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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10 '아쉬움'과 '가능성'을 남긴 제주의 홈 개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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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본 팬들은 90분내내 가슴을 졸이며 제주의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다. 제주는 지난 9일 성남과의 '2013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에서 윤영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박진포의 자책골로 인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노린 제주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비록 패배는 모면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기 위해서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수비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반 7분> 성남 윤영선의 선제골, 수비 불안의 시작.
제주의 홈 경기. 안방에서 만큼은 정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제주였다. 그랬기 때문에 경기 전 제주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선제골은 예상 외로 빨리 터졌다. 그것도 제주가 아닌 성남이 터트린 것이다.
전반 7분, 성남은 왼쪽 측면에서 김평래가 강수일을 앞에 두고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문전에 있던 윤영선은 지체없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것이다. 오승범이 윤영선을 마크하고 있었지만 좀 더 타이트한 수비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은 장면이었다.
<전반 38분> 황의조에게 자동으로 열려버린 제주의 수비.
제주의 수비 불안 노출은 계속되었다. 전반 38분, 제주의 왼쪽 진영에서 성남 김태환은 전방에 황의조에게 패스를 했고 황의조는 가슴 트래핑으로 오반석의 수비를 벗겨낸 후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오반석이 미리 예측하고 앞으로 나왔지만 공도 사람도 놓쳐버린 아쉬운 장면이었다.
<전반 44분> '집중력'으로 성공시킨 천금같은 동점골.
전반 44분, 이 시점부터 제주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술운용에 있어 조직적인 면을 찾으려고 노력한 제주는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더니 결국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허재원이 후방에서 찔러준 볼을 강수일이 원터치로 패널티 박스 중앙으로 패스. 곧바로 배일환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 몸에 맞고 흘렀으며 페드로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골문을 향해 밀어 넣었다. 페드로의 슈팅은 박진포의 발에 맞고 굴절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반대편 관중석에 지켜볼 때는 정말 억지로 쑤셔 넣은 것 같은 골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제주 선수들의 집중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후반 3분> 부활의 시동거는 윤빛가람.
후반들어 제주는 특유의 패스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남 진영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성남과 '악연의 주인공' 윤빛가람이었다. 조금 과장을 하면 이때 경기장은 고요해지기 시작했으며 윤빛가람의 주변에 알 수 없는 빛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윤빛가람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관중석에서는 모두가 골인줄로만 알 정도로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몸이 풀린 윤빛가람은 이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16분 쇄도하는 최원권에게 패스를 열어주며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이끌어 냈으며 29분에는 페드로에게 환상적인 킬패스를 찔러 주는 등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후반 25분> 박준혁 선방쇼 ①
후반 초반은 제주가 점유율을 늘리며 성남을 공략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성남이 질식 수비에 이어 역습을 통해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제주의 수문장 박준혁 골키퍼로 인해 계속해서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후반 25분, 김성준의 침투패스를 받은 이승렬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박준혁이 몸으로 막아 냈다. 오승범-최원권-이용이 있었음에도 뒷공간을 침투하는 이승렬을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후반 28분> 박준혁 선방쇼 ②
제주는 또 다시 성남에게 공격을 허용했다. 후반 28분, 패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김태환은 최원권과 아지송을 앞에두고 자신있는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박준혁이 몸을 날리며 슈퍼 세이브로 공을 막아냈다.
<후반 37분> 박준혁 선방쇼 ③
박준혁 선방쇼 시리즈에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후반 37분, 성남 김성준이 최원권과의 공중볼 경합에서 이겨낸 후 박준혁과 1:1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박준혁은 김성준이 키를 넘기는 슛을 시도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상했듯이 번쩍 뛰어 막아냈다. 그리고 뒤로 흐른 볼을 향해 달려오는 김동섭 보다 먼저 태클로 걷어냈다. 이어서 이승렬이 쇄도하면서 공을 잡았지만 박준혁이 슈팅 타이밍을 뺏은 후 공격을 저지했다.
박준혁의 장점인 넒은 활동반경과 반사신경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골키퍼는무엇보다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파격적으로 깨트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의 입장에서는 박준혁의 맹활약보다 제주의 수비 조직력을 더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결국 이날의 MOM은 원정에서 골을 터트린 윤영선도, 박진포의 자책골을 유도한 페드로도 아닌 멋진 선방쇼를 보여준 박준혁에게 돌아갔다.
<제주의 '최종 수비수' GK 박준혁이 있어 제주 팬들은 듬직하기만 하다.>
제주는 안방에서 승리를 놓쳤다. 그리고 아쉬움과 가능성을 남겼다. 비록 홍정호가 부상으로 빠져있지만 중앙 수비에 있어 여전히 불안감을 노출하였으며, 송진형과 윤빛가람의 공존 문제 또한 아직은 완벽하게 조화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박기동-서동현의 부상으로 인해 공격을 마무리 해줄 공격수의 부재 또한 제주의 숙제로 남았다.
그러나 성남의 질식 수비를 피하지 않고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또한 실력에 비해 유명하지 않았던 박준혁이라는 골키퍼가 재조명되면서 골문의 무게감을 높인 것은 제주에게 희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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