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는 다양한 마케팅으로 관중을 사로잡고 있다. 과거 축구 불모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도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한 노력으로 올 시즌 제주는 평균 관중이 약 10,000명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관중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없다. 그 결과 제주는 지난 7월 언론사 투표로 ‘팬 프렌들리 클럽’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제주가 실시한 다양한 마케팅 중 최고의 걸작은 무엇일까? ‘팬 프렌들리 클럽’에 선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난 5월 26일 제주에서 펼쳐졌던 서울과의 맞대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당시 제주는 서울과의 경기를 ‘전쟁’이라 표현하며 박경훈 감독을 포함해 선수들과 팬들 또한 전의를 불태웠다. 이름하여 ‘탐라대첩’.

 

이날 박경훈 감독은 전투복을 착용하였으며 경기장에는 탱크와 각종 군사무기들이 비치되며 상대에게 위협을 가했다. 뿐만 아니라 전투복을 입은 검표원들이 군용건빵 등을 나눠주었으며, 전투복을 입은 팬은 무료입장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2009년 홈 개막전(3만2765명) 이후 최다 관중인 1만8751명의 관중이 방문하며 흥행에 성공하였으며, 핵심 상품이었던 경기력 또한 양 팀 합계 8골(4대4 무승부)이 터지는 골잔치 속에 축구의 재미를 100% 제공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제주의 성공적인 마케팅’이 아니다. 이렇게까지 제주가 악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왜 하필 ‘전쟁’, ‘탐라대첩’의 상대가 서울이었을까? 짧게는 2010년, 길게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2010년 제주는 박경훈 감독 부임 후 K리그에 돌풍을 일으키며 언제나 하위권이었던 제주를 ‘2위’, 즉 준우승에 올려 놓으며 강팀으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우승의 문턱에서 제주를 굴복시킨 것이 다름 아닌 서울이었다. 그리고 제주는 2008년 8월 27일부터 현재까지 서울에게 승리를 거두는데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제주는 서울전에 특히나 더 승리의 간절함이 클 수밖에 없다.

 

제주에게는 악연의 연속이었던 서울, 이 두 팀이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다가오는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이번에는 제주가 아닌 서울이 그 전쟁터다. '탐라대첩 시즌2'는 내일 개봉된다.


홈팀 서울의 기세가 무섭다. 서울은 최근 3연승을 포함해 홈에서 5연승(최근 홈 7경기 연속 무패, 5승 2무)을 기록하며 챔피언의 위용을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성적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퍼펙트하다. 홈에서 가진 최근 3경기에서 연속 무실점 승리를 하며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제주는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매년 여름만 되면 이상하리만큼 부진을 거듭했던 제주는 올해도 무더위를 극복하지 못하며 경기력이 저하되고 있다. 제주는 최근 3경기에서 연속 무승(1승 2패)을 기록 중이며 최근 가진 원정 3경기에서 무려 8실점을 허용하는 등 특히 수비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


양 팀의 상대기록 또한 최근 분위기 만큼이나 서울이 우세한 모습이다. 서울은 최근 제주와의 맞대결에서 16경기 연속 무패(10승 6무, 08/08/27 이후)를 기록하며, 제주에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서울의 역대 통산 대 제주전 전적은 52승 45무 41패, 과연 제주는 서울을 상대로 징크스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1. 데얀 복귀! 호드리고 데뷔?


서울은 지난달 23일 부산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약 한 달이 넘도록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데얀의 복귀가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부상 전까지 14경기에서 8골을 터트린 데얀. ‘해결사’가 돌아온다.


반면 제주는 호드리고라는 ‘새로운 영웅’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제주가 영입한 호드리고는 축구팬에게는 익숙한 브라질 플루미넨세 출신이다. 최근 ‘제주 출신’ 산토스가 중국에서 활약하다 수원으로 이적했다. 비슷한 시기에 제주는 호드리고를 영입했다. 과연 호드리고가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또한 제주팬들은 산토스가 아닌 호드리고를 통해 ‘대리만족’을 할 수 있을까?


