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이하 한국 시간) 선덜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펼쳐진 2013~201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6R 선덜랜드와 리버풀의 경기는 수아레즈가 복귀포를 터트리는 등의 활약으로 리버풀이 3-1로 승리했다. 

한편 선덜랜드의 기성용은 캐터몰 등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했다. 기성용은 특히 후반 7분 터진 자케리니의 만회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등 중원에 안정감을 더했으며 팀이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래스를 더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평점'7점' 팀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기성용은 리버풀전에서 캐터몰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캐터몰은 중앙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진공청소기급 수비 압박을 경기 내내 보여줬으며, 이에 따라 기성용은 수비 부담을 떨쳐내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19분, 34분에 각각 아크정면에서 중거리 슛을 시도했으며, 후반 7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중거리슛이 미뇰레 골키퍼에 손에 맞고 나온 것을 자케리니가 마무리 하는 등 '어시스트급'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그리고 한국시간으로 아침,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0월 브라질, 말리와의 친선경기를 위한  '기성용 포함' 25인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기성용을 스쿼드에 포함시킨 것은 축구팬의 호불호를 갈리게 했다. 웹사이트에는 '[오피셜] 기성용, 사과 안함' 이라는 게시글과 함께 지난 SNS 사건을 논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등 아직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한편으로는 기성용이 대표팀 중원에 경험과 실력 등 '퀄리티'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볼 수 있었다.

기성용은 지난 SNS 사건 이후 에이전트를 통해 A4용지 1장 분량의 사과문을 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으며 팬들의 분노 또한 겉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그렇다면 팬들이 원하는 그 진정성있는 사과는 어떤 유형일까?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에게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무리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것? '오답'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구시대적인 망상에 빠져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논란의 주인공은 축구선수다. 축구선수는 그라운드 안에서 최선을 다해 '결과'를 통해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면 그만인 것이다. 

지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보지 않았는가? '치아레즈' '핵이빨' 등의 별명답게 EPL의 대표적인 사고뭉치 수아레즈는 시즌 개막 전부터 팀을 떠나고 싶다는 발언을 하는 등 팬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지만, 이내 반성하고 10경기 징계 후 복귀 2경기만에 2골을 터트리는 등의 맹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는 득점 후 유니폼을 걷어 올리며 '환영한다 베냐민(welcome Benja)'과 함께 '그들을 사랑해(los amo)'라는 뜻의 스페인어가 새겨진 티셔츠를 선보였다. 자신의 진가와 팀에 대한 헌신을 '골'을 통해 팬들에게 알렸고, 징계를 받는 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족에게 특별한 세리모니로 '감사함'을 전한 것이다.  

이것말고 뭐가 더 필요한가? 기성용에게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사과가 아닌, 기성용 다운 사과가 필요하다. 가장 멋진 시나리오는 브라질 또는 말리전에서 골을 넣고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세리모니를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SNS로 곤혹을 치른 만큼 '@대한민국 축구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라는 글이 써진 티셔츠를 유니폼 속에 입고 골을 넣은 후 팬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워지지 않는다. 기성용의 포지션상 득점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뻔한 사과가 아닌 '묵직한' 무언가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예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축구계 선배이자 대표팀 감독을 뒤에서 험담한 것은 당연히 직접 찾아가 사죄해야한다. 기성용 개인의 인격적인 '성숙'과 그라운드안에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전주로 발길을 향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인터풋볼] 한국 축구대표팀이 브라질행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경기에서 전반 43분 상대 수비수 아크말 쇼라크메도프의 자책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 이근호, 이청용의 득점포가 침묵하는 등 공격에서의 단조로운 패턴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은 김신욱의 머리가 빛났다는 것이다. 역시 매력적인 카드였다.

 


이날 김신욱은 손흥민과 함께 최전방에서 투톱으로 선발 출장했다. 최강희 감독은 김신욱이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압박하며 제공권을 장악한 후 손흥민, 이근호, 이청용 등 2선 공격수들이 공간을 침투하도록 했다. 작전은 맞아 들어갔다.

 

전반 19분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볼을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줬고 손흥민이 쇄도하던 이근호에게 연결. 비록 이근호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이 빗맞으면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대표팀이 원했던 가장 이상적인 김신욱 활용법이었다.

 

김신욱은 1분 후에도 박종우의 프리킥을 김신욱이 손흥민에게 떨궈주고 슈팅을 도왔으며, 41분에도 후방에서 다이렉트로 연결된 공을 또 다시 공중에서 따내며 쇄도하던 이명주의 슈팅을 이끌어내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십분 발휘했다.

