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K리그가 30주년을 맞이한다. 또한 내년부터 실시되는 승강제의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스플릿 시스템(split system)'이 실시된다. 16개팀이 정규리그 30경기를 치른 뒤 상위 8개팀과 하위 8개팀으로 나뉘어 홈앤드어웨이로 14경기를 더 치르게 된다. 하부리그의 성적에 따라 몇몇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된다. K리그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무대가 되기 위해서는 승강제는 필수이다. 즉, 이제 K리그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임진년, 흑룡의 해를 맞아 각오를 다지는 선수들이 있다. 2010년 준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한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88년 동갑내기 친구들. 배일환, 김준엽, 오반석, 송호영, 남준재가 바로 그들이다.
 

김준엽(출생 1988-05-10/ 입단 2009.11)

김준엽이라는 이름은 제주 팬은 물론 축구 팬에게 생소한 이름일지도 모른다. 2009년 홍정호, 이현호 등과 함께 제주에 입단한 김준엽의 원래 포지션은 공격수였다. 그는 입단 후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내며 R리그를 통해 꾸준히 경기감각을 키워왔다.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않았지만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도 있고 공격수로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중반 R리그 경기에서 김준엽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경기를 뛰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이 경기에서 그는 수비수로서 첫 출전을 했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활동량을 보여주며 동료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 놀라움과 기대를 선물했다. 그리고 2011 K리그 26라운드 전북과의 경기에서 생애 첫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물론 공격수가 아닌 오른쪽 풀백이었다. 데뷔전이며 본래 포지션인 공격수가 아닌 풀백으로 뛴 그는 안정된 수비와 적극적인 공격력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되며 K리그 베스트 11에서 선정되었다. 그의 포지션 변경은 부상 중이었던 주전 풀백 최원권의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닐까 라고 예상되지만 지난 몇 경기에서 국가대표 주전 풀백 차두리의 모습이 오버랩될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2년, 아니 앞으로 김준엽의 행보에 주목이 된다.

송호영(출생 1988.  / 입단 2011)

제주 팬들에게 있어, 특히 여성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선수가 있었다. 작은 체구에 귀엽고 앳된 얼굴. 키가 작고 날렵한 모습이 바르셀로나의 메시를 닮아서 제주 팬들은 그를 '제주의 메시'라고 불렀다. 2009년 입단 후 제주의 주전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이현호다. 지난 2시즌 동안 준수한 활약을 했던 그는 2011년 시즌이 끝난 후 성남 송호영과 트레이드 이적을 했다. 제주의 소녀 팬들은 아쉬운 마음과 함께 그를 떠나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제주의 메시'가 떠나니 새로운 메시가 왔다. 이현호와 트레이드된 송호영은 이현호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측면공격수라는 포지션 뿐만 아니라  별명 또한 성남 팬들에게 '송메시'로 불려지고 있었다. 빠른 스피드와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가 장점인 그는 남준재와 함께 배기종, 김영신의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에서 조커로 주로 활약한 그는  제주에서도 후반 조커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특급 조커 송호영의 모습이 기대된다.

배일환( 1988-07-20/ 입단 2010 )

2010년 제주에 입단한 배일환은 지난 1년동안 정규리그 출장 수는 '1경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는 그 1경기에서 많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1러시앤캐시컵 8강전 수원과의 경기에서 후반 35분 심영성 대신 교체 투입된 그는 데뷔전이었지만 긴장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오히려 팬들에게 '배일환' 이름 석자를 알리는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을 시도했다. 비록 아쉽게 공은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났지만 이후에도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 후에 많은 선배들이 그에게 '잘했다'며 위로를 해줬지만 그는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더 잘 할수 있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고 했다. 그는 작년 대부분의 경기를 2군에서 보냈지만 저돌적인 돌파력과 왕성한 활동량, 그리고 골결정력에 있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강원으로 떠난 김은중의 공백을 서동현, 심영성과 함께  제주의 공격을 이끌 기대주이다.


남준재(출생 1988-04-07/입단 2011.07.28 )

지난 시즌 중반 제주로 둥지를 튼 남준재는 1군에서의 활약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군리그인 R리그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을 앞세워 팬들을 매료시켰다. 남준재는 송호영과 함께 성남으로 이적한 이현호의 공백을 매울 수 있는 측면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반석 (출생 1988-05-20/ 입단 2010 )

'2011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오반석은 지난 시즌 제주가 기대하는 수비수 중 한명이었다. 비록 그는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을 당했고 R리그 마지막 라운드 전남과의 경기에서 복귀를 알렸지만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동계 전지 훈련등을 통해 실점감각을 끌어올려 홍정호 등과 함께 제주의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수비진이 좀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월이 기대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K리그가 기다려진다. 
구자철, 박현범의 이적으로 2011년 슬럼프를 겪었던 제주 유나이티드. 그리고 '캡틴' 김은중의 이적, 배기종, 김호준, 김영신, 강준우 등의 군 입대로 다가오는 2012 시즌이 고단할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제주의 '88둥이' 88년 용띠의 젊은 선수들을 필두로 홍정호, 권순형, 강수일 등이 이끄는 '젊어진' 제주 유나이티드는 2010년 준우승의 기적을 위해 지금 이시간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Again 2010, Je-ju Uniti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