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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31 제주 박경훈 감독의 ‘신의 한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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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부산 아이파크(이하 부산)에 승리하며 리그 무패를 이어갔다. 제주는 지난 30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2013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에서 양준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2승 2무를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안착하였다. 이에반해 부산은 또 다시 제주에게 발목을 잡히며 ‘천적 관계’를 청산하는데 실패했다.
['화이팅'을 외치는 제주의 선수들]
이날 제주의 공격진은 강수일, 페드로, 송진형, 양준아 등 공격수 4명이 특정한 자리에 국한되기 보다는 스위칭을 해가며 제로톱에 가까운 형태를 보였다. 특히 제주의 양준아는 본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전방에서 프리롤 역할을 수행하며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깜짝’ 활약을 했다.
<양준아의 선발 출장, 성공 조짐보이다 >
제주는 전반 초반부터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전반 6분, 송진형의 패스를 이어받은 양준아가 패널티 박스까지 드리블 후 침투하는 페드로에게 수비 뒷 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줬지만 아쉽게 이범영의 선방으로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패스와 빠른 역습, 즉 제주가 추구하는 방울뱀 축구에 걸 맞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특히 양준아의 플레이는 이날의 활약을 예고하는 듯 보였다.
<한지호의 헤딩 슛, 맨 마킹에 실패한 제주>
부산 또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15분, 제주 진영 좌측 지점에서 임상협이 올려준 크로스를 한지호가 감각적인 헤딩 슛으로 마무리 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이 장면에서는 반대편에서 침투하는 한지호를 허재원이 놓친 것이 아쉬웠다. 한지호는 16분에도 슈팅을 시도했지만 박준혁 골키퍼에 막혔다.
<박준혁의 선방>
올 시즌 제주에서 많은 선방을 기록하고 있는 박준혁 골키퍼. 이 날도 역시 위기의 순간마다 박준혁이 제주를 살렸다. 전반 28분, 패널티 박스안에서 방승환이 수비 2명 사이로 한지호에게 패스를 했고 한지호는 골대 구석으로 감아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박준혁이 몸을 날리면서 공을 쳐내 실점 위기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페드로의 슈팅, 골대 강타>
전반 33분에는 페드로가 골대를 맞혔다. 패널티 박스 안에서 개인기로 수비를 제친 페드로는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K리그 클래식, 골대를 맞히는 장면이 정말 많다.
<한층 견고해진 제주의 수비>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 제주의 달라진 점을 꼽자면 안정적인 수비가 아닐까 싶다. 이날 선발 출장한 오반석과 이용은 이날 견고한 수비를 보이며 부산의 방승환과 윌리안을 꽁꽁 묶는데 성공했다.
['철벽 수비'를 보여준 이용-오반석]
특히 전반 39분 오반석의 태클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했다. 태클 타이밍을 놓쳤더라면 윌리안에게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41분에는 패널티 박스 안에서 한지호가 공을 잡았지만 각도를 줄여가며 슈팅 타이밍을 빼앗았고 협력수비로 슈팅을 허용하지 않는 등 한층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윤빛가람, 골대 강타>
페드로에 이어 윤빛가람도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8분, 아크 외곽 지점에서 박종우의 핸들링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어낸 제주. 그러나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은 위협적인 무회전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지난 시즌 제주는 세트플레이에 이은 득점이 적었다. 그러나 윤빛가람의 합류로 확실한 키커를 보유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좀 더 다양한 공격 루트로 득점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마무리가 아쉬운 제주>
후반 10분, 제주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중앙에서 부산의 패스미스를 틈타 공을 따낸 제주는 페드로가 패널티 박스 부근에서 침투하는 송진형을 봤고 바로 찔러줬다. 송진형은 수비 1명을 제치며 슈팅 찬스를 맞이했지만 타이밍을 놓쳤으며 결국 비어있는 강수일에게 패스를 했다. 그러나 이미 각도가 좁혀져 있어 강수일의 슈팅은 이범영 골키퍼에게 막혀버렸다. 이날 제주는 비슷한 상황에서 수많은 기회를 놓쳤다. 확실한 마무리는 방울뱀 축구의 완성이다. 서동현, 박기동 등 공격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좀 더 세밀하게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부산의 공격>
후반전 들어 제주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부산은 후반 25분 경 약 두 번의 공격을 통해 제주를 위협했다. 후반 24분, 제주 진영에서 박종우가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그리고 26분, 박스 안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에 이어 임상협이 슈팅을 했지만 살짝 빗맞으며 박준혁 골키퍼에게 정면으로 안겼다.
<박경훈 감독의 ‘신의 한수’. 통했다>
후반 28분, 박경훈 감독은 강수일을 빼고 배일환을 투입했다. 그리고 배일환은 투입 1분만에 ‘0’의 균형을 깨트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후반 29분, 송진형의 패스를 받은 배일환은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순간적으로 부산의 수비가 흐트러졌고, 윤동민이 양준아를 프리로 놔두면서 양준아는 여유있게 헤딩으로 골망을 가르는데 성공했다.
[택배 크로스로 양준아의 득점을 도운 배일환]
박경훈 감독의 ‘신의 한수’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양준아의 포지션 변화와 깜짝 출장, 적절한 시점에서의 배일환 투입. 결국 양준아는 이번 시즌 첫 출장에 이어 풀타임을 뛰었고 이날 MOM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배일환은 시즌 2호 도움을 기록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양준아]
제주와 부산은 각각 한 차례씩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득점 사냥에는 실패했고, 더 이상 추가골이 터지지 않으며 결국 제주가 승점 3점 확보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후 양준아는 “일환 형이 좋게 올려줬고, 단지 머리만 갖다 댔을 뿐”이라며 동료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12,826명의 관중이 찾아왔으며, 결국 박경훈 감독의 주황색 염색 공략은 이날도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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