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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골 결정력만 갖는다면 외국에서 뛸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선수다."

박경훈 감독이 지난 시즌 전북과의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린 강수일에 대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한 내용이다. 박경훈 감독의 이야기처럼 강수일은 스피드와 개인기, 탄력 등 신체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골 결정력이 그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 막고 있었다.



지난 18일 제주는 안방에서 펼쳐진 대구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3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상위리그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강수일이 오랜만에 홈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이번 시즌 리그 첫 득점을 기록했다.

강수일은 앞서 말했듯이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측면 공격수인 페드로와 배일환 등과 경기 내내 스위칭 플레이하며 부지런히 대구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8분 강수일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중앙에서 송진형이 돌파 후 골대 앞으로 반박자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강수일이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기습 헤딩을 시도한 것이다. 수비수와 골키퍼가 깜짝 놀랄만한 움직임이었다. 이후에도 강수일은 특유의 탄력을 이용해 공중볼을 장악했다.

후반에는 강수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후반 2분,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넘어갔고, 후반 19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돌파해 들어와 박스 안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벗어나며 허무하게 공격 찬스를 날려버렸다. 찬스를 놓친 강수일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는 등 아쉬움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간절함이 통했을까. 후반 24분 드디어 강수일이 해냈다. 안종훈이 박스 정면에서 올려준 로빙 패스를 마라냥이 머리로 정확하게 떨궈줬고, 강수일이 멋진 발리슛으로 대구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그의 올 시즌 첫 골이었다. 득점 장면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나 최전방에서의 압박, 미드필더 자리까지 내려와 수비를 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그는 이날 경기 MOM으로 선정되었다.

전북, 부산, 대전과의 3경기를 남겨둔 제주, 15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선두를 기록 중인 페드로 이외에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날 골을 터트린 강수일을 포함해 배일환, 마라냥, 송진형 등이 득점포를 가동해 제주를 상위 그룹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수진 객원 에디터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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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는 견고했고, 중앙은 탄탄했으며, 공격은 예리했다.


지난 13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3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강원 FC의 경기는 제주가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 '승리의 미소' (사진=여자친구) >


제주는 지난 전북과의 경기에서 첫 출장한 박기동이 결장한 대신 서동현이 올 시즌 첫 출장하며 전방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반면 시즌 개막 후 승리가 없던 강원은 지쿠, 패트릭, 웨슬리를 앞세워 시즌 첫승을 겨냥했지만 승리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전반 12분] 웨슬리의 슈팅으로 시작된 강원의 공격

경기 시작 후 기선을 제압한 쪽은 홈팀 제주가 아닌 원정 팀 강원이었다. 강원은 전방에서 지쿠, 패트릭, 웨슬 리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리고 전반 12분, 스로인에 이은 빠른 기습 공격으로 박스안에서 웨슬 리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살짝 떴다. 제주의 허를 찌르는 강원의 공격은 주효했지만 제주의 수비진은 이를 계기로 이 날 경기에서 탄탄한 수비를 펼칠 수 있었다.


[전반 21분] 오반석, 포텐 터지나?

지난 시즌 홍정호가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제주는 마다스치를 중심으로 한용수, 오반석 등을 적극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경기경험이 올 시즌 초반 제주에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오반석의 성장이 눈에 띈다. 


장신 수비수인 오반석은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 제압은 물론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제주의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는 전반 21분 강원 한동원이 박스안에서 수비 3명을 달고 돌파해 들어오자 끝까지 따라 붙으며 태클로 공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전반 25분 아크 정면에서 지쿠의 슈팅을 태클로 걷어내는 등 최후방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후에도 마다스치와 함께 제주의 수비진을 이끌며 이날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허재원 (사진=여자친구) >


[전반 31분] 왼쪽 풀백 허재원의 시즌 첫 골

제주의 왼쪽 풀백 허재원은 지난 시즌 영입된 선수로, 활발한 오버래핑은 물론 세트피스에서 날카로운 헤딩이 장점인 선수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 31분, 배일환이 우측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허재원이 문전에서 헤딩으로 마무리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그러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 공을 포기하지 않고 재차 밀어 넣으면서 득점에 성공한 것. 측면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결정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전반 33분] 강원의 공세. 그러나

선제골을 허용한 강원은 서서히 제주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반 33분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박준혁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으며, 전반 37분 박스 우측에서 웨슬 리가 돌파를 시도했지만 오반석의 태클로 공격이 무산됐다.


< 시즌 3,4골을 터트린 제주의 '新병기' 페드로 (사진=여자친구) > 


[후반 14분] 산토스-자일은 잊어라, 페드로의 추가골

후반전 시작 후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양팀은 후반 14분 페드로의 추가골로 인해 제주 쪽으로 승기가 기울기 시작한다. 박스 오른쪽에서 서동현에 패스를 받은 페드로가 골대 왼쪽을 정확히 겨냥해 추가골을 터트리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수비를 달고 나가주면서 페드로에게 공간을 확보해준 서동현의 움직임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페드로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확히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득점 후 페드로는 벤치로 뛰어갔으며 코칭 스텝과 기쁨을 나눴다. K리그 클래식에 완벽히 적응한 듯한 모습이었다.


[후반 16분] 추격 의지를 꺾는 페드로의 감각적인 득점

앞서나가는 제주. 그들은 추가 득점 성공 후 2분 만에 강원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쐐기골을 터트리는데 성공한다. 박스 왼쪽에서 강수일의 슛이 골대를 맞고 흘러나왔지만 침착하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패스를 받은 페드로가 재치있게 뒷발로 골을 터트린 것. 감각적인 라보나 힐킥에 성공한 페드로는 이후에도 제주의 공격을 이끌며 이날 경기의 MOM의 선정됐다.


< 박경훈 감독과 득점의 기쁨을 나누는 배일환 (사진=여자친구) >


[후반 24분] 제주의 '독니'가 모습을 드러내다

추가 득점 후, 제주의 공격은 강원을 더욱 더 거세게 밀어 붙였다. 후반 24분 박스 안에서 수비의 공을 가로챈 송진형이 가까이 있던 배일환에게 패스했고, 배일환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를 시도. 이어서 아크 정면에서 과감히 때린 슛이 강원의 골망을 흔든 것. 시즌 초반부터 제주를 괴롭히던 골 결정력이 조금은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박스 안에서 끝까지 수비수를 압박하며 볼을 따낸 송진형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제주 선수들의 득점을 향한 갈증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 아닐까?


결국 제주의 4-0 승리. 이날 경기의 MOM은 2골을 터트린 제주의 페드로가 선정되었다. 그러나 이날 제주의 선수들은 선수 전원이 MOM으로 선정되어도 무방할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펼쳤다. 오반석, 마다스치가 지키는 중앙 수비진은 높고 견고했다. 그리고 오승범, 송진형 등의 미드필더진은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며 중앙을 지배했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시종일관 압박했다. 마지막으로 공격진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제주는 지난 전북전 패배 이후 주춤했지만 강원전 승리로 분위기를 다시 한번 가져오는데 성공. 리그 3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반면 강원은 시즌 첫 승에 실패하며 리그 1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