2. 수비가 관건

 

서울은 데얀 뿐만 아니라 공수에서 득점력이 좋은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그 중 ‘수비수’ 김진규는 최근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또한 홈에서 가진 최근 3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이끌며 공수에서 100점 만점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 터프한 수비가 일품인 김진규는 제주를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일까?


서울에 김진규가 있다면 제주에는 홍정호가 있다. 홍정호는 기나긴 부상에서 복귀 후 좋은 활약을 보인 끝에 홍명보호 1기에 소집됐다. 그리고 '단짝‘ 김영권과 중앙 수비에서 호흡을 맞추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지난 6월 29일 성남과의 경기에서는 비록 PK를 내주기는 했지만 전반 9분 헤딩골을 터트리는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변수가 있다면 동아시안컵을 치르는 동안에 누적된 피로가 아닐까?


최근 전적

 

2013년도 상대전적

 

05/26 제주 4 : 4 서울

 

2012년도 상대전적

 

04/21 서울 1 : 1 제주

07/28 제주 3 : 3 서울

10/21 제주 1 : 2 서울

11/21 서울 1 : 0 제주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제주 팬, 그리고 박경훈 감독에게 있어서 FC서울은 말 그대로 ‘원수’ 그 자체이다. 지난 2010년 제주는 준우승이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서울과 만나며 무릎을 꿇었다. 제주는 이후에도 서울만 만나면 작아지는 징크스가 생겼다.

박경훈 감독도 3년 째 제주의 지휘봉을 잡으며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이 바로 서울이다. 올 시즌 제주는 2010년 이후로 2번 째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제주는 지난 22라운드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두는 등 리그 5위에 안착해있다. 그리고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도 제주는 그들 특유의 짜임새 있는 축구를 구사하며 서울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 상대전적

 

41승 43무 50패. 서울의 우세이다. 그리고 최근 전적으로만 봐도 서울의 압도적인 우세다. 서울은 제주에게 2008년 8월 27일 이후로 12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8승 4무). 그리고 재밌는 점은 ‘원정팀 무덤’이라는 제주 원정에서 유일하게 제주 관광(?)을 하고 돌아가는 팀이 서울이다. 서울은 최근 제주 원정에서 2006년 3월 25일 이후로 8경기 연속 무패(4승 4무)를 달리고 있다. 지난 해 8월 20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양 팀의 경기에서도 서울은 제주에 3: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제주는 최근 홈 3연승을 달리며 홈에서 만큼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3번의 홈 경기에서 15득점이라는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어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울도 만만치 않다. 서울은 최근 원정 2경기에서 2득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경기에서 1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2연승과 2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는 것만 봐도 공수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제주,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제주는 오히려 서울전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 했던가. 자신들의 ‘천적’과의 맞대결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서울 전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고 있다. 최근 홈에서 3연승과 15득점. 특히 지난 전남과의 경기에서 3골 2움을 기록한 서동현의 상승세. 지난 2010년 이후로 제주와 서울은 신흥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매 경기 재밌는 경기를 펼쳐왔다. 지난 4월 올 시즌 첫 만남에서도 제주와 서울은 치열한 경기를 연출했고 경기 종료 직전 산토스의 극적인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제주는 최근 홈에서 경기력이 물이 올랐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서울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울과의 경기는 ‘흥행 보증수표’다. 올 시즌 관중 실집계를 도입한 후 제주의 관중 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리고 팬들도 서울이라는 팀의 매력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2만명의 팬이 찾아올 경우 자신의 트레이트 마크와도 같은 은발머리를 주황색으로 염색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또한 ‘꽃미남’ 송진형은 1만 5천명이 넘을 경우 치어리더 윈디스와 함께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한편, 이날도 역시 제주의 야심작 ‘작전명 1982’는 계속된다. 서울전은 박경훈 감독이 선착순 1982명에게 바비큐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리고 ‘기습작전’으로 치토스를 팬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바로 내일이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수 많은 ‘스토리’가 쓰여질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