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방울뱀'이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21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와 대전 시티즌(이하 대전)의 2015 K리그 클래식 3R 경기는 거센 화력을 드러낸 제주가 5:0으로 승리했다.


지난 1, 2라운드에서 전남과 부산을 상대한 제주는 수비와 중원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골결정력 부재로 인해 시즌 첫승리를 거두는데 실패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제주의 장점인 빌드업과 템포조절 뿐만 아니라 전방 압박과 '원샷 원킬'의 공격력이 가미되면서 홈팬들에게 화끈한 골잔치를 선물하는데 성공했다.


제주는 지난 라운드와 달리 김영신, 김수범, 강수일, 배기종 등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며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경기 내내 세밀한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갔고 대전에게 단 한순간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반면, 대전은 공수간의 '간격'이 이날 경기 패배의 원인이 됐다. 포백 라인과 중원의 미드필더 라인의 간격이 현저히 벌어진 것. 이 공간에서 제주의 '패스 마스터'들은 마음껏 본인들의 패스를 뿌려대기 시작했고, 마치 방울뱀의 '맹독' 같은 '스루패스'를 받은 전방의 공격수들은 큰 어려움 없이 대전의 골망을 무참히 가르기 시작했다.


S (strength 강점) : '킬러패스'


제주의 전임 감독이었던 박경훈 전 감독 재임 당시, 제주는 '방울뱀 축구'로 통했다. 방울뱀 축구의 모토는 점유율과 원샷원킬, 방울뱀이 먹이를 잡을 때 서서히 조이면서 단 한번의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한다는데서 영감을 얻은 '방울뱀 축구'는 쉽게 말해, 중원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단 한번의 킬러패스로 득점을 노리는 축구였다.


박경훈 감독은 떠났지만 제주의 방울뱀 축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그 포문은 '임대복귀'한 강수일이 열기 시작했다. 전반 7분, 박스 바깥쪽에서 배기종의 날카로운 패스를 이어 받은 강수일은 니어포스트를 노린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더니, 18분에는 중앙선 부근에서 대전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붕괴시키는 스루패스로 로페즈의 추가골을 돕는데 성공했다.


전반 32분에는 '패스 천재' 윤빛가람이 후방에서 대전의 수비를 무력화시키는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침투하는 배기종에게 이어졌고, 배기종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이후에도 상대 박스 안쪽에서 로페즈의 압박과 패스에 이어 송진형이 쐐기골을, 상대 진영에서 두 차례 2:1 패스를 주고 받은 김영신이 박스 정면에서 정확한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대전을 완벽히 제압했다.


W (weakness - 약점) : '사라진 9099명'


'9099'. 

지난 15일, 부산과의 개막전 경기장을 방문한 관중과 이날 관중 수의 차이다. 부산과의 경기에서는 15,047명의 구름관중이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누 놓았지만, 대전과의 경기에서는 단 5,948명만이 경기장을 방문했다.


K리그 챌린지 경기인 FC안양과 수원FC의 경기에 10,147명이, 부천과 대구의 경기에 12,332명이 방문한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무득점으로 경기가 종료되어 많은 관중들을 실망시킨 것이 원인일까? 제주의 이색적인 마케팅은 리그에서도 최정상급으로 손 꼽힌다. 때문에, 개막전의 관중을 다시 서귀포 윈드포스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오늘의 '경기력'이 단연 필수이다.


O (opportunity - 기회) : '멀티플레이어'


제주는 패스 플레이와 더불어 선수들의 멀티 능력이 뛰어나기로도 유명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중반, 알렉스의 부상으로 인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양준아가 중앙 수비수로,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김영신이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전반 초반의 경기력을 이어나갔다.


군 복무 시절, 상주 상무에서 종종 중앙 수비수로 활약한 양준아는 대전과의 경기에서 또한 전혀 어색함 없이 오반석과 센터백 라인을 구축하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김영신 또한 중앙 미드필더는 주 포지션이나 다름없는 위치였다. 71분에는 이대일 패스로 대전의 수비를 허물더니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며 득점까지 성공했다. 