 

김신욱은 단순히 제공권 장악 뿐만 아니라 공격 전개 상황에서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 공을 받고 동료들과 연계플레이에 주력하는 등 활발히 움직였다. 수비시에도 전방에서부터 1차 수비 저지선 역할을 하는 등 훌륭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남은 것은 바로 득점포다. 올 시즌 김신욱은 K리그 클래식에서 12경기에 나와 7골을 터트리며 페드로-데얀에 이어 득점 3위(국내 선수 득점 1위)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득점 감각이 물이 올랐다. 다가오는 이란전에서 그의 득점포가 터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수진 객원 에디터

 

# 객원 에디터는 축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 위해 축구의 모든 것 '인터풋볼'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 에디터의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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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조선) 자책골이고 뭐고 들어가면 장땡이다!

 

축구대표팀이 안방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전반 42분 상대 수비의 자책골을 이끌어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경기였다. 지난 레바논전 어려운 경기를 펼치며 1-1 무승부라는 성적을 들고 온 대표팀은 본선 진출에 있어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었다. 남은 경기는 우즈벡, 이란과의 2연전, 최소 1승 1무를 거둬야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있었기에 우즈벡전은 어떻게든 승점 3점을 확보해야만 하는 경기였다.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의 투입 여부와 기성용, 구자철이 빠진 중앙 미드필더의 적임자, 대표팀의 고질병과 같은 측면 수비수 등 다양한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으로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제파로프, 아흐메도프, 카파제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우즈벡은 앞서 가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한국은 손흥민과 김신욱이 투톱으로 나왔다. 그리고 ‘독도남’ 박종우와 함께 ‘A매치 초짜’ 이명주가 중앙 미드필더로 낙점됐다. 포백 라인은 지난 레바논전에서 극적 동점골을 터트린 김치우가 왼쪽 풀백에, 그리고 런던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수비를 이끈 김영권과 김창수가 포진됐다.

 

킥오프 휘슬과 함께 한국은 강력한 전방위 압박을 통해 우즈벡을 압박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태클은 승리와 브라질행 티켓을 향한 집념이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우즈벡 또한 수비적인 전술 운영이 아닌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날 경기 첫 번째 슈팅도 우즈벡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5분, 아크 정면에서 아흐메도프와 제파로프가 주고 받다 제파로프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것, 다행히 볼이 비에 젖어 빗맞으면서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전은 그칠 줄 모르는 비가 변수였다. 잔디는 비에 젖어 볼의 스피드를 빠르게 만들었다. 또한 바운드가 되며 볼 컨트롤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은 중앙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점차적으로 늘려갔다. 그리고 기습적인 다이렉트 패스로 전방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하는 등 선 굵은 축구로 골문을 노렸다. 측면의 이청용과 이근호도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12분, 이청용의 발 끝이 빛났다. 측면에서 볼을 받은 이청용은 전방의 김신욱을 향해 툭 찍어 올려 패스했고, 김신욱은 수비가 붙기 전에 반 박자 빠른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빗맞으며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전반 중반으로 접어들자, 김신욱의 고공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19분, 먼거리에서 전방으로 한번에 연결된 패스를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줬고, 손흥민에 이어 쇄도하던 이근호가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이했지만 슈팅이 빗맞으며 골대를 벗어났다. 비록 공격에는 실패했지만 우리가 원했던 가장 이상적인 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우즈벡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3분 바카예프가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시도하더니, 27분에는 제파로프가 골대 근처로 띄어준 볼을 바카예프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며 헤딩으로 연결했다. 우즈벡은 이후에도 공격 상황에서 지체없는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세컨볼을 노렸지만 대부분 골대를 벗어나거나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팽팽히 ‘0’의 균형을 이어가던 전반 42분, 한국 대표팀의 선제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의 왼발 크로스가 우즈벡의 쇼라크메도프의 자책골로 골망을 흔든 것. 이 골은 결승골이 되었으며 김영권은 이후에도 수비에서 곽태휘와 함께 안정적인 수비로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이 날 A매치 첫 출장한 포항의 이명주. 전반 초반 그라운드를 쉴새 없이 누비며 왕성한 활동량으로 박종우와 함께 중원을 장악한 이명주는 후반 들어 몸이 완전히 풀어진 듯 보였다. 이명주는 중앙에서 강한 압박으로 패스의 길목을 차단했고, 공격 차단 후 역습 상황에서는 빠른 수비 전환으로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등 대표팀 허리에 안정감을 더했다. 경기에 앞서 러시아 안지에서 활약 중인 아흐메도프가 이슈가 되었지만, 이명주는 아흐메도프를 그라운드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데 성공했다.

 

후반 중반 양 팀은 서로 몇 차례 슈팅을 주고 받는 등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그리고 후반 19분, 이동국이 이근호와 교체 투입되었고 손흥민은 중앙에서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3분 후, 손흥민은 아크 왼쪽에서 수비 2명을 제치고 슈팅까지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수비수 맞고 코너킥이 되었지만 많은 축구팬들이 바라는 손흥민의 진가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후 우즈벡은 한국과의 역대 경기에서 3골을 터트린 적이 있는 게인리히와 투르수노프 등 공격적인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번번히 이명주에게 볼을 뺏기거나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 결국 대표팀은 전반전 터진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불안했던 포백라인 또한 해답이 조금씩 보였던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