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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명칭이 기존의 'K리그'에서 1부리그는 'K리그 클래식'으로, 2부리그는 'K리그 챌린지'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1부리그와 2부리그를 'K리그'라 통칭한다.
프로스포츠 최초 1,2부리그 업다운 시스템 원년이기도 한 올 시즌.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23세 이하 선수 1명 이상 의무적 엔트리 포함'을 들 수 있다. 이 제도의 목적은 어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한국 축구 전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지난 3월 2일 개막전부터 신인 선수들이 득점포를 터트리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생애 단 한번 뿐이라는 이유로 신인왕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역대 신인 선수들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영향력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신인왕은 포항의 이명주가 차지했다. 이명주는 지난 시즌의 활약으로 올 시즌 또한 포항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서울과의 개막전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등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는 없을 것처럼 느껴졌다.
2013 K리그 클래식이 2라운드가 지난 지금.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각각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등 '의무적' 엔트리 포함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가장 ‘핫’한 신인으로 떠오른 4명의 선수를 살펴보자.
2013 K리그 클래식 1호골의 주인공, 대구 한승엽
대구는 개막전 상대가 울산이었다. 지난 시즌 철퇴축구로 아시아 정상에 오른 울산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울산이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는 울산의 2-1 승리. 그러나 이날 주인공은 동점골을 터트린 울산의 김치곤도, 역전골의 주인공 김신욱도 아니었다. 바로 대구의 신인 공격수 한승엽이었다. 한승엽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득점을 기록하는 등 역대 팀 개막전 데뷔 최단시간 골을 갈아치웠다.
<2013 K리그 클래식 1호골 주인공, 대구 한승엽 ⓒ대구FC>
그는 중앙선 부근부터 20m를 단독 드리블 한 후 아크 서클에서 시원스런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울산 골키퍼 김영광 조차 반응할 수 없는 정교하고 빠른 중거리 슛이었다. 한승엽은 188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 장악 능력은 물론 민첩성과 스피드, 투지까지 갖춘 타겟형 스트라이커로 올 시즌 대구의 최전방에서 이진호와 함께 많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NO.1 GK' 정성룡을 뚫다, 성남 황의조.
개막전 당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기는 바로 성남과 수원의 '마계대전' 더비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샛별 탄생을 예고하듯 신인 선수가 사고를 쳤다. 경기는 서정진의 활약으로 수원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러나 성남의 신인 황의조는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이 지킨 수원의 골문을 가르는 등 깜짝 활약을 하며 시선 집중을 한 몸에 받았다.
<대형 공격수 탄생, 성남 황의조 ⓒ베스트일레븐>
전반 23분, 성남 김태환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수원의 중앙 수비수들은 볼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공은 황의조의 발 앞으로 왔고 침착하게 골문으로 밀어 넣으면서 '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을 기록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침착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황의조는 2라운드 제주 원정에서도 선발로 경기에 출장해 제주의 수비를 위협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익수 감독은 물론 성남의 선수들은 "황의조가 23세 이하 선수이긴 하지만 기량은 그 이상이다"라고 말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임을 강조했다. 앞으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인천의 이니에스타'를 꿈꾼다, 인천 이석현
서울과 인천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 이 날 경기의 이슈는 바로 ‘1위들의 맞대결’이었다. 서울은 지난 시즌 스플릿 상위그룹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인천은 19경기 무패를 기록하는 등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주며 하위 그룹에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인천의 이니에스타를 꿈꾸는 이석현 ⓒ인터풋볼>
그러나 승패는 갈렸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인천의 승리였다. 특히 인천의 이석현은 1-0으로 뒤지고 있던 전반 35분 강력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신인왕 경쟁에 합류했다. 이석현은 중원에서 서울의 수비를 간단하게 제친 후 먼 거리에서 슛을 시도했고 무회전으로 날아간 볼은 김용대가 잡았다 놓치며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 행운의 골이었지만 이후에도 이석현은 넓은 시야와 패싱 능력으로 종횡 무진했다.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인천으로써는 이석현의 활약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고대 앙리’ 살아 있네, 서울 박희성
박희성은 고려대 시절 꽤 촉망 받던 공격수다.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8강 멤버이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고대 앙리'라는 닉네임 또한 얻었다. 그러나 2012 런던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 모습을 감추며 서서히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이젠 '고대 앙리'가 아니고 '서울 앙리'다. 박희성 ⓒ포포투>
그러나 지난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알렸다. 2-1로 뒤지고 있던 서울 최용수 감독은 조커로 박희성을 투입했고, 박희성은 후반 23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대에 바로 보답했다. 왼쪽에서 높이 올라온 아디의 크로스 볼을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위치 선정과 결정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비록 팀은 역전패를 당했지만 팬들은 잊혀진 유망주의 부활을 기대했다.
또 누가 있을까?
이외에도 연습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는 등 잘생긴 외모로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울산의 박용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제주의 김봉래, 포항의 유스시스템이 배출해낸 박선주 등 숨겨진 보석들이 신인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새로운 신성의 출현은 팬들에게 설레임을 안긴다. 이동국, 송종국, 이천수, 정조국, 박주영의 공통점은 모두 유럽 무대를 한번 쯤 밟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K리그 신인왕 출신이다. 2013년 신인왕 출신이 훗날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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