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명칭이 기존의 'K리그'에서 1부리그는 'K리그 클래식'으로, 2부리그는 'K리그 챌린지'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1부리그와 2부리그를 'K리그'라 통칭한다.

프로스포츠 최초 1,2부리그 업다운 시스템 원년이기도 한 올 시즌.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23세 이하 선수 1명 이상 의무적 엔트리 포함'을 들 수 있다. 이 제도의 목적은 어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한국 축구 전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지난 3월 2일 개막전부터 신인 선수들이 득점포를 터트리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생애 단 한번 뿐이라는 이유로 신인왕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역대 신인 선수들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영향력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신인왕은 포항의 이명주가 차지했다. 이명주는 지난 시즌의 활약으로 올 시즌 또한 포항의 핵심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서울과의 개막전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등 흔히 말하는 ‘2년차 징크스’는 없을 것처럼 느껴졌다.

2013 K리그 클래식이 2라운드가 지난 지금.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각각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등 '의무적' 엔트리 포함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가장 ‘핫’한 신인으로 떠오른 4명의 선수를 살펴보자.


2013 K리그 클래식 1호골의 주인공, 대구 한승엽


대구는 개막전 상대가 울산이었다. 지난 시즌 철퇴축구로 아시아 정상에 오른 울산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울산이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는 울산의 2-1 승리. 그러나 이날 주인공은 동점골을 터트린 울산의 김치곤도, 역전골의 주인공 김신욱도 아니었다. 바로 대구의 신인 공격수 한승엽이었다. 한승엽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득점을 기록하는 등 역대 팀 개막전 데뷔 최단시간 골을 갈아치웠다.

 

<2013 K리그 클래식 1호골 주인공, 대구 한승엽 ⓒ대구FC>


그는 중앙선 부근부터 20m를 단독 드리블 한 후 아크 서클에서 시원스런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울산 골키퍼 김영광 조차 반응할 수 없는 정교하고 빠른 중거리 슛이었다. 한승엽은 188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 장악 능력은 물론 민첩성과 스피드, 투지까지 갖춘 타겟형 스트라이커로 올 시즌 대구의 최전방에서 이진호와 함께 많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NO.1 GK' 정성룡을 뚫다, 성남 황의조.


개막전 당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기는 바로 성남과 수원의 '마계대전' 더비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샛별 탄생을 예고하듯 신인 선수가 사고를 쳤다. 경기는 서정진의 활약으로 수원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러나 성남의 신인 황의조는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이 지킨 수원의 골문을 가르는 등 깜짝 활약을 하며 시선 집중을 한 몸에 받았다.

 

<대형 공격수 탄생, 성남 황의조 ⓒ베스트일레븐>


전반 23분, 성남 김태환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수원의 중앙 수비수들은 볼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공은 황의조의 발 앞으로 왔고 침착하게 골문으로 밀어 넣으면서 '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을 기록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침착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황의조는 2라운드 제주 원정에서도 선발로 경기에 출장해 제주의 수비를 위협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익수 감독은 물론 성남의 선수들은 "황의조가 23세 이하 선수이긴 하지만 기량은 그 이상이다"라고 말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임을 강조했다. 앞으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인천의 이니에스타'를 꿈꾼다, 인천 이석현


서울과 인천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 이 날 경기의 이슈는 바로 ‘1위들의 맞대결’이었다. 서울은 지난 시즌 스플릿 상위그룹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인천은 19경기 무패를 기록하는 등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주며 하위 그룹에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인천의 이니에스타를 꿈꾸는 이석현 ⓒ인터풋볼>


그러나 승패는 갈렸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인천의 승리였다. 특히 인천의 이석현은 1-0으로 뒤지고 있던 전반 35분 강력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신인왕 경쟁에 합류했다. 이석현은 중원에서 서울의 수비를 간단하게 제친 후 먼 거리에서 슛을 시도했고 무회전으로 날아간 볼은 김용대가 잡았다 놓치며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 행운의 골이었지만 이후에도 이석현은 넓은 시야와 패싱 능력으로 종횡 무진했다.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인천으로써는 이석현의 활약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고대 앙리’ 살아 있네, 서울 박희성


