍼가 선방하며 찬스를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패널티킥 실축의 아쉬움으로 인해 정신적인 타격이 컸을까? 수원은 후반 6분 가시와의 쿠리사와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수원 또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곧바로 최재수가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 최재수는 정대세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혀 흘러나오자 쇄도하며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또 다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후반 10분 쿠도의 중거리 슛을 허용하며 1-3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후반 20분, 수원은 또 다시 패널티 킥을 얻어내며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정대세가 패널티 박스 안에서 곤도의 파울로 패널티킥을 얻어낸 것. 이날 경기 두 번째 패널티킥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악몽이 연출됐다. 패널티킥을 얻어낸 정대세가 직접 키커로 나섰으며, 그의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문제는 이후의 상황이다. 패널티킥 실축은 긴장감으로 인한 실수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수원은 패널티킥 실축 직후 가시와의 빠른 공격에 오른쪽 수비가 무너졌으며 또 다시 실점을 허용하며 1-4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3번 연속은 아니었다. 후반 26분 또 다시 정대세가 패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스테보가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문제는 패널티킥 실축이 아니었다. 수원은 패널티킥 이후의 상황에서 또 다시 가시와의 빠른 공격에 집중력 부족을 노출하며 무너졌다. 그리고 후반 29분 쿠리사와의 추가골이 터졌다. 스코어는 2-5. 


수원은 후반 45분 또 다시 패널티킥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 4번째 패널티킥. 그러나 키커로 나선 정대세의 두 번째 실축. 그리고 또 다시 가시와의 역습에 이은 쿠도의 추가골. 결국 경기는 2-6 수원의 참패였다. 수원은 창단 후 최다 실점 패배라는 굴욕을 맛봤다. 또한 조 3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재밌는 점은 3번에 걸친 패널티킥 실축이 모두 N석 앞 골대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난 K리그 클래식 3라운드를 기억하는가? 수원의 안방에서 치러진 포항과의 경기. 이날 포항은 수원을 상대로 2-1로 승리하며 천적관계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경기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활약(?)을 펼친 N석 골대였다. 이날 수원과 포항은 양팀 합쳐 같은 골대를 6번 맞추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이쯤되면 수원 관계자들은 빅버드 N석 앞 골대에서 고사라도 한번 지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