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게 6월은 악몽과도 같았다. 그러나 지난 20R 울산 원정에서는 경기종료 직전 터진 송진형의 동점골로 원정에서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후반기 도약을 엿볼 수가 있었다. 대전 또한 5월부터 이어오던 상승세가 6월 말 부산과의 경기에서 패하고 지난 라운드 강원과의 경기에서도 0-3으로 패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이 두팀의 맞대결이 7월 15일 19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1. 상대전적

 

제주는 대전과의 역대전적에서 20승 10무 18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대전전 2경기 연속 경기당 3득점을 기록하는 등 최근 대 대전전에서 5경기 연속 무패 (3승 2무)를 달리고 있다. 제주가 대전을 만나면 조심스럽게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가 이러한 이유다. 지난 4월,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양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서동현의 활약으로 제주가 원정징크스를 깨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

 

그러나 제주는 6월 한달간 골결정력 부재와 수비 조직력 상실로 인한 악몽의 한달을 보냈다는 점이 우려된다. 비록 울산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벼랑 끝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최근 2경기 연속 무승 (1무 1패), 최근 3경기 연속 경기당 2실점, 최근 13경기 연속 실점 등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홈에서는 2연패 후 부산과의 대결에서 5-2 대승을 거둔 것이 위안거리다.

 

대전 또한 상황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5월부터 이어져온 상승세를 6월 말 부산과의 경기에서 패하더니 지난 라운드에서는 강등권 탈출 경쟁팀인 강원에게 0-3 완패를 당했다. 케빈과 김형범이라는 단순한 득점루트가 봉쇄당하면서 다양한 공격루트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대전은 최근 2연패와 더불어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를 기록 중이며 최근 2경기 연속 경기당 3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2. 제주, '뉴페이스' 활약 이어질까?

 

지난 울산전 제주는 종료 직전 송진형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말그대로 '기사회생'했다. 동점골을 터트린 송진형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제주에는 숨은 공신이 있었다. 바로 양준아를 전남으로 임대시키면서 트레이드한 이승희다. 이승희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권순형 대신 송진형과 함께 중원에서 짝을 이루며 제주에서의 데뷔전을 가졌다. 그는 강한 압박과 대인방어, 정확한 패싱력을 앞세워 울산의 김동석, 에스티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승희 등장으로 기존의 송진형, 권순형, 오승범 등의 중앙 미드필더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주는 대전과의 경기에서 허재원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그리고 인천에서 남준재와 맞트레이드한 장원석의 출장이 예상된다. 인천시절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공격력이 주무기였던 그는 상대의 측면을 무너뜨릴 제주의 새로운 무기이다. 강행군으로 인해 허재원의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마철준의 또한 전북으로 이적했다. 장원석의 활약이 기대된다. 

 

3. 대전, '뉴페이스' 테하 출격준비 완료.

 

지난 20라운드. 대전과 강원의 경기. 경기는 웨슬리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강원의 3-0 완승이었다. 웨슬리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강원의 수비력이 빛을 본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의 부임 후 첫 경기였던 강원은 김형범과 케빈으로 이어지는 대전의 공격루트를 수비라인 유지와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으로 대전을 공략했다.

 

그리고 유상철 감독은 후반 중반 올 여름 새롭게 영입한 브라질 출신 용병 테하를 투입시켰다. 테하는 브라질 용병답지 않게 중원에서 동료들과 패스를 돌리며 강원의 수비를 공략했다. 경기 후 유상철 감독은 김형범과 케빈에게 몰려있는 단순한 공격루트를 테하의 영입으로 다양하게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오랜만에 선발출전' 기회 놓치고 아쉬워 하는 강수일의 포효. ⓒOSEN>

 

경기 시작 1시간 전, 양 팀의 선발명단을 봤다. 기존의 주전 선수들과는 조금은 달라진 선수 구성이었다. 우선 골문을 지키던 한동진 대신 전태현의 출전했고, 주장 최원권 대신 박진옥, 자일이 아닌 강수일, 그리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권순형 대신 오승범이 아닌 뉴페이스 이승희가 출전했다. 이는 선수들의 부상과 주말에 있을 대전과의 홈 경기를 대비한 것이라 판단된다. 스플릿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리그 경기 수가 늘어났고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시점에서 앞으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만 보더라도 7월에 오늘 울산전을 시작으로 15일 대전, 21일 전남, 25일 경남, 28일 서울과의 경기 등 지옥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박경훈 감독의 선수구성은 합격이라 말하고 싶다. 한동진의 부상으로 오랜만에 출전한 전태현은 비록 2실점을 허용했지만 실점장면을 돌이켜 볼 때 골키퍼보다는 센터백들의 미스가 더 눈에 띄기 때문이다.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몇 차례의 슈퍼세이브 등 제주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승희는 제주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였다. 송진형과 함께 제주의 중원을 맡은 이승희는 강한 압박과 대인방어, 패싱력, 패스 차단 등의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며 합격점을 받았다. 송진형, 권순형, 오승범 뿐만 아니라 이승희라는 뉴페이스의 등장으로 인해 제주 방울뱀 축구의 주축인 중원 미드필더의 주전경쟁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대와의 연습경기에서 4골을 폭발한 강수일은 비록 이날 경기에서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왼쪽 측면에서 강진욱과의 대결에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완승했다. 특히 후반 11분, 후방에서 박진옥의 다이렉트 패스를 받고 단독 드리블 후 시도한 슈팅이 김영광 골키퍼의 손 끝에 살짝 맞고 골대 옆 그물을 맞는 상황은 팬들 뿐만 아니라 본인도 무척 아쉬웠을 순간이었다. 주로 교체 멤버로 출장했던 강수일.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강수일은 앞으로 선발로도 자주 출전할 것이라 개인적으로 예상해본다.

 

박진옥은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는 선수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오버래핑과 대인마크, 거기에 미드필더, 공격수들과의 패스 등 연계플레이에 능수능란한 풀백이기 때문이다. 비록 최원권이라는 리그 최상급 풀백으로 인해 백업 역할을 맡고 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아키, 김동석 등을 마크하며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수비 조직력 문제점을 드러내며 2실점을 했지만 2득점을 하며 2대2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다. 그러나 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울산과의 맞대결을 감안하면 원정에서의 승점 1점도 나쁘지만은 않다. 제주의 7월 순항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