박희성은 고려대 시절 꽤 촉망 받던 공격수다.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8강 멤버이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고대 앙리'라는 닉네임 또한 얻었다. 그러나 2012 런던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 모습을 감추며 서서히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이젠 '고대 앙리'가 아니고 '서울 앙리'다. 박희성 ⓒ포포투>


그러나 지난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알렸다. 2-1로 뒤지고 있던 서울 최용수 감독은 조커로 박희성을 투입했고, 박희성은 후반 23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대에 바로 보답했다. 왼쪽에서 높이 올라온 아디의 크로스 볼을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위치 선정과 결정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비록 팀은 역전패를 당했지만 팬들은 잊혀진 유망주의 부활을 기대했다.


또 누가 있을까?


이외에도 연습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는 등 잘생긴 외모로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울산의 박용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제주의 김봉래, 포항의 유스시스템이 배출해낸 박선주 등 숨겨진 보석들이 신인왕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새로운 신성의 출현은 팬들에게 설레임을 안긴다. 이동국, 송종국, 이천수, 정조국, 박주영의 공통점은 모두 유럽 무대를 한번 쯤 밟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K리그 신인왕 출신이다. 2013년 신인왕 출신이 훗날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기대해본다.



2012년 3월 4일 15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1라운드 경기가 있었다. 허정무 감독의 인천은 시즌을 앞두고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들인 김남일과 설기현을 영입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팀이었다. 그러나 제주는 주전의 대부분이 이적과 군입대 등으로 이탈하며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었다. 뚜껑을 열자 기대는 우려가 되었고 우려는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제주는 산토스를 중심으로 배일환, 자일, 호벨치의 공격력을 앞세워 시종일관 인천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결과는 3대1 제주의 승리였다.

1. 2012년 K리그를 뒤흔들 제주의 'Fantastic4'

이날 제주 공격진의 점수는 백점이었다. 산토스는 최전방 공격수 바로 밑에서 처진 공격수 역할을 하며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MOM에 선정되었다. 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역시 제주의 에이스였다. 단신이면서도 빠른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트렸으며 양쪽에 윙포워드들과의 호흡도 잘 맞아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팀을 이탈했다 다시 돌아온 자일은 지난 시즌 상반기에 보여준 것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킥이 장점인 그는 산토스의 골을 어시스트했으며 직접 골까지 넣으며 제주 팬들에게 작년의 민폐를 실력으로 갚았다.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 호벨치는 이날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로 다른 공격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스타는 산토스도 자일도 아니었다. 배일환. 많은 팬들에게 낯선 이름일 것이다. 지난 해 입단해 컵 대회 2경기 출전에 그친 배일환은 오늘 정규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과 팀의 시즌 첫골, 그리고 승리까지 쟁취하며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왼쪽에서 송진형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집어 넣으며 경기장을 함성으로 가득 채운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 까지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골대를 맞추는 등 오른쪽 터치라인을 지배했다.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 그 자체였다.


2. 권순형-송진형, '美드필더 듀오' 경기장 안팎으로 팬심을 사로잡다.

제주에게는 '구자철,박현범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 다녔다. 지난해에는 오승범-김영신 등 여러 선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즌을 앞두고 강원에서 권순형을 데려오더니 프랑스 2부리그에서 뛰던 송진형까지 영입했다. 먼저 술렁이기 시작한 것은 그들의 축구실력에 반한 남성팬들이 아닌 여성팬들이었다. K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외모를 소유한 이들은 제주의 여성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장에서는 남성팬들이 열광했다. 경기조율과 운영, 수비수들과의 호흡, 좌우로 시원하게 전개해주는 롱패스, 칼같은 전진패스 등 이제 그립기만한 구자철, 박현범을 잊기에는 충분했다. 대학시절 넘버원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쳤던 권순형과 기술력이 좋은 해외파 출신 송진형. 중원싸움은 정혁, 김남일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3. 최원권-홍정호-마다스치-허재원의 4백, 높다. 견고하다. 빠르다.