멀티 플레이어가 많이 포진한 제주 선수들로 인해 조성환 감독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전술 운용에 있어서 좀 더 유연하게 경기를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 (threat - 위협) : '알렉스 부상 여부'


지난 시즌 이전까지 제주는 미드필더진과 공격력에 비해 수비 집중력이 약하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지난 시즌, 알렉스가 제주로 합류하면서 오반석-알렉스 센터백 라인은 리그 정상급 '통곡의 벽'으로 자리잡았다. 


전남과의 개막전 이후 '골잡이' 스테보는 경기 종료 후 제주의 센터백 라인을 '타워'라고 표현하며 난색을 표했을 정도. 뿐만 아니라 알렉스는 장신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과 정확한 타이밍의 태클 능력으로 제주 수비진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전반 20분경 대전의 히칼딩요와 부딪히며 고통을 호소했고, 조성환 감독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정다훤을 대신 투입하며 알렉스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안정된 수비로 리그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간 제주, 알렉스의 부상정도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인터풋볼에 기고 중입니다*


[인터풋볼] "골 결정력만 갖는다면 외국에서 뛸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선수다."

박경훈 감독이 지난 시즌 전북과의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린 강수일에 대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한 내용이다. 박경훈 감독의 이야기처럼 강수일은 스피드와 개인기, 탄력 등 신체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골 결정력이 그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 막고 있었다.



지난 18일 제주는 안방에서 펼쳐진 대구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3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상위리그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강수일이 오랜만에 홈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이번 시즌 리그 첫 득점을 기록했다.

강수일은 앞서 말했듯이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측면 공격수인 페드로와 배일환 등과 경기 내내 스위칭 플레이하며 부지런히 대구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8분 강수일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중앙에서 송진형이 돌파 후 골대 앞으로 반박자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강수일이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기습 헤딩을 시도한 것이다. 수비수와 골키퍼가 깜짝 놀랄만한 움직임이었다. 이후에도 강수일은 특유의 탄력을 이용해 공중볼을 장악했다.

후반에는 강수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후반 2분,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넘어갔고, 후반 19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돌파해 들어와 박스 안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벗어나며 허무하게 공격 찬스를 날려버렸다. 찬스를 놓친 강수일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는 등 아쉬움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간절함이 통했을까. 후반 24분 드디어 강수일이 해냈다. 안종훈이 박스 정면에서 올려준 로빙 패스를 마라냥이 머리로 정확하게 떨궈줬고, 강수일이 멋진 발리슛으로 대구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그의 올 시즌 첫 골이었다. 득점 장면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나 최전방에서의 압박, 미드필더 자리까지 내려와 수비를 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그는 이날 경기 MOM으로 선정되었다.

전북, 부산, 대전과의 3경기를 남겨둔 제주, 15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선두를 기록 중인 페드로 이외에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날 골을 터트린 강수일을 포함해 배일환, 마라냥, 송진형 등이 득점포를 가동해 제주를 상위 그룹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수진 객원 에디터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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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창단 100승’을 노리던 경남을 안방에서 저지하며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와 경남의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경기는 제주 페드로가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제주는 올 시즌 홈 무패행진(3승 1무)을 이어가며 리그 5위에 안착했다. 반면 경남은 창단 후 통산 100승의 문턱에서 또 다시 넘어졌으며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전반 7분] 조재철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경남

 

전반 초반부터 경남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 진영에서부터 강하게 제주를 압박했다. 그리고 전반 7분 제주의 박스 안쪽에서 조재철이 이날 경기 첫 슈팅을 기록했다. 오반석이 균형을 잃고 넘어진 상황에서 조재철이 니어포스트쪽으로 슈팅을 시도한 것. 그러나 조재철의 슈팅은 몸을 던진 박준혁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다.

 

[전반 14분] 독 빠진 방울뱀?

