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제주는 '작전명 1982'라는 슬로건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는 경기장에 입장하는 선착순 1982명의 팬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선수들이 직접 한턱 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팬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스킨십 마케팅이었다. 그 결과 제주는 플러스 스타디움상으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도 작년만큼이나 풍성한 것들이 즐비해 있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가면 도대체 어떤 것들을 즐길 수 있을까?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1. 'Party 2013'

 

 

올해는 작년 '작전명 1982'에 이어 'Party 2013'이라는 슬로건으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이려 하고 있다. 성남과의 홈 개막전이 있었던 지난 9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오승범이 선착순 2013명에게 오메기 떡을 팬들에게 나눠줬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선수들과 직접 프리허그를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있다. 선수들의 선물을 직접 받고, 좀 더 가까이에서 선수들을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제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자!

 

2. '금강산도 식후경' 다양한 먹거리.

 

 

제주 월드컵 경기장 근처에는 대형 마트가 떡하니 존재하고 있다. 대부분의 팬들은 경기 시작 전 마트에 가서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온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해 간식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 그냥 움직이기가 귀찮은 사람들. 실망하지 말자. 경기장 내부 N석과 E석 위쪽에 준비된 먹거리 코너가 있기 때문이다. 닭날개, 핫도그 등 맛있는 음식은 물론 축구 경기에 빠질 수 없는 맥주 등 마실거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오징어도 판매한다. 맥반석 오징어다. 개인적으로 땅콩버터 오징어로 교체하기를 바란다.

 

3. 아름다운 제주에 울려퍼지는 응원 열기.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특정한 구역에서만 선수들을 응원하지 않는다. N석에는 제주 유나이티드 공식 서포터즈 '풍백'이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한다. 또한 E석에서는 장내 아나운서와 치어리더 '윈디스'가 리얼카메라, 댄스타임, 키스타임 등을 통해 관중들의 함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 중간에는 제주에서 근무하는 '귀신잡는' 해병대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들의 붉은 활동복(?)은 제주의 유니폼과 조화를 이루면서 상대 팀에 위협(?)을 가한다. 가끔 해병대 군가를 부르며 다른 관중들의 시선을 유도하기도 한다. 위 사진을 보며 윈디스의 사진이 없어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잘 모르겠다. 어때서 개막전에 윈디스가 나오지 않았는지. 구단 측에서 해명할 필요가 있다. 왜! 

 

4. 꼬맹이들 모여라, '키즈존과 롤러브레이드장'

 

 

 

휴. 한숨부터 나온다. 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의 심정이다. 필자는 아이가 없지만 아이가 있다면 좋아하는 축구를 보기 정말 피곤할 것 같다. 징징대는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를 본다는 것은...생각만해도 아동학대를 유발한다(물론 농담이다. 필자는 '아빠!어디가?'의 광팬이다). 그러나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다르다. 축구에는 관심없고 그냥 노는 것에 관심있는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는 어린이 팬들을 위해 '키즈존'과 '롤러브레이드 장'을 운영한다. 23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에어바운스 놀이터가 있는 키즈존은 아이들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롤러브레이드 파티장'이 올해부터 운영되는 것으로 경기 시작 전 1시간 30분부터 전반전까지 운영한다. 100여 족의 롤러브레이드가 준비돼 있으므로 가볍운 마음으로 와서 이용할 수 있다. 최초 30분은 무료이며 이후 추가 착용 시 30분당 요금(어린이 1000원, 청소년, 어른 2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알았으면 당장 달려가자!

다음 홈 경기는 3월 30일 오후 3시, 부산과의 경기다.


 

 

 

제주가 포항을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제주는 23일 19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포항과 K리그 17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포항은 제주에게 ‘1대8’ 악몽을 선물해 준 팀이다. 그러나 곧바로 ‘5:2’로 빚을 갚기도 하였다. 또한 2010년부터 이어져 오던 홈 경기 무패행진 기록을 끊어버린 것도 포항이었다.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산토스와 한동진의 활약으로 제주가 승리를 챙겼다. 만날 때 마다 재밌는 승부를 연출했던 양 팀. 과연 이번 맞대결의 승리 팀은 누가 될까?