국가대표급 수비 라인이다.  2년간 제주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캡틴' 김은중이 강원으로 떠났다. 그리고 올림픽 대표 출신 베테랑 수비수 최원권이 주장 완장을 이어받았다. 이미 그는 K리그에서 증명된 측면 수비수다. FC서울에서 상무를 거쳐 작년에 제주에 둥지를 틀었지만 부상으로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올해는 다르다. 동계훈련에서 만들어진 몸은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코칭스텝과 후배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의 중책을 맡은 최원권은 시즌을 앞두고 제주를 얕본 팀들에게 한방 먹이겠다고 이미 선포했다. 인천전은 시작이었다. 빠른 드리블로 측면을 지배한 그는 배일환과의 호흡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틈만 나면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날카로운 크로스로 인천 수비진을 위협했다. 국가대표 재승선도 노려볼만하다! 홍정호는 두말할 필요없는 한국 최고의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이다. 2012년에 있는 런던 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해외진출도 노리고 있다. 각급 대표팀 차출로 인한 혹사. 즉, 부상만 피해간다면 올해도 역시 최고의 활약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호주 출신 수비수 마다스치는 세리에a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실력파다. 그리고 홍정호와의 호흡도 괜찮다. 홍정호, 마다스치 중앙 수비수 라인 앞에서 인천의 공격은 무용지물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전에 설기현을 투입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허재원은 제주의 새로운 얼굴이다. 지난 해 광주에서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으며 베스트 일레븐 후보에도 올라가며 검증이 끝난 선수이다. 이날도 활발한 오버래핑과 강력한 수비력으로 인천의 공격수, 수비수 모두 당황케하며 자신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제주의 수비진은 1골을 실점했다. 후반 종료 직전 인천 김태윤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을 들어간 것이다. 집중력의 문제였다. 시즌이 진행되고 정신만 차린다면 문제될 것이 없는 장면이었다. 그만큼 제주의 수비력은 괜찮았다 할 수 있다.


볼 점유율 53-46. 제주 박경훈 감독이 추구하는 방울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 점유율이다. 권순형, 송진형 등 중앙 미드필더의 볼 점유부터 시작해 빠른 스피드로 산토스 등 공격진으로 이어지는 원샷원킬의 제주산 방울뱀들은 이미 인천이라는 다크호스를 잡는데 성공했다. 슈팅숫자도 19-9로 화끈한 공격력을 선사하며 팬들에게 신바람 나는 축구의 기대감을 품어줬다. 제주의 K리그 2라운드 경기는 부산원정이다. 부산은 수원과의 경기에서 수원에서 파상공세를 모두 막아내며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다. 제주의 방울뱀 축구가 부산에서도 구현될지 기대가 된다.



저는 전문가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축구팬입니다. 당연히 제 리뷰는 아마추어 수준의 글이고 잘못된 정보가 가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해주시고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K리그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K리그는 지금까지와 달리, 내년부터 시행되는 승강제의 시작을 알리는 스플릿 시스템이 적용된다. 더욱 더 흥미진진해지는 K리그. 그리고 리그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3월 4일 1라운드 경기의 관점 포인트 몇가지를 미리 살펴보자.

                                   (산토스와 정혁은 올해도 역시 제주와 인천의 키 플레이어다. ⓒ연합뉴스)

1. 역대 통산 전적 7승9무7패 동률...최근 4경기 2승2무 제주 우세

제주와 인천은 현재까지 7승 9무 7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 부임 후 제주는 인천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4경기만을 봤을 때 2승 2무로 앞서고 있으며,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시즌 10월 22일 마지막 경기에서도 제주 홈 경기에서도 인천이 카파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강수일과 산토스가 득점에 성공하며 제주의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특히 이날은 쓰러졌던 신영록 선수가 제주에 돌아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던 날이기도 하다.

