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수원 블루윙즈를 그들의 안방인 빅버드에서 꺾으며 또 다시 '천적'임을 증명했다. 지난 3월 17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3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경기에서 포항이 김원일, 박성호의 연속골로 수원에 2-1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수비를 견고히 하고 이명주, 신진호, 조찬호, 황진성 등의 빠른 역습과 세밀한 플레이, 골 결정력으로 수원을 압도했다.  반면 수원은 경기 초반 김두현의 부상과 골대 불운 등으로 패배의 쓴맛을 삼켜야만 했다.


<선제골을 성공시킨 포항의 김원일과 동료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예기치 못한 악재, '캡틴' 김두현의 부상>


포항은 전반 초반부터 전,후방을 가리지 않는 강력한 압박으로 수원을 압도했다. 그리고 전반 9분, 수원의 김두현이 갑자기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통증을 호소한 김두현은 곧바로 이현웅과 교체됐다. 수원은 김두현의 부상 아웃으로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공수 밸런스 또한 급속도로 무너졌다. 팀의 중심이 쓰러지자 수원은 무기력한 플레이를 이어갈 뿐이었다. 


수원의 홈임에도 불구하고 전반 초반 포항은 이명주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갔다.


<'해병대 예비역' 김원일의 선제골>


야금야금 공격을 펼쳐가던 포항은 전반 22분 수원 진영에서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코너킥 키커는 '황카카' 황진성. 그리고 황진성의 발을 떠난 볼은 문전에서 김원일이 방향만 바꿔놓는 감각적인 헤딩 슛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순간적으로 돌아 들어오는 김원일을 보스나가 놓친 것이 화근이었고 정성룡 골키퍼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수원의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미사일' 빅버드를 가르다>


수원의 보스나는 강력한 수비보다도 무시무시한 중거리 슛으로 더 유명하다. 지난 해 보스나가 터트린 캐넌슛은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날도 보스나는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포항 신화용 골키퍼를 깜짝 놀래키는 미사일 슈팅을 선보였다. 전반 25분, 수원은 골대와의 40m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보스나의 프리킥은 신화용 골키퍼가 다급히 몸으로 막아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그리고 리바운드 볼을 곽희주가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신화용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다.


포항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공수밸런스를 유지했다. 올 시즌 포항을 떠올리면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것 먼저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경기력은 외국인 선수 부재를 별로 못느낄 정도의 높은 경기력을 보였다.


<'박니' 박성호, 쐐기를 박다>


전반 32분 포항의 우측 풀백 신광훈이 포항 진영에서 마르세유 턴 등 화려한 개인기로 수원의 수비를 단숨에 따돌렸다. 그리고 지체없이 전방에 박성호를 향해 공을 찔러줬다. 박성호는 완벽한 퍼스트터치, 그리고 보스나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냈고 오른 발로 공을 수원의 골문을 향해 밀어 넣으면서 추가골에 성공했다. 승리의 여신이 포항을 향해 미소짓는 순간이었다. 포항은 이후에도 조찬호의 두번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등 계속해서 수원의 골문을 두드렸다.


반면 수원은 중앙에서 이용래, 박현범 등 홀딩맨 역할을 수행했던 선수들의 공백이 아쉬웠다. 조찬호, 신진호 등의 포항의 역습을 제대로 끊어내는데 계속해서 실패했고 포항은 상대 센터백들의 뒷공간을 수시로 공략했다. 또한 김두현의 부상이탈로 세밀한 패스플레이와 마무리 또한 부정확한 모습을 보이며 우왕좌왕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수원 라커룸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후반전 들어 수원이 달라졌다. 전반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수원의 선수들은 후반전이 시작되자 강한 압박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포항을 위협했다. 후반 3분에는 최재수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라돈치치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흘렀다. 이후에도 수원은 점유율을 늘리며 측면에서 라돈치치의 머리를 겨냥한 크로스와 포스트플레이로 득점을 시도했다.


<스테보, 회심의 발리슛! 그러나 신화용의 선방>


후반 20분경 서정원 감독은 전술적인 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우선 중앙 미드필더 조지훈을 빼고 공격수 스테보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전개했다. 그리고 후반 28분, 센터서클에서 최재수가 찍어 올려주는 볼을 박스안에서 라돈치치가 정확히 머리로 떨어트려주었고, 스테보가 날카로운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신화용 골키퍼가 막아냈다. 