 

제주는 전반전 내내 공수에 걸쳐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수비는 집중력이 부족한 모습을 종종 노출했으며, 공격에서는 패스타이밍을 놓치며 슈팅은 많았지만 정작 유효슈팅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전반 14분, 센터서클 부근에서의 백패스를 가로챈 마라냥은 아크 부근까지 드리블 돌파 후 중앙에서 쇄도하는 서동현에게 볼을 내줬지만 서동현의 슈팅은 골대를 넘어갔다. 마라냥의 패스 타이밍과 방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전반 40분] 보산치치의 선제골, 앞서가는 경남

 

원정팀 경남이 먼저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보산치치가 ‘0’의 균형을 깨트린 것. 경남은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준혁이 펀칭한 것을 보산치치의 논스톱 슈팅으로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원바운드되며 들어간 멋진 슈팅이었다. 그러나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와 경합을 해준 장신 수비수 스레텐의 숨은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박준혁 골키퍼의 펀칭이 좌우가 아닌 중앙으로 간 점, 그리고 위험요소 1순위인 보산치치를 아크 정면에 프리로 놔둔 점은 제주의 수비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을 나타냈다.

 

전반전 슈팅 숫자(8:6)는 제주가 경남에 비해 많았다. 그러나 유효슈팅(1:4)이 1개 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볼 점유율에서도 제주는 경남에 비해 높았지만 자신의 진영에서 볼을 잡고 있던 시간이 많아 효과적이지 못했다.

 

[후반 1분] 꿈틀거리는 제주의 방울뱀 축구

 

후반 시작과 함께 제주는 페드로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리고 후반 1분, 서동현이 아크 왼쪽에서 슈팅을 기록했다. 돌파까지는 좋았지만 역시나 유효슈팅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그리고 1분 후에는 더욱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박스 안쪽에서 볼을 잡은 마라냥은 비어있는 페드로에게 패스했고, 페드로는 지체 없이 강하게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슈팅이 너무 강했을까? 그의 슈팅은 가운데로 몰리며 경남 박청효 골키퍼가 가슴으로 막아냈다. 브라질 콤비가 살아나는 듯해 보였으며 박스 안쪽에서 침착하게 패스 플레이로 공격을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만 했다.

 

[후반 24분] 마라냥의 PK 동점골

 

후반 24분, 제주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살아나기 시작했다. 경남 왼쪽 진영에서 페드로가 박스 안으로 짧은 크로스를 올렸지만 윤신영이 넘어지며 볼을 커트했다. 그러나 뒤에서 달려드는 마라냥이 윤신영과의 볼 경합에서 파울을 얻어내며 PK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서며 동점골까지 터트렸다. 그러나 PK가 선언되기 이전에 중앙에서 경남의 한 선수가 쓰러져있었음에도 경기가 진행됐기 때문에 경남의 선수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고 몸싸움까지 이어지며 경기장의 분위기는 살벌해지기 시작했다.

 

[후반 27분] 미숙한 경기운영과 심판 판정, 결국 터졌다

 

선수들은 예민해졌고 후반 27분, 결국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 일어났다. 제주 마라냥이 후방에서 찔러준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스레텐이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스레텐에게 옐로우 카드를 꺼냈다.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두 번째 카드를 받은 스레텐은 퇴장을 당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경남 최진한 감독과 코칭스텝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현하며 선수단 철수를 지시했다. 이어서 경남의 코치 두 명이 퇴장을 당했다. 선수들은 경남 벤치 앞에서 모여들며 경기를 거부했다. 평일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창피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것이다. 심판의 미숙한 경기운영도 문제였지만 주심 판정에 불복하며 축구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후반 55분] 추가 시간 11분, 페드로의 역전골

 

앞서 발생한 상황으로 인해 추가시간은 11분이 주어졌다.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양 팀은 추가시간에도 보산치치, 송진형을 앞세워 몇 차례 슈팅을 기록하며 역전골을 노렸다. 특히 경남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장신 공격수 강종국을 투입하며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리고 종료 1분여를 남겨둔 후반 55분, 페드로가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윤빛가람이 문전으로 붙여줬고, 수비 뒷 공간으로 떨어지는 볼을 페드로가 오른발로 밀어 넣은 것이었다.

