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MOM' 송진형>

 

15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와 대전의 2012 K리그 21라운드 경기는 홈팀 제주가 송진형의 2골을 앞세워 4대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제주는 최근 2경기 연속 무승에서 탈출했으며 홈 2연승을 질주하며 후반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대전에 PK를 허용하며 14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대전은 3연패이자 4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며 또 다시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1. '뉴페이스' 장원석, 물건이다.

 

지난 20라운드 울산과 제주의 경기에서 제주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권순형을 대신해 송진형의 파트너로 이승희가 출전했다. 전남에서 양준아와 맞임대로 제주의 유니폼을 입은 이승희는 강한 압박과 대인방어, 패싱력 등 송진형과의 유기적인 호흡으로 울산 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오늘 대전과의 홈 경기에서는 허재원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고, 남준재(인천)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제주에 입단한 왼쪽 풀백 장원석이 출전했다. 당초 장원석은 빠른 발을 이용한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킥력 등을 앞세운 선수로 평가받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는 활발한 오버래핑 뿐만 아니라 몸을 아끼지 않는 태클 등으로 대전의 측면 공격을 무력화 시켰다. 수비 또한 잘하는 선수라는 것을 팬들에게 직접 알린 셈이다. 제주는 중앙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왼쪽 풀백 포지션에서도 허재원과 장원석의 무한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 송진형, ‘제주의 에이스’로 거듭나다.

 

송진형. 권순형과 함께 ‘美드필더 듀오’를 형성하며 먼저 잘생긴 외모로 팬들에게 자신을 알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축구실력 또한 잘생긴 얼굴 못지않다는 것을 알리기 시작했다. 송진형의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이다. 그러나 그가 현재 소화하고 있는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 하지만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와 함께 플레이하며 산토스와 함께 실질적으로 제주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오늘 대전과의 21라운드 경기에서 K리그 데뷔 첫 멀티 골을 기록했다. 어느새 6골 4도움. 지난 울산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더니 2경기 연속골이다. 송진형은 경기 종료 후 이날 경기 MOM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0년 제주는 구자철-박현범이라는 걸출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활약으로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올 시즌 역시 송진형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주발 돌풍’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3. 인정받을 때가 됐다. 전태현.

 

슈팅 숫자 대전 20개, 제주 9개. 대전이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였다. 점유율 또한 56:44로 대전의 우세. 이번 리뷰의 타이틀을 “무실점 또 실패, 그러나 완승”이라고 잡았지만 경기 내용으로만 볼 때 제주는 대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다행히도 제주에는 골키퍼 전태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전태현은 필자가 생각하는 제주에서 가장 운이 없는 선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2009년 9월13일. 전태현 본인은 물론 제주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기가 있었던 날이다. 포항과의 홈 경기. 1대8 굴욕적인 대패. 올 시즌 제주의 주전 골키퍼 김호준의 군 입대로 전태현이 골키퍼 장갑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시즌 초 광주에게 당한 3대2 역전패가 원인이었을까? 그 이후로 한동진 골키퍼가 제주의 골문을 지켰고 전태현은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리고 한동진의 부상으로 다시 찾아온 기회. 지난 울산 전에서 비록 2실점을 허용했지만 전태현 개인의 몸놀림은 나쁘지 않았다. 수비진의 실수로 실점을 허용했지만 몇 차례의 슈퍼세이브를 통해 여전히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늘 대전과의 경기에서도 경기 종료 직전 내준 PK로 인해 바바에게 PK골을 허용했지만, 리그 13경기 연속 실점의 불명예를 깨기 직전까지 가는 등 ‘철벽’의 모습을 보여줬다. 박경훈 감독은 전태현에게 국가대표 자질이 충분하다고 칭찬을 한 적이 있다. 전태현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해본다.

 

4. 강수일. Happy Birth Day To You.

 

7월 15일. 제주의 ‘얼굴마담’ 강수일의 생일이다. 그는 오늘 경기 풀타임을 뛰며 득점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생일 자축’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울산과의 경기에 이어서 2경기 연속 선발출장이다.

 

경기가 종료되고 제주의 서포터즈 풍백은 강수일에게 생일축하곡과 함께 멀리서 봐도 맛있게 보이는 케이크를 전달했다.

