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선발출전' 기회 놓치고 아쉬워 하는 강수일의 포효. ⓒOSEN>

 

경기 시작 1시간 전, 양 팀의 선발명단을 봤다. 기존의 주전 선수들과는 조금은 달라진 선수 구성이었다. 우선 골문을 지키던 한동진 대신 전태현의 출전했고, 주장 최원권 대신 박진옥, 자일이 아닌 강수일, 그리고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권순형 대신 오승범이 아닌 뉴페이스 이승희가 출전했다. 이는 선수들의 부상과 주말에 있을 대전과의 홈 경기를 대비한 것이라 판단된다. 스플릿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리그 경기 수가 늘어났고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시점에서 앞으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만 보더라도 7월에 오늘 울산전을 시작으로 15일 대전, 21일 전남, 25일 경남, 28일 서울과의 경기 등 지옥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박경훈 감독의 선수구성은 합격이라 말하고 싶다. 한동진의 부상으로 오랜만에 출전한 전태현은 비록 2실점을 허용했지만 실점장면을 돌이켜 볼 때 골키퍼보다는 센터백들의 미스가 더 눈에 띄기 때문이다.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몇 차례의 슈퍼세이브 등 제주의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승희는 제주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였다. 송진형과 함께 제주의 중원을 맡은 이승희는 강한 압박과 대인방어, 패싱력, 패스 차단 등의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며 합격점을 받았다. 송진형, 권순형, 오승범 뿐만 아니라 이승희라는 뉴페이스의 등장으로 인해 제주 방울뱀 축구의 주축인 중원 미드필더의 주전경쟁도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대와의 연습경기에서 4골을 폭발한 강수일은 비록 이날 경기에서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왼쪽 측면에서 강진욱과의 대결에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완승했다. 특히 후반 11분, 후방에서 박진옥의 다이렉트 패스를 받고 단독 드리블 후 시도한 슈팅이 김영광 골키퍼의 손 끝에 살짝 맞고 골대 옆 그물을 맞는 상황은 팬들 뿐만 아니라 본인도 무척 아쉬웠을 순간이었다. 주로 교체 멤버로 출장했던 강수일.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강수일은 앞으로 선발로도 자주 출전할 것이라 개인적으로 예상해본다.

 

박진옥은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는 선수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오버래핑과 대인마크, 거기에 미드필더, 공격수들과의 패스 등 연계플레이에 능수능란한 풀백이기 때문이다. 비록 최원권이라는 리그 최상급 풀백으로 인해 백업 역할을 맡고 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아키, 김동석 등을 마크하며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수비 조직력 문제점을 드러내며 2실점을 했지만 2득점을 하며 2대2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다. 그러나 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울산과의 맞대결을 감안하면 원정에서의 승점 1점도 나쁘지만은 않다. 제주의 7월 순항으로 기대해본다.

 

 

제주가 포항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제주는 23일 19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포항과 K리그 17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포항은 제주에게 ‘1대8’ 악몽을 선물해 준 팀이다. 그러나 곧바로 ‘5:2’로 빚을 갚기도 하였다. 또한 2010년부터 이어져 오던 홈 경기 무패행진 기록을 끊어버린 것도 포항이었다.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산토스와 한동진의 활약으로 제주가 승리를 챙겼다. 만날 때 마다 재밌는 승부를 연출했던 양 팀. 과연 이번 맞대결의 승리 팀은 누가 될까?

 

1. 상대전적

 

양 팀의 역대 통산 상대전적은 47승 39무 52패로 포항이 앞서고 있다. 포항은 최근 제주 원정에서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최근 대 제주전 8경기 연속 득점(21득점)을 기록하며 제주에게 유독 공격적인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제주는 포항에게 2연패를 당하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인 8라운드에서 산토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최근 포항과의 홈 경기에서 3경기 연속 경기당 1득점을 기록 중이다. 제주의 6월 성적이 아슬아슬하다. 당초 승점 9점을 목표로 했지만 홈에서 전북에게 일격을 당하는 등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을 기록 중인 제주에게는 포항전 승리가 절실하다.

 

2. 주전 공백 큰 포항, ‘긴급상황’이다!

 

지쿠는 햄스트링 부상, 아사모아는 골반 부상, 조란과 황진성은 경고누적이다. 팀을 이끌었던 주전 4인방이 제주와의 경기에서 결장한다. 지쿠와 아사모아, 황진성은 포항 공격진의 핵심이며 조란은 수비진의 주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커로 활약하던 노병준이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광주와의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고무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최근 2경기에서 보여준 포항의 ‘제로톱’이 다시 한번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3. ‘홍정호-마다스치 공백’, 제주도 제로톱 가동할까?