2. '2002 영웅들의 귀환' 인천의 반란 시작될까?

인천은 겨울이적시장에서 가장 'hot'한 팀이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매경기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며 울산을 K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스나이퍼' 설기현을 영입했으며, 인천에서 자란 김남일은 허정무 감독, 송영길 시장의 끈질긴 권유로 인천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선수 모두 2002년 월드컵 당시 등번호인 9번과 5번을 배정받음으로써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선수는 명품조연을 자청하며 어리고 경험없는 선수들에게 멘토역할을 해주며 인천의 돌풍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3. 제주의 '세대교체'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2010년 준우승을 달성한 이후로 제주는 지난 해 침체기를 겪었다. 구자철의 독일 진출, 박현범의 수원 이적 등 2010년 준우승 멤버 주축들의 공백으로 인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지난 시즌이 종료되고 김호준,배기종,김영신,강준우가 군 입대했으며 '캡틴' 김은중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강원으로 이적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빠지고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강원으로부터 권순형을 영입했으며, 프랑스 2부리그에서 뛰던 송진형, 그리고 송호영,정경호,정석민,서동현 등 젊고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특히 구자철, 박현범의 공백으로 계속해서 지적되던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보강하며 약점을 보완했다. 많은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갔다. 걱정되는 것은 '팀워크'이다. 제주는 김은중의 이적으로 올림픽대표 출신 최원권이 주장에 임명되었다. 제주는 주장 최원권을 중심으로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좋은 경기력을 통해 Again 2010을 외치고 있다.

4. 산토스-자일-호벨치-마다스치의 제주, 번즈-페르디난도-이보의 인천

외국인 선수는 팀의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제주는 K리그 3년차를 맞게 되는 수준급 용병 산토스가 올해도 팀의 공격을 이끈다. 산토스는 이미 K리그 특급 외국인 선수 중 한명으로 지난해 김은중이 부진에 빠질 떄도 홀로 고군분투하며 꾸준히 득점을 해준 선수다. 올 시즌 제주의 축구를 '방울뱀 축구'라고 표현한 박경훈 감독은 올해도 역시 산토스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일은 제주 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지난 해 초반만 하더라도 경기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향수병과 적응실패라는 이유로 팀을 무단이탈했고 리그 막바지에는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가족들이 함께 제주도로 왔고 본인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미 실력은 검증이 된 선수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수비 1명은 쉽게 제칠 수 있는 개인기 또한 갖고 있다. 멘탈이 보완됐으니 올해는 제주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또한 박지성-이영표와 PSV 아인트호벤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브라질 용병 호벨치가 있다. 빠른 발과 순도 높은 골결정력이 장점인 호벨치는 이미 전지훈련에서 득점감각을 끌올리고 있다. 조커로 경기장에 나와 한방을 터트려줬던 네코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올 시즌은 호벨치라는 새로운 조커를 잊으면 안될 것이다. 호주 출신 마다스치는 이탈리아와 스코틀랜드를 거친 수준급 선수다. 중앙수비수로서 신체조건이 좋아 제공권 능력이 있으며 시야도 넓어 홍정호와 좋은 콤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샤에 이어 호주 출신 K리거 AFC 올해의 선수가 또 다시 탄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천은 호주 출신 네이슨 번즈와 더불어 브라질 출신의 페르디난도와 이보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인천의 외국인 선수들은 기대이하였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전원 교체하였다. 번즈는 호주 A리그에서 데뷔해 그리스에서도 뛰었던 선수로서 공격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공격수이다. 득점력도 뛰어나지만 특히 도움이 많은 점이 장점이다. 인천의 공격을 이끌 주요 선수이다. 페르디난도는 브라질 출신으로서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베테랑 미드필더이다. 중거리슛과 날카로운 패싱력을 갖춘 선수로서 정혁과 함께 인천의 중원을 책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는 브라질 2부리그 출신으로서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키는데 큰 공을 세운 선수이다. 인천의 관계자에 의하면 이보가 인천의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과연 2012 K리그 양 팀의 첫 경기. 승리 팀은 제주일까? 인천일까?
올 시즌 첫 '유나이티드 더비'가 기다려진다.

