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부산 아이파크(이하 부산)에 승리하며 리그 무패를 이어갔다. 제주는 지난 30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2013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에서 양준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2승 2무를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안착하였다. 이에반해 부산은 또 다시 제주에게 발목을 잡히며 ‘천적 관계’를 청산하는데 실패했다.


['화이팅'을 외치는 제주의 선수들]


이날 제주의 공격진은 강수일, 페드로, 송진형, 양준아 등 공격수 4명이 특정한 자리에 국한되기 보다는 스위칭을 해가며 제로톱에 가까운 형태를 보였다. 특히 제주의 양준아는 본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전방에서 프리롤 역할을 수행하며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깜짝’ 활약을 했다.


<양준아의 선발 출장, 성공 조짐보이다 >


제주는 전반 초반부터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전반 6분, 송진형의 패스를 이어받은 양준아가 패널티 박스까지 드리블 후 침투하는 페드로에게 수비 뒷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줬지만 아쉽게 이범영의 선방으로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패스와 빠른 역습, 즉 제주가 추구하는 방울뱀 축구에 걸 맞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특히 양준아의 플레이는 이날의 활약을 예고하는 듯 보였다.


<한지호의 헤딩 슛, 맨 마킹에 실패한 제주>


부산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15분, 제주 진영 좌측 지점에서 임상협이 올려준 크로스를 한지호가 감각적인 헤딩 슛으로 마무리 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이 장면에서는 반대편에서 침투하는 한지호를 허재원이 놓친 것이 아쉬웠다. 한지호는 16분에도 슈팅을 시도했지만 박준혁 골키퍼에 막혔다.


<박준혁의 선방>


올 시즌 제주에서 많은 선방을 기록하고 있는 박준혁 골키퍼. 이 날도 역시 위기의 순간마다 박준혁이 제주를 살렸다. 전반 28분, 패널티 박스안에서 방승환이 수비 2명 사이로 한지호에게 패스를 했고 한지호는 골대 구석으로 감아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박준혁이 몸을 날리면서 공을 쳐내 실점 위기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페드로의 슈팅, 골대 강타>


전반 33분에는 페드로가 골대를 맞혔다. 패널티 박스 안에서 개인기로 수비를 제친 페드로는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K리그 클래식, 골대를 맞히는 장면이 정말 많다.


<한층 견고해진 제주의 수비>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 제주의 달라진 점을 꼽자면 안정적인 수비가 아닐까 싶다. 이날 선발 출장한 오반석과 이용은 이날 견고한 수비를 보이며 부산의 방승환과 윌리안을 꽁꽁 묶는데 성공했다. 


['철벽 수비'를 보여준 이용-오반석]


특히 전반 39분 오반석의 태클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했다. 태클 타이밍을 놓쳤더라면 윌리안에게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41분에는 패널티 박스 안에서 한지호가 공을 잡았지만 각도를 줄여가며 슈팅 타이밍을 빼앗았고 협력수비로 슈팅을 허용하지 않는 등 한층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윤빛가람, 골대 강타>


페드로에 이어 윤빛가람도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8분, 아크 외곽 지점에서 박종우의 핸들링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어낸 제주. 그러나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은 위협적인 무회전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지난 시즌 제주는 세트플레이에 이은 득점이 적었다. 그러나 윤빛가람의 합류로 확실한 키커를 보유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좀 더 다양한 공격 루트로 득점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마무리가 아쉬운 제주>


후반 10분, 제주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중앙에서 부산의 패스미스를 틈타 공을 따낸 제주는 페드로가 패널티 박스 부근에서 침투하는 송진형을 봤고 바로 찔러줬다. 송진형은 수비 1명을 제치며 슈팅 찬스를 맞이했지만 타이밍을 놓쳤으며 결국 비어있는 강수일에게 패스를 했다. 그러나 이미 각도가 좁혀져 있어 강수일의 슈팅은 이범영 골키퍼에게 막혀버렸다. 이날 제주는 비슷한 상황에서 수많은 기회를 놓쳤다. 확실한 마무리는 방울뱀 축구의 완성이다. 서동현, 박기동 등 공격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좀 더 세밀하게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부산의 공격>


후반전 들어 제주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부산은 후반 25분 경 약 두 번의 공격을 통해 제주를 위협했다. 후반 24분, 제주 진영에서 박종우가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그리고 26분, 박스 안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에 이어 임상협이 슈팅을 했지만 살짝 빗맞으며 박준혁 골키퍼에게 정면으로 안겼다.


<박경훈 감독의 ‘신의 한수’. 통했다>


후반 28분, 박경훈 감독은 강수일을 빼고 배일환을 투입했다. 그리고 배일환은 투입 1분만에 ‘0’의 균형을 깨트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후반 29분, 송진형의 패스를 받은 배일환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순간적으로 부산의 수비가 흐트러졌고, 윤동민이 양준아를 프리로 놔두면서 양준아는 여유있게 헤딩으로 골망을 가르는데 성공했다. 