 

1. 상대전적

 

양 팀의 역대 통산 상대전적은 47승 39무 52패로 포항이 앞서고 있다. 포항은 최근 제주 원정에서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최근 대 제주전 8경기 연속 득점(21득점)을 기록하며 제주에게 유독 공격적인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제주는 포항에게 2연패를 당하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인 8라운드에서 산토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최근 포항과의 홈 경기에서 3경기 연속 경기당 1득점을 기록 중이다. 제주의 6월 성적이 아슬아슬하다. 당초 승점 9점을 목표로 했지만 홈에서 전북에게 일격을 당하는 등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을 기록 중인 제주에게는 포항전 승리가 절실하다.

 

2. 주전 공백 큰 포항, ‘긴급상황’이다!

 

지쿠는 햄스트링 부상, 아사모아는 골반 부상, 조란과 황진성은 경고누적이다. 팀을 이끌었던 주전 4인방이 제주와의 경기에서 결장한다. 지쿠와 아사모아, 황진성은 포항 공격진의 핵심이며 조란은 수비진의 주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커로 활약하던 노병준이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광주와의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고무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최근 2경기에서 보여준 포항의 ‘제로톱’이 다시 한번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3. ‘홍정호-마다스치 공백’, 제주도 제로톱 가동할까?

 

제주는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 박병주, 마다스치, 오반석이 3백을 구성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양쪽 측면 수비수인 최원권과 허재원 등과 함께 5백으로 전술 변화를 주며 수비와 중원을 우선적으로 하는 제로톱 전술을 시도했다. 비록 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원래 포메이션으로 변화하며 동점골을 성공시켜 무승부를 거뒀다.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그러나 후반전 마다스치가 부상당했다. 홍정호까지 시즌아웃된 상황에서 마다스치의 부상은 뼈아프다. 제주에게 남아있는 센터백 카드는 박병주, 오반석, 한용수 등이 있다.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수비 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제주가 최근 보여주는 득점의 위력에 비해 수비 조직력은 ‘미완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제주는 포항을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챙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4. 노병준 vs 서동현, ‘공격의 마침표는 내가 찍는다!’

 

지난 FA컵 16강전에서는 부진탈출을 알리는 선수들이 등장했다. 포항의 노병준과 제주의 서동현도 FA컵을 통해 득점포를 재가동하는 등 23일 맞대결에서 상대의 숨통을 끊어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노병준은 올 시즌 K리그 13경기, ACL 5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광주와의 FA컵 16강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8강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서동현은 대구와의 FA컵 16강전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일 대전전 이후 오랜만에 맛본 골맛이었다. 특히 지난 4월에 태어난 딸에게 바치는 첫 골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제주의 또 다른 원톱 공격수인 호벨치가 컨디션 난조로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시점에서 서동현의 득점포가 살아나야 제주의 선두권 진입이 수월해질 것이다.

 

한편 이날 경기 제주의 ‘작전명 1982’ 이벤트는 한동진 선수가 선착순 1982명에게 핫도그를 제공할 예정이며, 포토타임, 하이파이브 타임 등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 관중 부족? 이제 제주는 다르다! ⓒ 정수진 >

2012년 3월 24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제주와 수원의 2012 K리그 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수원 출신' 서동현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제주가 승점 3점 획득에 성공했다. 앞서나간 것은 수원이었다. 전반 27분, 제주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며 전반전 내내 제주를 압도했다. 그러나 후반 10분, 산토스의 패스를 받은 호벨치가 K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는 등 후반전에는 제주의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수원의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종료 직전 터진 서동현의 역전골까지 포함해 2-1 역전승. 지난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부산과 광주와의 경기에서 재밌는 경기를 연출했던 제주가 4라운드에서도 흥미로운 경기를 펼친 것이었다.
 
이날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6,419명의 관중수를 기록했다. 인천과의 개막전에 이어서 2경기 연속 6,000명 이상 관중수를 이어갔다. 또한 이날 열린 부산(2,899명), 광양(2,813명), 인천(2,050명)보다도 훨씬 높은 기록이었다.

<호벨치의 득점을 축하해주는 동료들 ⓒ 정수진 >

1. ‘K리그 데뷔골’ 호벨치, 드디어 터졌다.