 2011년 3월 6일 일요일, 오늘은 겨울동안 기나긴 동면(冬眠)을 하던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나 땅위로 올라온다하여 경칩(驚蟄)이라 불려지는 날이다.
 그리고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와 같이 지난 2010년 12월 이후로 약 3개월 동안 넘치는 축구열정을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축구팬들에게도 오늘은 녹색 잔디의 그라운드가 펼쳐진 경기장으로 뛰쳐나가는 경칩, 바로 그 날이었다. 

 나 또한 경칩을 맞이하여 제주 유나이티드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가 열리는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가기 위하여 몇 일전부터 굳은 결심을 하고 올레길 7-1코스를 완주하여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축구를 보기까지는 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야만 했다. k리그 개막을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나는 전날부터 설레임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이청용이 출전한다고 한 볼턴과 아스톤 빌라의 경기를 보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마치 중학교 때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들어 이불속에서 소리 없는 몸부림을 쳤던 그 시절처럼 내 몸은 제주의 돌처럼 단단히 굳어버렸다. 하지만 k리그 개막전에 대한 나의 축구 열정은 달콤한 솜사탕 같은 아침잠을 이겨내어 축구 경기장을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침을 굶은 탓인지 배고픔이 밀려왔으며 날씨는 오늘같이 중요한 날 하필이면 빗방울을 한방울, 한방울 하늘에서 하나님이 손수 지상에 떨어트려주시고 계셨다.


< 기다렸다! k리그! 조금씩 밀려들기 시작하는 제주의 홈 관중들>

'홈 경기 리콜제‘에 대한 기대감, 그러나...
 
 아침부터 제주도는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주룩주룩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가 아닌 말 그대로 약간의 빗방울이었다. 하지만 올레길을 걷고 있었던 나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고 제주의 k리그 개막전을 즐기러가는 축구팬들에게도 쌀쌀한 추위를 제공하는 불청객이었다.
 
지난 3월 1일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E조 첫 경기인 제주와 중국 C리그의 텐진 터다와의 경기에서 제주가 홈 구장에서 패배를 함에 따라 바로 오늘(6일) 부산과의 k리그 개막 경기에서는 k리그 최초로 ‘홈 경기 리콜제’가 시행되었다.

이 제도는 당일 입장권을 구입한 유료관중에게만 혜택이 주어지고 홈인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패배를 하게 된다면 패한 경기의 다음 경기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제도로서 제주 구단의 관중 유치 도모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다. 이전 경기에 입장권을 구입한 유료 관중은 패배한 경기의 입장권을 출입구에 제시하면 별 다른 절차 없이 입장할 수 있다. 연간회원에게도 패배한 경기 후 홈 경기 리콜 티켓을 한 장씩 지급한다. 단 또 다시 패했을 경우 그 다음 경기에는 정상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 열린 개막전에서는 ‘홈 경기 리콜제’ 라는 파격적인 관중 유치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짖궂은 날씨 때문인지 큰 효과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빗방울은 그치기 시작했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4,172명의 축구팬들이 제주와 부산의 경기가 열리는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 찾아 주었다. 하지만 지난 1일 텐진 과의 경기에서 4,638명이 찾아와서 내심 ‘홈 경기 리콜제’의 효과를 기대했던 제주 구단의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왔을 것이다. 지난 시즌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의 평균관중수인 약 54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관중의 숫자였다.