 

이외에도 축구천재 서동현이 부활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과 페이스북에서 직접 5번 타이틀을 만들어 준 배일환 선수 등. 제주 유나이티드 관련 스토리가 너무 많네요. 제주 유나이티드 승리 축하합니다. K리그 파이팅.

 

 

 

깨알같은 일환이 멘트. 고마워. 역시 니가 최고다.

 

 

<'오랜만에 선발출전' 기회 놓치고 아쉬워 하는 강수일의 포효. ⓒOSEN>

 

경기 시작 1시간 전, 양 팀의 선발명단을 봤다. 기존의 주전 선수들과는 조금은 달라진 선수 구성이었다. 우선 골문을 지키던 한동진 대신 전태현의 출전했고, 주장 최원권 대신 박진옥, 자일이 아닌 강수일, 그리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권순형 대신 오승범이 아닌 뉴페이스 이승희가 출전했다. 이는 선수들의 부상과 주말에 있을 대전과의 홈 경기를 대비한 것이라 판단된다. 스플릿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리그 경기 수가 늘어났고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시점에서 앞으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만 보더라도 7월에 오늘 울산전을 시작으로 15일 대전, 21일 전남, 25일 경남, 28일 서울과의 경기 등 지옥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박경훈 감독의 선수구성은 합격이라 말하고 싶다. 한동진의 부상으로 오랜만에 출전한 전태현은 비록 2실점을 허용했지만 실점장면을 돌이켜 볼 때 골키퍼보다는 센터백들의 미스가 더 눈에 띄기 때문이다.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몇 차례의 슈퍼세이브 등 제주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승희는 제주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였다. 송진형과 함께 제주의 중원을 맡은 이승희는 강한 압박과 대인방어, 패싱력, 패스 차단 등의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며 합격점을 받았다. 송진형, 권순형, 오승범 뿐만 아니라 이승희라는 뉴페이스의 등장으로 인해 제주 방울뱀 축구의 주축인 중원 미드필더의 주전경쟁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대와의 연습경기에서 4골을 폭발한 강수일은 비록 이날 경기에서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왼쪽 측면에서 강진욱과의 대결에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완승했다. 특히 후반 11분, 후방에서 박진옥의 다이렉트 패스를 받고 단독 드리블 후 시도한 슈팅이 김영광 골키퍼의 손 끝에 살짝 맞고 골대 옆 그물을 맞는 상황은 팬들 뿐만 아니라 본인도 무척 아쉬웠을 순간이었다. 주로 교체 멤버로 출장했던 강수일.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강수일은 앞으로 선발로도 자주 출전할 것이라 개인적으로 예상해본다.

 

박진옥은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는 선수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오버래핑과 대인마크, 거기에 미드필더, 공격수들과의 패스 등 연계플레이에 능수능란한 풀백이기 때문이다. 비록 최원권이라는 리그 최상급 풀백으로 인해 백업 역할을 맡고 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아키, 김동석 등을 마크하며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수비 조직력 문제점을 드러내며 2실점을 했지만 2득점을 하며 2대2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다. 그러나 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울산과의 맞대결을 감안하면 원정에서의 승점 1점도 나쁘지만은 않다. 제주의 7월 순항으로 기대해본다.

< 관중 부족? 이제 제주는 다르다! ⓒ 정수진 >

2012년 3월 24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제주와 수원의 2012 K리그 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수원 출신' 서동현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제주가 승점 3점 획득에 성공했다. 앞서나간 것은 수원이었다. 전반 27분, 제주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며 전반전 내내 제주를 압도했다. 그러나 후반 10분, 산토스의 패스를 받은 호벨치가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는 등 후반전에는 제주의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수원의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종료 직전 터진 서동현의 역전골까지 포함해 2-1 역전승. 지난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부산과 광주와의 경기에서 재밌는 경기를 연출했던 제주가 4라운드에서도 흥미로운 경기를 펼친 것이었다.
 
이날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6,419명의 관중수를 기록했다. 인천과의 개막전에 이어서 2경기 연속 6,000명 이상 관중수를 이어갔다. 또한 이날 열린 부산(2,899명), 광양(2,813명), 인천(2,050명)보다도 훨씬 높은 기록이었다.

<호벨치의 득점을 축하해주는 동료들 ⓒ 정수진 >

1. ‘K리그 데뷔골’ 호벨치, 드디어 터졌다.