전반전까지는 수원의 우세였다. 수원은 박현범, 이용래를 중심으로 측면의 에벨톤C과 서정진까지 제주의 수비진을 위협했다. 에벨톤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에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제주는 후반 시작과 함께 권순형 대신 오승범을 투입시키며 분위기를 반전 시키려 했다. 권순형-송진형의 중원 듀오는 박현범-이용래 조합에게 조금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현범은 큰 키를 이용해 제공권을 장악했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줬다. 또한 권순형과 송진형은 공격 전개시 후방의 공간을 노출하며 역습 등 위험한 상황이 자주 나타났다. 후반에 들어간 오승범의 투입은 적절했다. 수비 성향이 강한 오승범은 4백의 앞에서 강한 압박 수비를 보여줬다. 또한 송진형은 오승범이라는 든든한 조력자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산토스는 빠른 드리블을 통해 수원을 공략했다. 수원의 곽강선-보스나 중앙 센터백 듀오의 약점은 발이 느리다는 것. 산토스는 그점을 이용했고, 후반전 몇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해서 수원의 골문을 공략하던 제주는 후반 10분 드디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송진형의 패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던 호벨치가 정확하게 밀어넣은 것이었다. 호벨치의 K리그 첫 득점이었다. 지난 3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던 그는 자신의 실력을 득점으로 증명을 해냈다.

호벨치는 2003년-2004년 러시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2005년-2006년 PSV 아인트호벤, 2006년-2007년 레알 베티스 등 다양한 유럽리그를 경험한 공격수이다. 전형적인 ‘저니맨’이다. 그러나 못해서 이팀, 저팀을 전전하는 그저 그런 선수가 아니다. 이날 경기까지 제주의 B4 중에서 유일하게 득점이 없었다. 빅리그를 거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스타의식은 물론 자만심도 없다고 한다. 박경훈 감독은 올시즌 산토스, 호벨치, 자일 등 브라질 트리오에게 60득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실력과 성품을 모두 겸비한 호벨치의 활약이 기대된다.

< '과거의 동료가 적으로 만났다!' 볼을 다투는 산토스와 박현범 ⓒ 정수진 >

2. ‘레인메이커’ 서동현, 제주에 단비 뿌렸다.

서동현은 장래가 유망한 선수였다.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특히 더 그랬다. 그러나 강원으로 이적한 후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으로 인해 긴 슬럼프에 빠졌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의 이름은 서서히 팬들에게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2012 시즌을 앞두고 김은중과 트레이드되며 제주로 둥지를 틀었다. 서동현은 올 시즌 부활을 다짐하며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그리고 긴 겨울잠에서 드디어 깨어났다. 상대는 친정팀 수원이었다.

후반 39분, 호벨치와 교체 투입해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교체 투입 직후에 좋은 찬스를 맞이했지만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수원의 수비진은 부심을 보며 손을 들었고 대부분의 팬들 또한 오프사이드라고 생각을 했다. 서동현 본인도 득점 상황을 오프사이드로 인식을 했고 힘을 빼고 슈팅을 했다. 그러나 부심은 기를 들지 않았다. 골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대 역전골. 농구로 치면 ‘버저비터’, 야구로 치면 ‘끝내기 홈런’.

서동현, 과거 ‘추꾸천재’라 불리며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선수다. 수원 전 득점은 날개 짓에 불과하다. 화려하게 날아오를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3. 전태현이 한턱 쏜 닭날개! 행운을 몰고 왔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제주의 흥미로운 이벤트 또한 팬들을 기쁘게 했다. 1982년 부천SK로 창단된 후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래서 제주는 직원들과 선수들이 합심해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벤트를 준비했다. 전태현이 스타트를 끊었다. 선착순 1982명에게 닭날개를 선물한 것이었다. 다음 선물은 4월 7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권순형이 쏜다. 메뉴는 떡볶이다.

< 치어리더 '윈디스'는 경기장 E석의 집중 포화 현상의 원인이다. 조으다 ⓒ 정수진 >
 
2라운드 부산, 3라운드 광주와의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고 패배했던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 징크스는 징그럽게도 이어졌다. 그러나 홈에서는 역시나 강했다. 3연승, 6득점, 무실점을 기록 중이었던 1위 수원을 잡았다. 수원도 제주 원정 징크스가 징그럽게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