 

제주는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 박병주, 마다스치, 오반석이 3백을 구성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양쪽 측면 수비수인 최원권과 허재원 등과 함께 5백으로 전술 변화를 주며 수비와 중원을 우선적으로 하는 제로톱 전술을 시도했다. 비록 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원래 포메이션으로 변화하며 동점골을 성공시켜 무승부를 거뒀다.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그러나 후반전 마다스치가 부상당했다. 홍정호까지 시즌아웃된 상황에서 마다스치의 부상은 뼈아프다. 제주에게 남아있는 센터백 카드는 박병주, 오반석, 한용수 등이 있다.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수비 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제주가 최근 보여주는 득점의 위력에 비해 수비 조직력은 ‘미완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제주는 포항을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챙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4. 노병준 vs 서동현, ‘공격의 마침표는 내가 찍는다!’

 

지난 FA컵 16강전에서는 부진탈출을 알리는 선수들이 등장했다. 포항의 노병준과 제주의 서동현도 FA컵을 통해 득점포를 재가동하는 등 23일 맞대결에서 상대의 숨통을 끊어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노병준은 올 시즌 K리그 13경기, ACL 5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광주와의 FA컵 16강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서동현은 대구와의 FA컵 16강전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일 대전전 이후 오랜만에 맛본 골맛이었다. 특히 지난 4월에 태어난 딸에게 바치는 첫 골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제주의 또 다른 원톱 공격수인 호벨치가 컨디션 난조로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시점에서 서동현의 득점포가 살아나야 제주의 선두권 진입이 수월해질 것이다.

 

한편 이날 경기 제주의 ‘작전명 1982’ 이벤트는 한동진 선수가 선착순 1982명에게 핫도그를 제공할 예정이며, 포토타임, 하이파이브 타임 등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여름이 되면 녹색 그라운드가 시원하게 펼쳐진 축구장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이 최고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오늘은 술만 잘 들어가는 것이 아닌 골도 잘 들어갔다. 13일 열린 제주와 강원의 K리그 12라운드 경기는 3골 1도움을 기록한 자일의 맹활약을 앞세워 제주가 강원을 4대2로 제압했다. 양 팀은 경기 시작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격축구를 구사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1. 2011년은 ‘미운오리새끼’, 2012년은 ‘백조’

 

  지난 해, 박경훈 감독은 정말 답답했을 것이다. 구자철의 해외 진출, 박현범의 수원 이적 등 100% 전력을 구성할 수가 없었다. 또한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자일이 팀을 무단이탈하면서 더욱 근심이 쌓여만 갔다.

 그러나 올 시즌은 ‘가출했던’ 자일이 달라졌다. 가족들과 함께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자일은 2012년 방울뱀 축구의 주축 중 한명으로 제주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는 제주가 치른 12경기 중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오늘 경기를 포함해 7득점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오늘 강원과의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단숨에 이동국, 라돈치치 등과 함께 득점 공동선두에 올랐다. 자일은 경기 종료 후 득점왕에 도전하겠다고 선포했다.

 

2. ‘제주의 아들’ 구자철의 제주 방문

 

 약 1년 만에 다시 제주 팬들 앞에 당당히 섰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1부리그를 이끈 ‘임대신화’ 구자철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랬나 보다. 관중석 안 취재기자석이 꽉 차 보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구자철은 제주에 와서 가만히 경기만 지켜보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5월 21일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은 물론 객원 해설위원으로도 활약했다. 또한 심장마비로 쓰러진 신영록을 찾아가는 등 훈훈한 마음씨를 보였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구자철은 제주가 야심차게 실행하고 있는 ‘작전명 1982’에 동참해 강원감자 1982개를 팬들에게 제공했고, 사인볼 증정, 포토타임 행사 등을 통해 제주 팬들과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또한 그는 전반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K리그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그 팀이 제주였으면 좋겠다고 하며 제주에 대한 애정을 들어냈다.

 

3. 한동진, 100경기 출전

 

 오늘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주인공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자일, 1년 만에 제주 팬들을 찾은 구자철만이 아니었다. 묵묵히 제주의 뒷문을 지키고 있는 골키퍼 한동진의 100경기 출장 경기였다. 2002년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에 입단한 그는 언제나 2인자였다. 그러나 성실함과 자기관리라는 무기로 당당히 올 시즌 제주의 주전 골키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 시즌 10경기 출전 9실점을 기록 중인 그의 활약으로 인해 그가 출전한 경기에서는 무패를 기록 중인 제주다.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서고 있는 한동진. 그의 축구인생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