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제주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경기는 서상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북이 2-1로 승리했다.

 

우라와 원정을 다녀온 전북의 입장으로서는 무엇보다 체력안배가 중요했다. 주전들의 부상과 체력문제 등으로 인해 올 시즌 처음으로 출장한 이재명과 김신영은 각각 수비와 공격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이규로, 전광환 등 오른쪽 풀백의 부상 공백은 중앙 미드필더 정혁이 메웠다. 그리고 '노장' 김상식은 중앙에서 압박으로 제주의 패스를 차단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전북은 승점 10점을 기록하며 리그 3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반면 제주는 원정이었지만 특유의 패스플레이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등 골 결정력에서 또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이동국-김신영의 포스트플레이로 재미를 본 전북이었다. (사진=뉴시스)


 

<이동국과 김신영의 제공권을 이용하는 전북>

전북은 이동국과 김신영을 전방 투톱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전반 초반부터 이들의 제공권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북은 전반 7분, 후방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김신영이 머리로 볼을 따냈고 이동국이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처럼 전북은 수비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볼을 놓치지 않고 리바운드 볼을 노리는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제주는 전북을 상대로 특유의 패스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진영을 유지하며 점유율을 늘려갔다.

 

<'영점 조절' 에닝요의 위협적인 슈팅>

전반 16분, 에닝요는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 감각을 서서히 끌어 올렸다. 이번에도 전방 공격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왼쪽 측면에서 레오나르도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동국이 상대 수비와의 헤딩 경합에서 승리하며 에닝요에게 볼을 떨궈줬다. 침투하던 에닝요가 재빠르게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지만 박준혁 골키퍼가 골대 위로 쳐내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북은 전후방, 좌우측면을 가리지 않고 크로스를 시도하며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결정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제주>

전반 초반 전북에게 주도권을 내줬던 제주는 역습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었다. 전반 20분, 후방에서 수비 뒷 공간으로 날카롭게 찔러준 볼을 페드로가 박스안에서 수비 한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한 것. 그러나 골대 오른쪽을 노린 페드로의 인프런트킥은 권순태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슈퍼세이브로 막아냈다. 좀 더 침착하게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선제골을 터트린 전북의 에닝요>

비가 내리는 날씨. 잔디는 물기에 젖어 있었다. 수막현상에 의해 볼이 굴러가는 속도가 빨라졌고 양 팀 모두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이렇게 소강상태를 이어가던 중 전북에서 먼저 선제골을 터트리는데 성공했다.

 

아크 정면에서 에닝요가 수비수를 등지고 있는 이동국과 2:1 패스를 주고 받으며 벼락같은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한 것. 볼을 내주고 들어가는 에닝요를 윤빛가람이 타이트하게 막지 못한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계속되는 전북의 공세>

전북은 득점 이후에도 계속해서 제주를 압박했다. 전반 36분 박세직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돌아서며 슈팅을 시도. 그러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득점에는 실패했다. 또한 전반 43분, 김신영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이동국이 다시 한번 슈팅했지만 살짝 빗맞으며 골키퍼 정면으로 안겼다.

 

<'살아있네' 전북 김상식>

제주에게는 전방 공격수들의 세밀함 부족이 아쉬운 전반전이었다. 또한 중원에서 김상식의 적극적인 압박수비로 인해 패스 줄기가 끊기며 뜻대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전북 김상식은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의 정석을 보여주는 플레이로 ‘플레잉코치’의 임무를 100% 소화하는데 성공했다.

 

<확실한 마무리가 아쉬운 제주>

전반전 제주는 전북보다 코너킥이 6개나 더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골키퍼에게 잡히거나 수비수들이 한발 먼저 헤딩으로 걷어내며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비가오고 잔디가 젖어 짧은 패스플레이를 펼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으며 문전에서 슈팅 마무리가 정확하지 못했다.

 

<승리 예감? 골대 강타와 서상민 투입>

전북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골대를 맞추는 등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후반 5분, 코너킥 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정인환이 헤딩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리고 후반 18분 전북 파비오 감독은 전방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친 김신영을 빼고 이날 경기에서 지대한 공헌을 하는 서상민을 투입했다.

 

<완벽한 개인기에 의한 페드로의 동점골>

후반전 들어 제주는 중앙에서 패스를 돌리면서 점유율을 늘려갔다. 그러나 전방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전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후반 25분, 팀에 의한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하자 제주의 페드로는 자신이 직접 개인 돌파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북 진영 중앙에서 볼을 따낸 페드로는 박스 안에서 자신을 막던 수비 두명까지 제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전남과의 개막전에서 골을 터트린 후 4경기 만에 두 번째 득점에 성공한 페드로였다.

 

<승부를 결정짓는 서상민의 역전골>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후반 40분, 서상민이 전북에 승리를 안기는 골을 터트렸다. 아크 정면에서 서상민이 중거리 슛을 시도. 박준혁이 펀칭했지만 골대 앞으로 볼이 떨어졌고 혼전상황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서상민이 다시 한번 밀어 넣으며 마무리했다.

 

결국 전북의 2-1 승리. 전북은 지난 우라와 원정에 승리 후 제주와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이어가며 한시름을 놓게 됐으며 우라와와의 리턴 매치를 앞두고 있다. 반면 제주는 시즌 초반이지만 무패 행진이 중단되었으며, 박기동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아직은 팀에 녹아드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