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과 제주의 2012 K리그 8라운드 경기는 ‘펠레 스코어’를 기록하며 제주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는 포항은 신형민이, 제주는 권순형이 제외되며 양팀 중원이 100% 전력이 아니었다. 그러나 포항은 황진성, 황지수가 투입되었고 제주는 송진형과 함께 정경호, 오승범이 출전해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 하이라이트만 봤을 때는 포항의 점유율이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승부는 결정력에서 갈렸다. 슈팅은 포항이 16개로 8개를 기록한 제주보다 2배가 더 많았다. 그러나 유효슈팅은 포항 6개, 제주 5개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제주는 수비를 단단히 하며 빠른 역습을 통해 정확한 골 결정력으로 승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포항은 전반을 3-1로 뒤진채 끝냈지만 후반 초반 3-2까지 따라갔고 패널티 킥을 얻어냄으로서 동점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한동진 GK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다.

 

1. 전반전은 산토스의 독무대.

 

 이날 경기의 MOM은 제주의 산토스였다. 산토스는 전반에만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은 것은 포항이었다. 포항은 전반 7분 김진용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이후에도 고무열의 아쉬운 두 차례의 슈팅으로 제주를 압박했다. 그러나 제주는 유기적인 패스로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전반 21분, 송진형이 띄어준 볼을 서동현이 가슴 트래핑으로 산토스에게 연결했고 산토스가 침착하게 포항의 골망을 갈랐다. 실점을 허용한 포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27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아사모아가 헤딩으로 동점에 성공한 것이었다. 이후 양팀은 산토스와 황진성이 각각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전반 43분, 산토스가 패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올려준 공을 자일이 헤딩으로 마무리 시키며 제주가 역전에 성공했다. 또한 2분 뒤인 전반 45분에는 산토스가 직접 포항의 백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골문으로 밀어 넣으며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산토스는 현재까지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8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 도움 1위, 공격 포인트 1위의 기록이다. 인천과의 개막전 이후 골이 없어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지난 대전전에 이어 포항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앞으로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2. 황선홍 감독의 용병술, 그리고 지쿠.

 

 1-3으로 뒤진채 후반을 맞이한 포항은 황지수 대신 지쿠를 투입하며 추격의 의지를 불태웠다. 황선홍 감독의 교체카드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지쿠가 만회골을 터트린 것이었다. 후반 12분, 고무열이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중앙으로 밀어준 패스를 지쿠가 논스톱 왼발 슛으로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쿠는 리그 7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며 이동국, 라돈치치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를 달렸다. 지쿠는 스피드와 개인기 등에서 특출난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순도 높은 골 결정력으로 포항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3. 한동진의 PK 선방.

 

 황선홍 감독의 지쿠 카드도 100%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포항은 만회골을 터트린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노병준이 홍정호로부터 패널티 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지쿠의 패널티 킥을 한동진 GK가 선방하며 동점에 실패했다. 한동진은 최근 제주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수문장으로서 이날도 역시 많은 선방을 기록하며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공중볼 처리에서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4. 제주 박병주의 퇴장.

 

 이후 경기 막판까지 양 팀은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포항은 조찬호를 투입하며 동점골 사냥에 나섰고, 제주 또한 산토스의 슈팅과 세트피스를 활용해 끊임없이 포항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결국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쫓고 쫓기던, 치열한 두 팀간 승부는 결국 제주의 3-2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박병주의 퇴장은 제주에겐는 아쉬운 부분이다. 제주는 주전 수비수 마다스치가 부상을 당하며 수비 안정력이 흔들렸지만 박병주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최근 제주의 무실점 수비에 큰 기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경기가 제주의 진정한 천적, FC 서울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복잡한 문제가 된다. 이날 경기에서 신인인 한용수가 데뷔전을 치르며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큰 경기에서는 경험과 노련미를 갗춘 선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제주로서는 마다스치의 빠른 부상회복에 기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서울 전에서는 원 소속팀과의 경기에서 출전 불가라는 계약 조건으로 인해 송진형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포항과의 중요한 일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서울과의 경기를 앞두고 제주가 암초를 만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