<계속되는 수원의 공세, 잘막아내는 포항>


수원은 추격골을 뽑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32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곽희주가 위협적인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신화용 골키퍼 정면으로가 무위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후반들어서부터 전술변화를 통해 수원의 경기내용이 좋았지만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연이어 보였다.


<오늘의 주인공, 빅버드 N석 부근 골대 크로스바>


전반전 포항 조찬호는 크로스바를 2번 맞췄다. 그리고 후반전 수원의 라돈치치, 조동건이 조찬호가 맞춘 곳을 3번 더 맞추는데 성공했다(?). 후반 35분, 패널티 박스 안에서 라돈치치의 강력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리바운드 볼을 조동건이 슈팅했지만 또 다시 바로 그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또한 경기 종료 전 라돈치치가 마음먹고 때린 슈팅이 다시 한번 똑같은 곳을 강타하며 웃지 못할 일이 연출됐다.


<포항의 유망주들, 선배들 하는거 잘봤지?>


포항은 몇 일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분요드코르 원정경기에 다녀왔다. 그러나 포항은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포항의 선수들은 분요도코르를 압도했고 2-1로 앞서다 경기 종료 바로 직전에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경기를 마쳤다. 경험 부족에서 나온 집중력 저하로 인해 동점골을 내줬지만 훌륭한 경기를 보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포항의 경험많은 선수들은 달랐다.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수원의 공세를 집중해서 막아냈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통해 실점을 하지 않으며 승리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인천, 전북에 골득실차로 따돌리며 1위에 올랐다. 또한 이날 승리로 수원과의 경기에서 최근 4연승을 기록하며 천적관계를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제주가 지난 라운드 전북에게 뺨을 맞고 수원에게 제대로 화풀이를 했다. 수원은 제주를 상대로 승리할 경우, 홈 9경기 연승과 선두탈환까지 가능했지만 무승부를 거두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선두권 혈투를 벌이고 있는 양 팀의 경기를 보기위해 이날 빅버드에는 23,593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전반 24분, 제주 송진형의 자책골로 앞서나간 수원이지만 후반 21분, 자일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수원은 대구를 꺾은 전북(승점 33)에 득실차에서 밀리며 3위로 하락했다. 패색이 짙었지만 기사회생하며 살아난 제주(승점 29)는 4위를 유지했다.

 

1. 전반전, ‘우세’ 수원, ‘열세’ 제주

 

전반전은 수원의 압도적인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수원은 이용래-박현범-오장은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며 중원을 장악했다. 전반 초반 오승범의 스루패스를 받은 자일의 슈팅이 골대를 맞는 등 기회를 내줬지만 이후에는 탄탄한 수비력과 중원에서의 볼 점유율을 높이며 제주를 위협했다.

 

특히 전반 11분, 보스나의 대포알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 한동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선제골 또한 수원의 몫이었다. 전반 24분, 이용래가 골대 부근으로 붙여서 올린 코너킥이 수비수에 시야를 뺏긴 송진형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되면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제주는 부상당한 정경호를 빼고 서동현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결정력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전반전을 마쳤다.

 

2. 후반전, 하프타임 때 제주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반전 제주의 플레이는 누가봐도 ‘홈 극강’ 수원에게 압도당한 모습이었다. 지난 경기들과는 다르게 5-3-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제주는 전반 초반까지는 수원의 공격을 잘 버텼지만 어이없는 실점을 허용한 후 정경호를 빼며 서동현을 투입하는 등 기존의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제주는 거짓말처럼 달라진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후반 21분, 자책골을 넣은 송진형이 ‘속죄 도움’을 기록했다. 수원의 우측 측면을 드리블 돌파로 붕괴시킨 송진형은 넘어지면서도 볼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쇄도하던 자일이 정확하게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며 기다리던 동점골이 터졌다. 이후에도 제주는 수원을 상대로 좋은 기회를 맞이하였지만 오프사이드와 골 결정력 부족으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수원은 23일(토) 강원 원정을, 제주는 이날 ‘선두’ 서울을 꺾은 포항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17라운드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6월 17일 19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수원과 제주가 2012 K리그 16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수원은 올 시즌 홈에서 8연승을 거두며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제주는 지난 15라운드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일격을 당하며 잠시 주춤거리는 상황이다.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은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서동현의 역전골로 제주가 승리를 챙겼다.