제주 구단의 ‘홈 경기 리콜제’는 구단이 제시한 전략 중 정말 파격적인 전략이었지만 제주 도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하였다. 오늘 또한 개막전이라고 하기 무색할 만큼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행사와 이벤트는 찾아볼 수가 없었을 정도로 도민들에게 다가가는 ‘스킨십 마케팅’의 부족함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었다. 유일하게 경기장 밖에서 진행된 행사는 경기장 입구에서 어린 축구 팬들을 위해 지정된 구멍에 공을 차서 넣는 것이었지만 이마저도 사람들의 냉소로 이어졌다.


<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기가 시작되기 전 축구팬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간단한 행사에 참여하여 즐기고 있다. >
 
 또한 경기 시작 전 제주 출신 연기자인 고두심씨의 제주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한마디와 시축이 이어졌으나 어린 축구팬들을 포함한 관중들은 개막전인데 공을 하나도 관중석으로 차주지 않나며 비난의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리고 제주 유나이티드의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홍보관’은 선수들의 이름과 마킹이 되지 않은 유니폼만을 판매하고 있어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구입하려면 인터넷 주문을 해야 될 수밖에 없어 큰 불편함을 안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제주 유나이티드는 작년과 비교하여 변화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만 같았다.


제주의 k리그 개막! 뚜껑 열리고 나니...
 
 경기가 시작되고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방문한 축구팬들은 지난해와 비교하여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었다. 지난해는 10대~40대 남성들이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하였지만 지난해의 준우승 돌풍으로 인하여 오늘 개막전에서는 남녀노소,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었다.
 
차분한 목소리로 손자 같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할아버지와 가족들과 새우튀김을 먹으며 아들들에게 왜 큰소리로 응원하지 않냐며 다그치는 아버지, 제주 유나이티드 응원으로 동창회를 시작한 어머니들, 그리고 파란 눈동자와 금발머리를 가졌지만 오렌지색 제주 유니폼을 입고 어색한 말투로 ‘제주~!’를 외치는 외국인들까지 다양한 팬들이 경기장을 방문해주었다. 비록 관중 숫자는 예상보다는 적었지만 앞으로 2011년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는 풍경이었다.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그 자리에서 제주를 응원하는 제주의 서포터즈! >

‘훌륭한 경기와 승리보다 좋은 마케팅은 없다’ 

 아마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의 관중 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늘 보여준 경기력은 오늘 경기장을 찾아준 4천여 명의 관중들을 사로잡았으며 이 경기력이 계속하여 이어진다면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제주는 전반 초반 이요한의 패스를 받은 박희도를 수비가 놓치며 실점을 허용하지만 김은중의 패스를 받은 산토스의 동점골과 오른쪽 측면부터 단독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친 후  역전골까지 성공시킨 배기종의 활약으로 쌀쌀한 날씨에도 관중들은 뜨겁게 경기장을 달구었다.


비록 경기 종료 후 부산의 원정 팬의 물병을 던지는 도발에 넘어간 제주의 홍정호 선수가 주먹 감자 세레모니로 퇴장을 당하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홍정호 선수는 인천과의 다음 경기에서 출전할 수 없으며 프로축구연맹의 추가적인 징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1년 제주, 돌풍 아닌 봄바람이 되자


 지난 2010년 제주는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와 제주 팬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돌풍이 아닌 따뜻하고 시원한 봄바람과 같이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할 것이다.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경기 당일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 등으로 직접 피부로 소통하는 스킨십 마케팅이 빠르고 넓게 실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단지 월드컵 경기장을 축구만 보고 떠나는 형식이 아닌 k리그 경기가 있는 날 올레길을 걷고 축구 경기를 보며 하루의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 또한 괜찮을 것이다. 지역 특색을 살려 제주를 홍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제주 유나이티드가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제주지역 도민들의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이 있다. 제주 팬들은 과연 이번 시즌 ‘홈 경기 리콜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오늘 경기력으로 보았을 때 한동안 경기장을 입장 할 때는 꼬박 꼬박 입장권을 구매하여 입장하여야 할 것 같다.


2011년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