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구자철이 돌아왔다!

 2011 5 21, 제주 종합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와 전남 드래곤즈(이하 전남)와의 현대 오일뱅크 K리그 11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는 후반 17제주 출신지동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남이 1-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패배와 상관없이 제주의 팬들은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제주 최고의 축구스타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독일)이 경기장을 방문한 것이었다.

 구자철은 왜 제주 종합경기장을 찾았을까? 독일로 떠나기 전, 그는 리그를 마친 후 못 다한 인사를 하러 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주에 다시 찾아온 것이었다.

 구자철은 경기 전 팀의 통산 333승을 기원하며 333명의 팬과 악수 및 사진촬영 시간을 가졌으며 하프타임에는 친필 사인볼을 팬들에게 선물로 증정했다.

 

333번째 관중 김은지 씨

 이날 333번째 관중으로 당첨된 김은지 씨는아들이 축구를 무척 좋아하여 경기를 보러 왔다가 구자철 선수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 333번째 관중이 되어 사진도 찍고 구자철 선수의 사인볼도 받게 되었다. 구자철 선수가 독일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 구자철을 향한 여고생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경기 전 서포터즈풍백에게 인사를 하러 온 구자철은 여성 팬들에 둘러싸여 제대로 인사는 못했지만 서포터즈는 구자철의 이름을 외치며 반갑게 환영하고 있었다.

 

▲ 구자철의 사인볼은 내 것이야!

 구자철의 인기는 여전히 대단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교복도 갈아입지 않고 경기장으로 달려온 여고생들과 꼬마 팬들, 그들의 구자철을 향한 외침은 경기 내내 계속되었다.

 

▲ 경기장을 방문한 류재필 씨

제주의 축구팬 류재필 씨는분데스리가 시즌이 끝나고 피곤할 텐데 제주를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너무나 고맙다. 구자철 선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제주의 축구 열기가 더욱더 고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라며 구자철에게 감사의 한마디를 전했다.

 또한제주에서 많은 분이 구자철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항상 힘들고 지칠 때 제주 팬들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든지 구자철 선수의 제주 방문을 환영한다. 내년에도 왔으면 좋겠다.”라며 응원의 한마디 또한 잊지 않았다.

 

▲ 구자철의 열혈 팬 권지혜 씨

 구자철의 오래된 팬인 대학생 권지혜 씨는구자철 선수가 분데스리가로 이적한 후 너무 아쉬웠다. 오랜만에 제주 경기장에서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하였다.

 또한경기 전에 구자철 선수가 서포터즈에게 인사를 하러 왔다. 그러나 여고생들에 밀려 근처에 다가갈 수조차 없었다. 관중석 난간에서 멀어지는 구자철 선수를 쳐다보니 많이 아쉬웠지만, 여전히 멋있었다. 잠시 식었던 축구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 구자철 선수

 구자철의 얼굴에서 온종일 미소가 떠나지가 않았다.

그는제주를 방문해서 너무 좋다. 독일에서 제주도가 가족만큼 그리웠다. 내가 태어난 고향은 아니지만, 고향에 온 것만큼 좋다.”며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깜짝 해설을 맡았는데 “오늘 경기 해설을 했다. 그러나 말수가 굉장히 적었다. 이유는 경기를 보다보니 경기에 빠져 저도 모르게 탄식을 하고…, 교체 투입 돼 경기를 뛰고 싶을 만큼 몰입이 되었다.”라며 첫 해설에 대한 소감 또한 전했다.

 그는 경기 후 제주 선수들과 함께 저녁을 즐길 생각에 들뜬 마음 또한 감추지 않았다. “저녁에 선수들과 만나서 밥을 먹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지금 이 순간만큼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고 하였다.

 모두가 기다리는 신영록 선수에 대해서도경기 전 병문안을 다녀왔다.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같이 축구를 했던 사람으로서 영록이형이 빨리 일어나 경기장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제주를 사랑하는 구자철. 제주의 팬들은 구자철이 어린 왕자가 아닌 진정한왕자가 되어 다시 돌아올 것이란 것을 믿고 있었다.

 
 
K리그 명예기자 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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