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제주 선수들 ⓒ연합뉴스

 

‘브라질 더비’의 승리 팀은 제주였다.

 

K리그 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브라질 선수들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는 제주의 완승이었다. 제주는 후반전 호벨치와 자일의 연속골로 대구를 2-0으로 제압했다.

 

전반전은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두 팀 모두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하며 대등한 모습을 연출했다. 슈팅 숫자에서도 제주와 대구가 각각 5번의 슈팅을 기록하였고 점유율도 56:44로 비슷했다. 양 팀은 전반 초반부터 강력한 중원 싸움을 이어갔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하며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승리의 주역! 각각 1골씩 터트린 호벨치와 자일 ⓒ 연합뉴스

 

후반전이 시작되고 제주는 ‘에이스’ 산토스를 빼고 오승범을 투입하며 전술적인 변화를 줬다. 그리고 송진형을 산토스의 위치로 올렸고 권순형과 오승범이 그 뒤를 받쳤다. 선제골은 홈팀 제주가 먼저 터트렸다. 후반 19분 허재원이 패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한 공을 호벨치가 아크 정면에서 헤딩으로 대구의 골망을 흔들었다. 호벨치는 개막 후 1골을 넣었지만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실력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냈다. 허재원 또한 제주에서 자신의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후 제주는 후반 40분 승기를 잡는 추가골에 성공한다. 또 다른 브라질 출신 선수인 자일이 중앙선 부근부터 드리블을 해왔고, 결국 대구의 골키퍼까지 제치며 골을 성공시켰다.

 

제주는 대구에 승리하며 상대 전적 최근 5연승을 이어나갔다. 또한 전남에 비긴 수원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나가며 리그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5,063이 입장한 관중수는 이날 열린 경기 중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개막 후 3경기 연속 5000명 이상이 경기장을 방문했다. 대구는 3연승을 기록 중이었지만 이날 패배로 연승이 중단됐다.

 

제주는 4월 울산, 포항, 성남, 경남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대전과 대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4월에만 2승을 기록했다. 남은 경기는 강팀들과의 맞대결이다. 이들과의 경기를 통해 방울뱀 축구의 진가가 확실히 증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경기 종료 후 제주의 서포터즈 ‘풍백’은 생일을 맞은 제주의 미드필더 남준재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남준재는 트위터를 통해 “너무 감사 드립니다. 너무나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생일의 추억을 간직하게 해주셔서 감동이고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벅차 오르네요.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최고 이고 또 최고인. ‘풍백’ 저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고 가슴 깊이 새겨 넣겠습니다 사랑 합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케이크 인증샷을 남겼다.

 

 

잘나가는 두 팀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7일 토요일 17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2012 K리그 6라운드’ 경기가 펼쳐진다. 제주는 방울뱀 축구를 내세워 5라운드가 지난 지금까지 3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안방에서 수원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타고 있으며, 대전 원정에서는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도 탈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구 또한 만만치 않다. 모아시르 감독이 부임한 이후 대구는 마테우스, 레안드리뉴, 지넬손 등 브라질 3인방이 팀 공격의 주축이 되며 대구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대구는 전북과의 맞대결에서도 에닝요, 루이스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를 따냈다. 대구 또한 3승 1무 1패. 이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1. ‘대구 천적’ 제주 유나이티드

 

제주는 대구만 만나면 없던 힘도 살아난다. 역대 통산 대구와의 맞대결에서 12승 8무 5패로 제주의 우세다. 그리고 2010년 5월 5일 이후로 제주의 4연승이다. 또한 수비가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제주지만 2009년 8월 15일 이후로 대구전 5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박경훈 감독이 대구전 필승을 주장하는 이유가 다 있었다. 제주는 최근 수원과 대전을 차례로 꺾으며 2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2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 중인 서동현,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산토스 등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반면 대구는 제주와의 상대전적에서는 열세지만 올 시즌 기록이 좋다. 최근 3연승을 기록 중이다. 거침없다. 특히 전북을 잡은 경기는 전반기 최고의 명승부 중 한 경기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원정 경기에서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2. 삼바 vs 삼바

 

과거 K리그 구단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 출신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최근 K리그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현황을 보면 데얀, 요반치치, 사샤, 지쿠, 복이, 케빈 등 유럽 선수가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삼바 축구를 고수하는 두 팀이 있다.

 

바로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구 FC다. 제주는 지난 2010년 산토스, 2011년 자일, 그리고 올 시즌 호벨치를 영입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산토스는 이미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명이다. 2010년 제주의 준우승 돌풍의 주역인 그는 K리그 3년차인 올해에도 제주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자일 또한 지난 해 향수병으로 팀을 무단이탈하는 등 공백기가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제주의 왼쪽 측면을 지배하며 제주에 없어서는 안될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호벨치는 PSV 아인트호벤, 레알 베티스 등 다양한 리그를 거친 특급 외국인 선수다.

 

대구는 지난 시즌 중반 영입한 마테우스와 올해 영입한 레안드리뉴, 지넬손이 돋보인다. 이들은 대구가 지금까지 터트린 6골 중 2골 3도움을 합작하며 대구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미 이들의 경기력은 내용으로 증명됐다.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닥공’ 전북을 상대로 빠르고 창의적인 패스 연결과 드리블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3. ‘고맙습니다 대구FC 그리고 안재훈’

 

2011년 5월 8일, 제주 종합경기장에서 제주와 대구의 경기가 펼쳐졌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신영록은 쓰러졌다. 그리고 많은 K리그 관계자, 선수, 그리고 팬들은 그를 위해 기도했다. 기적처럼 일어난 그는 그라운드로 복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신영록의 생명의 은인은 누굴까? 의사? 아니다. 바로 대구 FC의 2년차 수비수 안재훈이다(당시 신인). 그는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신영록을 응급처치 했고 덕분에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신영록의 은인이자 제주에게 고마운 사람이 아닐 수가 없다. 제주의 골문 뒤에 대구와 안재훈에게 감사를 전하는 걸개가 걸려있는 훈훈한 광경을 기대해 본다.

 

4. ‘작전명 1982’ 권순형이 떡볶이 쏜다!

 

대구와의 경기에서 제주의 미드필더 권순형은 1982명의 팬들에게 떡볶이 1982개를 쏜다. 구단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선수들과 제주 관계자들이 함께 진행하는 이 이벤트는 선착순 1982명에게 제공된다. 또한 경기전 1982명의 팬들과 권순형 선수가 승리를 기원하는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행사도 예정되어 있다.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 제주의 골키퍼 전태현은 닭날개 1982개를 팬들에게 쐈다. 11일 울산과의 경기에서는 홍정호가 비빔밥 1982개를 크게 한턱 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