 

작년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제주와 경남의 맞대결에서는 홍정호가 윤신에게 부상당하며 시즌 아웃을 당했다. 그리고 이 날 양 팀은 충돌에 이어 경기진행거부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기였다. 그러나 이 또한 축구다. 제주는 5일 안방에서 울산을 상대로 2연승과 함께 홈 9경기 연속 무패를 노리고 있다. 반면 경남은 시즌 첫 패배(1승 6무 1패)를 기록하며 리그 10위로 추락했다. 또한 창단 후 통산 100승은 5일 펼쳐지는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 다시 도전한다.

 

경기를 본 팬들은 90분내내 가슴을 졸이며 제주의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다. 제주는 지난 9일 성남과의 '2013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에서 윤영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박진포의 자책골로 인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노린 제주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비록 패배는 모면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기 위해서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수비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반 7분> 성남 윤영선의 선제골, 수비 불안의 시작.

 

제주의 홈 경기. 안방에서 만큼은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제주였다. 그랬기 때문에 경기 전 제주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선제골은 예상 외로 빨리 터졌다. 그것도 제주가 아닌 성남이 터트린 것이다.

전반 7분, 성남은 왼쪽 측면에서 김평래가 강수일을 앞에 두고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문전에 있던 윤영선은 지체없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이다. 오승범이 윤영선을 마크하고 있었지만 좀 더 타이트한 수비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은 장면이었다.

 

<전반 38분> 황의조에게 자동으로 열려버린 제주의 수비.

 

제주의 수비 불안 노출은 계속되었다. 전반 38분, 제주의 왼쪽 진영에서 성남 김태환은 전방에 황의조에게 패스를 했고 황의조는 가슴 트래핑으로 오반석의 수비를 벗겨낸 후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오반석이 미리 예측하고 앞으로 나왔지만 공도 사람도 놓쳐버린 아쉬운 장면이었다.

 

<전반 44분> '집중력'으로 성공시킨 천금같은 동점골.

 

전반 44분, 이 시점부터 제주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술운용에 있어 조직적인 면을 찾으려고 노력한 제주는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더니 결국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허재원이 후방에서 찔러준 볼을 강수일이 원터치로 패널티 박스 중앙으로 패스. 곧바로 배일환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 몸에 맞고 흘렀으며 페드로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골문을 향해 밀어 넣었다. 페드로의 슈팅은 박진포의 발에 맞고 굴절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반대편 관중석에 지켜볼 때는 정말 억지로 쑤셔 넣은 것 같은 골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제주 선수들의 집중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후반 3분> 부활의 시동거는 윤빛가람.

 

후반들어 제주는 특유의 패스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남 진영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성남과 '악연의 주인공' 윤빛가람이었다. 조금 과장을 하면 이때 경기장은 고요해지기 시작했으며 윤빛가람의 주변에 알 수 없는 빛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윤빛가람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관중석에서는 모두가 골인줄로만 알 정도로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몸이 풀린 윤빛가람은 이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16분 쇄도하는 최원권에게 패스를 열어주며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이끌어 냈으며 29분에는 페드로에게 환상적인 킬패스를 찔러 주는 등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후반 25분> 박준혁 선방쇼 ①

 

후반 초반은 제주가 점유율을 늘리며 성남을 공략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성남이 질식 수비에 이어 역습을 통해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제주의 수문장 박준혁 골키퍼로 인해 계속해서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후반 25분, 김성준의 침투패스를 받은 이승렬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박준혁이 몸으로 막아 냈다. 오승범-최원권-이용이 있었음에도 뒷공간을 침투하는 이승렬을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후반 28분> 박준혁 선방쇼 ②

 

제주는 또 다시 성남에게 공격을 허용했다. 후반 28분, 패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김태환은 최원권과 아지송을 앞에두고 자신있는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박준혁이 몸을 날리며 슈퍼 세이브로 공을 막아냈다.

