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19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제주와 포항의 '2012 K리그 17R' 경기는 포항이 이명주의 결승골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 휘슬과 함께 내리기 시작한 비는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까지 힘들게 했다. 잔디는 촉촉이 젖어갔고, 물기를 머금은 잔디 위에서 공은 빠르게 움직였다. 특히 제주 선수들은 그들의 패스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포항에게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포항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포항은 그들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이명주의 '카운터'는 정확하게 제주의 골망을 갈랐다.

 

 제주는 6월 무승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전북에게 1-3으로 패하며 시즌 시작부터 이어오던 홈 무패 행진을 마감하더니 수원 원정에서 무승부, 그리고 포항과의 홈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6월 승점 9점을 목표로 한 제주로서는 남은 부산, 대구 전에서 총력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러나 부산과 대구는 만만치 않은 상대임에 틀림없다. 특히 부산은 현재 6위를 기록 중이지만 제주와 승점 2점 차이로 24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시 제주를 제치고 리그 4위까지 내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부산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제주. 부산의 질식수비를 상대로 제주 특유의 방울뱀 축구를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 있을까? 대구는 올 시즌 리그와 FA컵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제주에게 패했다. 그러나 2번 모두 제주의 홈 경기였음을 감안하면 이번에 대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어느 팀의 승리를 확언할 수가 없다.

 

 제주가 시즌 초의 모습을 되찾아 후반기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