홍정호가 빠졌지만 브라질 선수들을 앞세운 제주와 ‘영혼의 투톱’ 라돈치치와 스테보가 건재한 수원. 승점 3점은 누가 챙길까? 흥미진진한 선두권 싸움도 이날 경기를 한층 더 재밌게 해주는 요인이다.

 

1. 상대전적

 

수원은 제주와의 역대전적에서 29승 12무 18패를 기록하고 있다. 1승만 거두면 통산 30승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지난 시즌 3번의 맞대결과 올 시즌 1번의 맞대결을 따져보면 방심할 수가 없다. 제주는 수원의 천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제주와의 맞대결은 1승 1무 1패. 올 시즌 초 제주 원정경기에서는 서동현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올 시즌 홈에서 8연승을 달리며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지난 상주와의 경기에서 2득점을 기록하며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스테보와 라돈치치, 에벨톤C 등은 제주의 골문을 위협할 것이다.

 

반면 제주는 최근 원정경기에서 부진하는 것이 위험요소다. 최근 제주는 원정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을 기록하고 있다. 홈에서 ‘극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수원과의 맞대결을 홍정호없이 치러야한다는 것 또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 수원, ‘감귤주스’ 통한 역대 통산 30승 기원

 

제주에게 역대 통산 30승을 앞두고 있는 수원은 이밖에도 다양한 기록에 도전한다. 올 시즌 홈에서 8승을 거두며 홈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수원은 제주에 승리를 거둬 홈 경기 전승 기록을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또한 제주전 승리와 함께 홈 경기 29경기 연속 득점 기록 경신을 노리고 있다.

 

수원은 2010년 10월 9일 전남과의 홈경기 1:0 승리를 시작으로 지난 5월 20일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2:1 승리까지 홈 28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홈 경기 연속 득점 타이 기록이다. 재밌는 점은 기존 기록(수원: 2006.7.15 경남전 1:1 무 ~ 2007.8.28 전남전 1:0 승) 또한 수원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원은 통산 30승을 기원하는 재밌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제주와의 맞대결에 앞서 제주를 상징하는 갈아먹는 감귤주스를 관중 3000명에게 제공한다고 한다.

 

3. 제주, ‘홍정호 공백’ 해결책 제시할까?

 

제주는 총체적 난국이다. 특히 수비의 주축인 홍정호의 부상은 뼈아프다. 홍정호의 공백은 제주가 치른 경기들의 수치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올 시즌 홍정호가 출전한 9경기에서는 광주에 단 한 차례 덜미를 잡혔을 뿐이다. 또한 경기당 실점도 단 1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홍정호가 경고 누적 및 부상으로 빠진 6경기에서는 2패를 당했고 경기당 실점이 1.5점으로 증가하며 제주의 수비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빠른 발과 대인마크, 예측플레이, 패스와 드리블 등 다재다능한 홍정호의 공백이 제주에게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런던올림픽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박경훈 감독의 심정을 200%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지난 경기에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던 마다스치가 수원전에서는 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박병주, 오반석은 지난 전북과의 경기에서 3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전 들어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주가 ‘강적’ 수원을 상대로 홍정호 없이 승리하는 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4. 박현범 vs 서동현, 친정팀에 비수 꽂을까?

 

지난 3월 첫 번째 승부에서는 ‘수원 출신’ 서동현이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제주에 승리를 안겼다. 서동현은 올해 제주에 입단해 선발과 교체로 나온 총 15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특급’ 호벨치가 기대만큼 효과를 보이지 못하자 박경훈 감독이 서동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라운드 전북과의 경기에서도 비록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수비진을 끌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고 동료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등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던 빅버드에서 침체기에 빠진 제주에게 서동현이 ‘레인메이커’로서 ‘단비’를 뿌려줄지 기대가 된다.

 

반면 수원에는 박현범이 기다리고 있다. 제주 팬에게 박현범은 애증의 대상이다. 지난 2010년 구자철과 리그 최상급 중원을 구축하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것은 물론 지난 시즌 구자철의 해외 이적 등 팀이 어려울 때 마다 구원한 것이 박현범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도중 제주에서 수원으로 다시 돌아갔다. 제주의 입장에서는 박현범이 경계대상 0순위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는 2골에 불과하지만 정규리그 전 경기(14경기) 출장은 물론 이타적인 플레이를 통한 팀 공헌도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현범이 수원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