 

<후반 37분> 박준혁 선방쇼 ③

 

박준혁 선방쇼 시리즈에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후반 37분, 성남 김성준이 최원권과의 공중볼 경합에서 이겨낸 후 박준혁과 1:1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박준혁은 김성준이 키를 넘기는 슛을 시도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상했듯이 번쩍 뛰어 막아냈다. 그리고 뒤로 흐른 볼을 향해 달려오는 김동섭 보다 먼저 태클로 걷어냈다. 이어서 이승렬이 쇄도하면서 공을 잡았지만 박준혁이 슈팅 타이밍을 뺏은 후 공격을 저지했다.

 

박준혁의 장점인 넒은 활동반경과 반사신경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골키퍼는무엇보다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파격적으로 깨트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의 입장에서는 박준혁의 맹활약보다 제주의 수비 조직력을 더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결국 이날의 MOM은 원정에서 골을 터트린 윤영선도, 박진포의 자책골을 유도한 페드로도 아닌 멋진 선방쇼를 보여준 박준혁에게 돌아갔다.

 

<제주의 '최종 수비수' GK 박준혁이 있어 제주 팬들은 듬직하기만 하다.>

 

제주는 안방에서 승리를 놓쳤다. 그리고 아쉬움과 가능성을 남겼다. 비록 홍정호가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중앙 수비에 있어 여전히 불안감을 노출하였으며, 송진형과 윤빛가람의 공존 문제 또한 아직은 완벽하게 조화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박기동-서동현의 부상으로 인해 공격을 마무리 해줄 공격수의 부재 또한 제주의 숙제로 남았다. 

 

그러나 성남의 질식 수비를 피하지 않고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또한 실력에 비해 유명하지 않았던 박준혁이라는 골키퍼가 재조명되면서 골문의 무게감을 높인 것은 제주에게 희망이라 할 수 있다.

 


개막전에서 전남을 상대로 원정 승리를 거둔 제주. 비록 수원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친 성남. 이 두 팀이 오는 9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특히 성남에서 제주로 이적한 윤빛가람으로 인해 '윤빛가람 더비'라 불리며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 상대전적

 

양 팀의 상대전적을 살펴보면 28승 37무 41패로 제주의 열세다. 또한 성남은 제주에게 최근 3경기에서 무패(1승 2무)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제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시즌 포함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 12/11/25 이후), 그리고 홈 3경기 연속 무패(3승 1무, 12/10/27 이후)를 기록 중인 제주는 분위기를 이어 성남 또한 잡아 개막 2연승을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반면 성남은 지난 시즌 포함 상주전(기권승)을 제외하고 최근 5연패(12/11/17 이후)를 포함해 최근 8경기 연속 무승 (2무 6패, 12/10/28 이후)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나타났듯 안익수 감독 부임 후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 성남 입장에서는 시즌 첫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2. '윤빛가람 더비'의 주인공 윤빛가람, 친정팀 상대할까?

 

제주와 성남이 만나면서 팬들은 윤빛가람의 경기 출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해 성남에서 윤빛가람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태업논란, 런던 올림픽 대표 탈락, 2군 강등 등 많은 일이 있었다. 결국 31경기 출전 1골3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며 끝없이 추락했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을 내민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이었다. 과거 청소년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인연으로 박감독은 윤빛가람을 강력히 원했으며 산토스-자일의 공백을 윤빛가람으로 대체할 생각이었다. 높은 이적료가 문제가 되었지만 오랜 협상 끝에 영입에 성공하였고 윤빛가람은 지난 개막전 후반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윤빛가람은 무난한 경기를 치렀다. 제주 박경훈 감독은 윤빛가람을 성남전에서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 밝혔다. 과연 윤빛가람은 날카로운 부메랑이 되어 친정팀 성남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3. '겁없는 신인' 황의조의 등장.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0-1로 끌려가던 전반 23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선수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과거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프로 선수들을 지켜보며 볼보이를 했던 황의조가 주인공이었다. 황의조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전부터 선발 출장, 프로 데뷔전에서 데뷔골까지 기록하는 등 성남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비록 성남은 1-2로 패배했지만 새로운 대형공격수의 등장에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 분명하다. 안익수 감독 또한 황의조를 "23세 이하 선수지만 활약도는 23세 이상일 것"이라고 칭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원정팀들의 지옥이라 불리는 제주 원정 경기에서 황의조가 팀의 시즌 첫승을 이끌 수 있을까?