전반전까지는 수원의 우세였다. 수원은 박현범, 이용래를 중심으로 측면의 에벨톤C과 서정진까지 제주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에벨톤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에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제주는 후반 시작과 함께 권순형 대신 오승범을 투입시키며 분위기를 반전 시키려 했다. 권순형-송진형의 중원 듀오는 박현범-이용래 조합에게 조금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현범은 큰 키를 이용해 제공권을 장악했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줬다. 또한 권순형과 송진형은 공격 전개시 후방의 공간을 노출하며 역습 등 위험한 상황이 자주 나타났다. 후반에 들어간 오승범의 투입은 적절했다. 수비 성향이 강한 오승범은 4백의 앞에서 강한 압박 수비를 보여줬다. 또한 송진형은 오승범이라는 든든한 조력자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산토스는 빠른 드리블을 통해 수원을 공략했다. 수원의 곽강선-보스나 중앙 센터백 듀오의 약점은 발이 느리다는 것. 산토스는 그점을 이용했고, 후반전 몇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해서 수원의 골문을 공략하던 제주는 후반 10분 드디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송진형의 패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던 호벨치가 정확하게 밀어넣은 것이었다. 호벨치의 K리그 첫 득점이었다. 지난 3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던 그는 자신의 실력을 득점으로 증명을 해냈다.

호벨치는 2003년-2004년 러시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2005년-2006년 PSV 아인트호벤, 2006년-2007년 레알 베티스 등 다양한 유럽리그를 경험한 공격수이다. 전형적인 ‘저니맨’이다. 그러나 못해서 이팀, 저팀을 전전하는 그저 그런 선수가 아니다. 이날 경기까지 제주의 B4 중에서 유일하게 득점이 없었다. 빅리그를 거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스타의식은 물론 자만심도 없다고 한다. 박경훈 감독은 올시즌 산토스, 호벨치, 자일 등 브라질 트리오에게 60득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실력과 성품을 모두 겸비한 호벨치의 활약이 기대된다.

< '과거의 동료가 적으로 만났다!' 볼을 다투는 산토스와 박현범 ⓒ 정수진 >

2. ‘레인메이커’ 서동현, 제주에 단비 뿌렸다.

서동현은 장래가 유망한 선수였다.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특히 더 그랬다. 그러나 강원으로 이적한 후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으로 인해 긴 슬럼프에 빠졌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의 이름은 서서히 팬들에게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2012 시즌을 앞두고 김은중과 트레이드되며 제주로 둥지를 틀었다. 서동현은 올 시즌 부활을 다짐하며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그리고 긴 겨울잠에서 드디어 깨어났다. 상대는 친정팀 수원이었다.

후반 39분, 호벨치와 교체 투입해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교체 투입 직후에 좋은 찬스를 맞이했지만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수원의 수비진은 부심을 보며 손을 들었고 대부분의 팬들 또한 오프사이드라고 생각을 했다. 서동현 본인도 득점 상황을 오프사이드로 인식을 했고 힘을 빼고 슈팅을 했다. 그러나 부심은 기를 들지 않았다. 골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대 역전골. 농구로 치면 ‘버저비터’, 야구로 치면 ‘끝내기 홈런’.

서동현, 과거 ‘추꾸천재’라 불리며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선수다. 수원 전 득점은 날개 짓에 불과하다. 화려하게 날아오를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3. 전태현이 한턱 쏜 닭날개! 행운을 몰고 왔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제주의 흥미로운 이벤트 또한 팬들을 기쁘게 했다. 1982년 부천SK로 창단된 후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래서 제주는 직원들과 선수들이 합심해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벤트를 준비했다. 전태현이 스타트를 끊었다. 선착순 1982명에게 닭날개를 선물한 것이었다. 다음 선물은 4월 7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권순형이 쏜다. 메뉴는 떡볶이다.

< 치어리더 '윈디스'는 경기장 E석의 집중 포화 현상의 원인이다. 조으다 ⓒ 정수진 >
 
2라운드 부산, 3라운드 광주와의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고 패배했던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 징크스는 징그럽게도 이어졌다. 그러나 홈에서는 역시나 강했다. 3연승, 6득점,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던 1위 수원을 잡았다. 수원도 제주 원정 징크스가 징그럽게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