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홈 무패 행진 좌절”, “ACL 일본 원정 패배”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시즌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안방 불패”는 지난 1년간 제주만의 수식어였다. 그러나 지난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에서 패하면서 리그 홈 무패 기록이 “22경기”에서 중단되었다. 또한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E조 예선 감바 오사카와의 일본 원정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1-3으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 한 팬이 제주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의 분위기가 마냥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비록 지역의 특성상 경기장을 찾아오는 관중들의 평균 숫자는 적지만 마니아층의 증가와 제주의 “괸당”(서로 사랑하는 관계 즉 혈족, 친족을 의미) 문화 덕분에 조금씩 긍정적인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가족과 여성 팬들의 적극적인 응원, 그리고 일반 팬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등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팬들이 직접 나서기 시작한 것이었다.

“오빠 부대? 제주도 만만치 않다”

“바람 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지만
인정 많고 마음씨 고운 아가씨도 많지요…“

요즘 K리그의 선수들은 아이돌 못지않게 수많은 여성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전남의 지동원, 경남의 윤빛가람, 수원의 이용래 등 그들은 축구 실력은 물론이고 출중한 외모를 보유하여 전국의 여심(女心)을 사로잡았다.
제주 또한 마찬가지였다. 경기장에서 인원은 적지만 김은중, 이현호 등 제주의 꽃미남 선수들을 응원하는 여성 팬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 경기장을 방문한 권슬기씨

작년부터 축구의 매력에 빠졌다는 권슬기(24)씨는 ”제주시에 살고 있어 서귀포시에 있는 경기장을 오는데 쉽지는 않다. 그러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친구들과 경기장에 와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이 너무나 재밌었다.”라고 하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전국의 축구 경기장에 오빠 부대 열풍이 일어났다고 들었다. 우리 제주도도 다른 지역만큼이나 축구를 사랑하는 여성 팬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이현호 선수를 좋아한다. 작은 체구이지만 당돌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너무나 멋지다.”라며 제주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요즘 제주 유나이티드가 홈 무패 행진도 깨지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본 원정에서도 패하면서 많이 침체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곧 작년과 같은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축구를 보여주리라고 믿고 있다.”라며 제주에 응원의 한마디를 전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또한 홈팀 응원석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던 양정은(25)씨는 “축구를 좋아하는 여성 팬들이 많아지는 현상은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외적으로 멋있는 축구 선수들에 1차적으로 끌려 축구에 흥미를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축구라는 스포츠에 관한 애정이 생기게 된다.”라며 최근 여성 팬 증가에 대해 말했다. 또한 “이 관심들이 지금은 빛을 받지 못하는 여자 축구에도 퍼진다면, 더욱 좋은 현상일 것이다.”라며 여자 축구의 흥행에 대해서도 말했다.

“녹색 그라운드 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 경기장에서 무료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이종해씨 부부

한편 이날 경기장 E석에서는 구단이 준비한 다채로운 이벤트들이 시행되고 있었다. 또한 제주 유나이티드의 열혈 팬임을 자처하는 이종해씨가 강냉이와 음료를 관중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주의 경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이종해씨는 간식을 제공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제주 도민이자 제주의 팬으로서 관중 부족이 걱정되었다. 이러한 행사는 관중을 한사람이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시작했다. 무료 음식을 제공하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제주 도민의 끈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적극적인 제주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조기 축구를 즐기는 분들은 대부분 자신이 직접 뛰는 것을 좋아하나 보기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와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같이 호흡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구단 측에서 이벤트도 많이 실시하고 있으니 가족, 친구들과 함께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며 제주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순탄치 못 한 한 주를 보낸 제주, 그러나 제주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그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고 있었다. 제주 또한 이날 열린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2-1 짜릿한 승리를 따내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K리그 명예기자 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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