 

4. 제주, '비장의 카드'는 도대체 몇장?

 

개막전에서 제주는 새로운 영입된 이적생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챙겼다. K리크 클래식 데뷔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페드로, 견고한 수비를 보여준 이용, PK를 막아내는 등 무수한 선방을 기록한 박준혁, 그리고 윤빛가람 등.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먼저 아지송이다. 산토스-자일 콤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페드로와 함께 영입된 아지송은 좌우 측면과 처진 스트라이커, 센터 포워드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갖췄다. 그는 브라질 무술 주짓수를 배워 몸이 유연하며 공간 침투능력이 뛰어나고 몸싸움에 밀리지 않는 체력까지 겸비했다.


또한 지난 시즌 울산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특급 조커' 마라냥은 제주의 방울뱀 축구의 새로운 맹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9경기에 출전해 13골 4도움을 기록한 마라냥. 그러나 선발 출전한 경기는 17경기에 불과하다. 대부분 후반 교체로 투입돼 결정적인 득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부상 중인 박기동, 이현진 등 국내선수들도 존재한다. 이들이 돌아오고 홍정호까지 부상에서 회복 후 가세하면 제주의 전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5. 이번엔 'Party 2013'이다.

 

지난 시즌 제주는 '작전명 1982'. 즉 경기장을 찾은 1982명의 팬들에게 선수들이 간식을 제공했다. 그리고 올해는 'Party 2013'을 열어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로 팬심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는 제주의 '캡틴' 오승범이 끊는다. 오승범은 선착순 2013명에게 오메기떡을 쏜다고 한다.

 

또한 선수들과의 하이파이브, 리얼카메라, 키즈존, 그리고 롤러브레이드 파티장 등 팬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제주의 스킨십 마케팅은 지속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시즌 가장 높은 관중 증가율(41.85%)로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수상한 제주가 올해는 또 어떤 다양한 것들을 통해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일지 기대가 된다.

지난 2006년 6월 6일 이후로 광양 원정만 가면 부진을 거듭한 제주, 드디어 8경기 연속 무승(4무 4패).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3월 2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라운드 경기에서 제주는 페드로의 K리그 클래식 데뷔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승점 3점도 중요하지만 제주팬들 입장에서는 광양 원정 징크스 탈출을 계기로 올 시즌 팀의 원정경기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제주의 원정경기 성적이 참혹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08:00> '언성히어로' 오승범의 중거리 슛.

 

전반 8분 패널티 박스 정면에서 송진형은 뒷쪽에 오승범에게 공을 패스했다. 수비와의 간격이 여유있던 오승범은 지체없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비록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지만 김병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하기에 충분한 슈팅이었다. 오승범은 이날 경기에서도 자신의 별명인 '언성히어로' 답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살림꾼 역할을 똑똑히 했다. 압박과 안정적인 경기운영은 명불허전이었다.

 

<20:00> 배일환의 홈런 슈팅.

 

상대 진영 중앙에서부터 돌파해오던 페드로는 옆에 있는 배일환에게 패스를 했고 배일환은 크게 마음을 먹고 강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볼은 골대를 훌쩍 벗어났다. 아쉬운 표정이 가득한 배일환이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 페드로와 배일환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득점을 만들어낼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희비교차' ⓒ베스트일레븐>

 

<28:00> 자신이 싼 똥은 자신이 깨끗하게 치워낸 박준혁 GK.