[택배 크로스로 양준아의 득점을 도운 배일환]


박경훈 감독의 ‘신의 한수’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양준아의 포지션 변화와 깜짝 출장, 적절한 시점에서의 배일환 투입. 결국 양준아는 이번 시즌 첫 출장에 이어 풀타임을 뛰었고 이날 MOM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배일환은 시즌 2호 도움을 기록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양준아]


제주와 부산은 각각 한 차례씩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득점 사냥에는 실패했고, 더 이상 추가골이 터지지 않으며 결국 제주가 승점 3점 확보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후 양준아는 “일환 형이 좋게 올려줬고, 단지 머리만 갖다 댔을 뿐”이라며 동료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12,826명의 관중이 찾아왔으며, 결국 박경훈 감독의 주황색 염색 공략은 이날도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다.

 

1. 상대전적: 51승41무50패, 제주의 근소한 우세. 그러나?

 

홈 팀 제주는 '2013 K리그 클래식'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패(1승 2무)를 기록하며 6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지난 2라운드 성남과의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홈팬들에게 안방 승리를 안겨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부산은 1승 1무 1패로 8위를 기록 중이다. 부산은 개막전에서 약체로 평가받았던 강원과의 홈 경기에서 무승부, 그리고 경남 원정에서 패배를 당하며 시작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라운드에서 '우승후보' 서울을 1-0으로 격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양 팀의 상대전적을 살펴보면 51승 41무 50패로 제주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전적만을 살펴보면 3승 1무로 제주가 부산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6월 27일 제주에서 펼쳐진 양 팀의 맞대결에서 제주는 5골을 터트리는 골 잔치 끝에 부산에 5-2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시즌 부산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제주가 홈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2. 그들이 없다.

 

제주는 지난 시즌 부산에 무패(3승 1무)를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에 있어서도 자신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재밌는 것이 있다.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시즌 부산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해준 선수들이 현재 제주에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시즌 부산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제주가 기록한 10골 중 6골을 기록한 산토스(2골)-자일(4골)의 이적 공백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또한 마르케스도 이적했고 서동현은 부상으로 인해 복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심지어 자책골을 기록한 마다스치도 부상 중이다.

 

축구를 포함해 모든 스포츠가 그렇 듯 특정 선수로 인해 승패가 '무조건' 갈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록만을 살펴볼 때 재밌는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3. 제주, 부산의 수비 공략할 수 있을까?

 

제주는 이번 시즌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팀 득점 3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 공격수의 부재는 아쉽기만 하다.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박기동과 지난 시즌 기량이 만개한 서동현의 연이은 부상으로 인한 이탈. 그로인해 제주는 지난 3경기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결정력에서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도 부산전에서는 마라냥이 선수 등록을 마치고 출장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울산에서 특급 조커 역할을 했던 마라냥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선발로도 출장할 수 있기에 기대가 된다.

 

그러나 문제는 하필 부산이다. 지난 시즌 안익수 전 감독 체제에서 '질식수비'를 펼쳤던 부산은 윤성효 감독을 영입하며 팀 컬러가 바뀌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부산과 서울의 경기를 보니 그들의 수비는 여전히 견고하기만 했고, 결국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며 승점 3점 획득에 성공했다.

 

상대가 강력한 압박과 수비적인 전술 운영을 할 때 효과적으로 공격을 펼치지 못했던 제주가 특유의 패스 플레이로 부산의 질식수비를 깨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 박종우를 이겨라.

 

지난 런던 올림픽의 최고 이슈 메이커였던 '독도남' 박종우. 그가 올해 부산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리고 1라운드에서는 강원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더니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박종우는 중앙에서 공수 조율은 물론 역습 차단, 공격 전개 등 다양한 플레이를 펼치며 부산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이 더욱 주목을 받을지도 모른다. 제주의 중앙 미드필더 라인은 K리그 클래식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송진형, 오승범, 권순형, 윤빛가람, 양준아 등의 개성있는 미드필더들은 상대에 따라 새로운 조합을 구축하며 경기에 출장한다. 이들과 부산 박종우의 맞대결, 벌써부터 흥미진진한 접전이 예상된다.

 

5. 수문장 맞대결.

 

지난 3경기 동안 제주에서 가장 스타로 급부상한 선수는 개막 데뷔골을 기록한 페드로도, 깜짝 영입한 윤빛가람도 아니었다. 바로 골키퍼 박준혁이다.

주전 골키퍼 김호준의 군 입대로 인해 지난 시즌 제주는 한동진-전태현이 번갈아 출장하며 무난한 모습을 보였지만 2% 아쉬운 듯한 느낌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제주는 대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준혁을 영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박준혁은 개막전에서 전남 이종호의 PK를 막아내더니 지난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는 한 마디로 '날아다니는' 활약을 펼치며 선방쇼를 보여줬다.

 

부산과의 4라운드 경기를 앞둔 박준혁에게 강력한 상대가 나타났다. 홍명보호 주전 골키퍼로서 대한민국의 동메달을 이끈 부산 이범영이 그 주인공이다.

이범영 또한 지난 시즌에는 전상욱에 가려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을 거치고 이번 시즌 부산의 골문을 당당히 지켜내고 있다. 지난 3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위기의 순간에는 항상 이범영이 서울의 공격을 막아 내는 등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각각 2실점과 3실점을 하고 있는 박준혁과 이범영이 이날 또 어떤 선방쇼를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