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른 두 팀이 만난다. 한 팀은 중원에서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며 점유율을 늘리다가, 짧고 빠른 패스로 상대를 제압하는 팀이다. 그리고 다른 한 팀은 단단한 수비로 웅크려 있다가 기회가 보이는 순간, 한방으로 상대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팀이다. 방울뱀 축구를 올 시즌 슬로건으로 내건 제주 유나이티드와 지난 해 플레이오프에서 철퇴축구로 돌풍을 일으킨 울산 현대. 이들이 오는 4월 11일 수요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리그 1위를 건 치열한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1. 역대 통산 상대 전적 38승 43무 52패, 울산 우세.


 

역대 전적에서는 38승 43무 52패로 울산의 우세다. 지난 2011년 시즌, 양 팀은 두 차례 맞대결에서 1승 1패로 승리를 나눠가졌다. 2011년 5월 15일(일요일), 울산의 안방에서의 맞대결은 박현범(현재 수원)이 후반 14분에 득점을 기록하며 제주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리고 9월 10일(토요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맞대결은 곽태휘가 2골을 넣으며 산토스가 한골을 만회한 제주에게 2-1 승리를 거뒀다.


 

이들은 수원과 함께 나란히 4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가 다득점에서 앞서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울산은 3위를 기록 중이다. 제주는 최근 3연승이다. 반면 울산은 3연승을 달리다 주춤하고 있다.

 


2. 울산, 부진 탈출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울산은 초반 잘나가던 흐름이 한풀 꺾였다. 개막 후 16개 구단 중 가장 먼저 3연승을 달성했지만 이후 대구와 상주에게 연속해서 발목이 잡혔다. 또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FC도쿄와 브리즈번 로어와의 경기를 모두 무승부로 끝냈다. 그러나 울산은 최근 K리그 2경기 1무 1패의 부진을 딪고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하면 5경기(3무 1패) 만의 승리다. 울산은 지난 K리그 6라운드에서 올 시즌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 중이었던 돌풍의 팀 광주를 맞아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주인공은 ‘철퇴축구의 핵심’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후반 11분 교체 투입되어 21분 결승골을 작렬, 울산을 승리로 이끌었다. 리그에서는 포항과 개막전 득점 이후 5경기,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하면 7경기 만의 득점이었다.

 

울산은 지난 브리즈번전을 시작으로 4월에 총 7경기를 치른다. 그 중 지난 8일 광주 전부터 11일 제주 전, 22일 인천과의 8라운드까지가 모두 원정 경기다. 중간에 호주 브리즈번 원정이라는 장거리 이동까지 끼어 있다. 체력 저하와 피곤이라는 변수를 이겨내야하는 상황이다.

 

울산의 철퇴 축구는 강력한 수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축구다. 최재수-강민수-곽태휘-이용이 버티는 4백은 여전히 건재하다. 또한 4백 앞에 위치한 에스티벤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진공청소기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울산은 올 시즌 이근호, 김승용, 마라냥, 아키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 그리고 짧은 패스 플레이를 혼합하며 변화를 통해 ‘업그레이드 철퇴’를 시도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는 가장 잘하는 '틀어막고 한 방에 찍는' 플레이를 펼칠 필요가 있다.

 

3. 제주, 거침없는 상승세. 그리고 4월.


 

지난 4월 6, 7, 8일 제주에서는 왕 벚꽃 축제가 열렸다. 화창한 날씨 속에서 진행된 이 축제에서는 꽃구경을 하려는 가족, 연인들이 많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제주는 지금 타 지역보다 한발 먼저 봄을 맞이하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 또한 마찬가지다. 날씨가 풀리면서 제주의 방울뱀 축구가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6라운드에서는 전북을 제압하며 큰 이슈를 만들었던 대구를 맞아 홈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들의 몸놀림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날 제주가 넣은 2골 모두 호벨치·자일 등 브라질 용병들에게서 나온 골이다. 리그 6경리를 치른 가운데 또 다른 용병 산토스가 2골을 넣었고 이들 역시 2골씩을 기록하면서 제주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리그 1위를 기록 중인 팀 득점(13점) 중 절반을 브라질 3인방이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남은 6골은 토종 공격수 배일환과 서동현이 각각 3골씩 기록 중이다.


 

하지만 초반 돌풍에 만족하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11일 울산 전을 시작으로 14일 포항, 21일 서울 등 이른바 우승후보로 꼽혔던 강팀들과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제주가 상대한 팀들은 수원을 제외하고 우승후보군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박경훈 감독은 "이 3경기를 치러보면 우리가 어느 정도를 해낼 수 있을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으로 공백 중인 주전 수비수 최원권과 마다스치가 4월말에 돌아올 예정이다. 이들이 없는 사이 우승후보군과의 3연전은 제주의 올 시즌 행보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