 

전반 28분, 전남은 프리킥에 이은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광양 루니' 이종호가 PK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승기가 전남으로 기우는 상황이었다. PK 키커는 이종호. 그러나 가끔 축구를 보다보면 자신이 얻어낸 PK를 자기가 차면 실패하는 경우가 꼭 있지 않은가? 이종호의 슛은 구석으로 정확히 몰리지 않았고, 방향을 확실히 읽은 박준혁 골키퍼는 멋진 선방으로 제주에게는 '안도의 한숨'을, 전남에게는 '그냥 한숨'을 선물했다.

 

<'K리그 클래식 데뷔골' 제주 페드로 ⓒ베스트일레븐>

 

<29:00> 위기가 지나면 기회가 찾아온다. 페드로의 K리크 클래식 데뷔골.

 

실점 위기를 박준혁 골키퍼의 선방으로 모면한 제주는 서서히 패스 플레이를 통해 전남 진영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패널티 박스 안에서 페드로가 배일환과의 2:1 패스를 통해 반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김병지 골키퍼를 꼼짝할 수 없게 만들며 오른쪽 구석으로 꽂혔다. 산토스와 자일의 공백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페드로의 K리그 클래식 데뷔골이자 경기 선제 결승골이었다. 득점 후 동료 그리고 박경훈 감독과 얼싸 안고 좋아하는 모습을 통해 적응력 또한 문제가 없어 보였으며 앞으로의 활약 또한 기대가 됐다.

 

<'부활을 꿈꾼다' 윤빛가람. ⓒ베스트일레븐>

 

<후반전> 안종훈 OUT, 윤빛가람 IN.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제주에는 선수변화가 있었다. 안종훈이 교체 아웃되고 윤빛가람이 교체 투입된 것이었다. 성남에서 제주로 깜짝 이적하면서 화제를 모은 윤빛가람의 제주 데뷔. 윤빛가람은 팬들에게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선수 중 한명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그는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윤빛가람은 미드필더에서 안정적인 볼 소유와 템포 조절을 통해 전남 수비진을 공략했다. 후반 15분에는 날카로운 패스를 통해 페드로의 슈팅을 이끌어 냈으며 43분에는 가벼운 발놀림과 패스로 강수일의 슈팅에 기여를 했다. 당초 동계훈련 부족 등으로 경기력에 문제가 있을거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는 순간이었다. 제주에 있어서는 윤빛가람의 합류로 미드필더에서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2:00> 이종호, 계속된 결정력 부족.


후반 7분 제주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 볼이 굴절되면서 이종호에게 찬스가 왔다. 그러나 이용이 각도를 줄이면서 대처했고, 이종호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가면서 무위로 그쳤다. 이종호는 몇차례 찬스에서 결정력 부족과 문전에서의 침착함 부족을 드러냈다. PK 실축의 부담이 컸었던 것일까?

 

<82:00> 전남의 계속된 파상공세.


쫒기는 전남은 이종호, 전현철, 심동운 등이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후반 12분 전현철의 강력한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고, 후반 17분 심동운이 왼쪽 측면에서 감아찬 슈팅은 골키퍼 정면이었다. 그리고 후반 37분 패널티 박스 바깥 쪽에서 박선용이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박준혁 골키퍼가 선방하는 등 전남의 파상공세는 실패로 끝이났다. 이날 박준혁 골키퍼는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넓은 활동반경으로 많은 선방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제주 데뷔전을 치렀다. 전남의 입장에서는 전방에서 확실히 마무리를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 K리그 클래식 1R 전남 vs 제주> ‘징크스 탈출’ 제주 vs '하석주와 아이들‘ 전남

 

유난히 추웠던 날씨가 풀리고 있다. 그리고 어느새 ‘2013 K리그 클래식’의 개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2013년은 한국 프로축구에 있어서 역사적인 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축구 30주년을 맞이하였으며, 1부 리그(K리그 클래식)와 더불어 2부 리그(K리그). 즉, 승강제가 실시되는 원년이기도 하다.

 

3월 2일 3경기, 3일 4경기로 시작되는 K리그 클래식. 그 중심에 3월 2일 광양에서 만나는 두 팀이 있다. 바로 전남과 제주다.

 

전남은 이운재, 한재웅, 안재준, 김근철, 정성훈 등 지난해 주축들이 대부분 팀을 떠났다. 그러나 전현철, 임종은, 박준태 등 젊은 선수들과 한국 축구 적응을 마친 웨슬리를 수혈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제주는 무엇보다 산토스와 자일, 두 외국인 선수와 계약이 불발됐다. 그 과정에서 윤빛가람이 새롭게 영입되었으나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가 우려된다. 또한 광양만 가면 계속 발목이 잡혔던 징크스가 있다.

 

대망의 K리그 개막전,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과 동시에 어떤 팀이 웃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 2012년 맞대결, ‘1승 1패’

 

지난 시즌 양 팀은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사이좋게 승점 3점을 나눠 가졌다. 5월 19일 광양 경기에서는 전남 손설민의 결승골에 힙 입어 1-0으로 전남이 승리했다. 그리고 7월 21일 제주에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서동현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6-0으로 제주가 완승했다.

 

문제는 제주의 ‘원정 징크스’이다. 지난 해 제주는 안방에서의 경기력에 비해 원정에서 성적이 좋지가 않았다. 또한 전남에게는 지난 2006년 6월 6일 이후 8경기 연속 무승(4무 4패)을 기록하고 있다.

송진형, 배일환, 권순형이 건재하고 윤빛가람, 박기동, 페드로, 아지송이 합류한 제주. 이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떨쳐낼 수 있을까?

 

2. 제주, 수비력 강화됐을까?

 

지난 시즌 제주는 상위리그에서 경남(60실점)에 이어 두번 째로 많은 실점(56실점)을 허용했다. 홍정호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됐으며 마다스치, 최원권 등 수비진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며 수비 조직력 전체가 흔들린 것이다. 홍정호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기 전만 하더라도 리그 1위를 달렸던 것을 기억하면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덕분에(?) 한용수, 오반석, 마다스치 등이 데뷔시즌을 혹독히 치르며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적응을 마쳤다

홍정호 또한 재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늦어도 5월이면 복귀할 수 있다고 한다. 히든카드는 신인 김봉래다. 최원권의 체력 저하와 잦은 부상, 김준엽의 이적 등으로 오른쪽 풀백 자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은 동계 훈련과 연습경기에서 김봉래를 지속적으로 기용하며 신임을 보냈다. 많은 전문가들은 방울뱀 축구가 완성되려면 굳건한 수비력이 완성되어야 한다고 한다. 강력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시작되는 맹독을 지닌 공격력. 지난 시즌 조금 미흡했던 제주의 방울뱀 축구가 올 시즌 제대로 구현될지 기대가 된다.

 

3. 서동현-박기동 부상, 해결책은?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부임 후 줄곧 ‘4-2-3-1’ 포메이션을 고집했다. 그러나 개막 전부터 비상이다. 바로 ‘1’의 부재. 주전 공격수인 서동현과 박기동이 연이어 부상을 당했으며 이적 시장 막판 극적으로 영입한 마라냥은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경기에 뛸 수 없다고 한다.

 

 

<제주가 골 결정력 향상을 위해 첨단장비까지 사용했다. ⓒ스포츠월드>

 

이들의 공백은 강수일이 메울 것으로 예상한다. 박경훈 감독은 강수일에 대해 “골 결정력만 갖춘다면 외국에서 뛸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선수”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강수일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능력과 개인기, 그리고 탄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항상 문전 앞에서의 결정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3골에 그치며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제주는 윤빛가람 등의 영입으로 패스 축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전 공격수들의 공백을 틈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강수일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