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에 기고 중입니다*


[인터풋볼] "골 결정력만 갖는다면 외국에서 뛸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선수다."

박경훈 감독이 지난 시즌 전북과의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린 강수일에 대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한 내용이다. 박경훈 감독의 이야기처럼 강수일은 스피드와 개인기, 탄력 등 신체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골 결정력이 그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 막고 있었다.



지난 18일 제주는 안방에서 펼쳐진 대구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3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상위리그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강수일이 오랜만에 홈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이번 시즌 리그 첫 득점을 기록했다.

강수일은 앞서 말했듯이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측면 공격수인 페드로와 배일환 등과 경기 내내 스위칭 플레이하며 부지런히 대구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8분 강수일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중앙에서 송진형이 돌파 후 골대 앞으로 반박자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강수일이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기습 헤딩을 시도한 것이다. 수비수와 골키퍼가 깜짝 놀랄만한 움직임이었다. 이후에도 강수일은 특유의 탄력을 이용해 공중볼을 장악했다.

후반에는 강수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후반 2분,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넘어갔고, 후반 19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게 돌파해 들어와 박스 안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벗어나며 허무하게 공격 찬스를 날려버렸다. 찬스를 놓친 강수일은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는 등 아쉬움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간절함이 통했을까. 후반 24분 드디어 강수일이 해냈다. 안종훈이 박스 정면에서 올려준 로빙 패스를 마라냥이 머리로 정확하게 떨궈줬고, 강수일이 멋진 발리슛으로 대구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그의 올 시즌 첫 골이었다. 득점 장면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나 최전방에서의 압박, 미드필더 자리까지 내려와 수비를 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그는 이날 경기 MOM으로 선정되었다.

전북, 부산, 대전과의 3경기를 남겨둔 제주, 15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선두를 기록 중인 페드로 이외에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날 골을 터트린 강수일을 포함해 배일환, 마라냥, 송진형 등이 득점포를 가동해 제주를 상위 그룹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수진 객원 에디터

사진=제주유나이티드

# 객원 에디터는 축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 위해 축구의 모든 것 '인터풋볼'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 에디터의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축구의 모든 것 인터풋볼(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문의 news@interfootball.co.kr

수비는 견고했고, 중앙은 탄탄했으며, 공격은 예리했다.


지난 13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3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강원 FC의 경기는 제주가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 '승리의 미소' (사진=여자친구) >


제주는 지난 전북과의 경기에서 첫 출장한 박기동이 결장한 대신 서동현이 올 시즌 첫 출장하며 전방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반면 시즌 개막 후 승리가 없던 강원은 지쿠, 패트릭, 웨슬리를 앞세워 시즌 첫승을 겨냥했지만 승리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전반 12분] 웨슬리의 슈팅으로 시작된 강원의 공격

경기 시작 후 기선을 제압한 쪽은 홈팀 제주가 아닌 원정 팀 강원이었다. 강원은 전방에서 지쿠, 패트릭, 웨슬 리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리고 전반 12분, 스로인에 이은 빠른 기습 공격으로 박스안에서 웨슬 리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살짝 떴다. 제주의 허를 찌르는 강원의 공격은 주효했지만 제주의 수비진은 이를 계기로 이 날 경기에서 탄탄한 수비를 펼칠 수 있었다.


[전반 21분] 오반석, 포텐 터지나?

지난 시즌 홍정호가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제주는 마다스치를 중심으로 한용수, 오반석 등을 적극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경기경험이 올 시즌 초반 제주에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오반석의 성장이 눈에 띈다. 


장신 수비수인 오반석은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 제압은 물론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제주의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는 전반 21분 강원 한동원이 박스안에서 수비 3명을 달고 돌파해 들어오자 끝까지 따라 붙으며 태클로 공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전반 25분 아크 정면에서 지쿠의 슈팅을 태클로 걷어내는 등 최후방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후에도 마다스치와 함께 제주의 수비진을 이끌며 이날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허재원 (사진=여자친구) >


[전반 31분] 왼쪽 풀백 허재원의 시즌 첫 골

제주의 왼쪽 풀백 허재원은 지난 시즌 영입된 선수로, 활발한 오버래핑은 물론 세트피스에서 날카로운 헤딩이 장점인 선수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 31분, 배일환이 우측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허재원이 문전에서 헤딩으로 마무리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그러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 공을 포기하지 않고 재차 밀어 넣으면서 득점에 성공한 것. 측면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결정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전반 33분] 강원의 공세. 그러나

선제골을 허용한 강원은 서서히 제주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반 33분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박준혁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으며, 전반 37분 박스 우측에서 웨슬 리가 돌파를 시도했지만 오반석의 태클로 공격이 무산됐다.


< 시즌 3,4골을 터트린 제주의 '新병기' 페드로 (사진=여자친구) > 


[후반 14분] 산토스-자일은 잊어라, 페드로의 추가골

후반전 시작 후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던 양팀은 후반 14분 페드로의 추가골로 인해 제주 쪽으로 승기가 기울기 시작한다. 박스 오른쪽에서 서동현에 패스를 받은 페드로가 골대 왼쪽을 정확히 겨냥해 추가골을 터트리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수비를 달고 나가주면서 페드로에게 공간을 확보해준 서동현의 움직임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페드로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확히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득점 후 페드로는 벤치로 뛰어갔으며 코칭 스텝과 기쁨을 나눴다. K리그 클래식에 완벽히 적응한 듯한 모습이었다.


[후반 16분] 추격 의지를 꺾는 페드로의 감각적인 득점

앞서나가는 제주. 그들은 추가 득점 성공 후 2분 만에 강원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쐐기골을 터트리는데 성공한다. 박스 왼쪽에서 강수일의 슛이 골대를 맞고 흘러나왔지만 침착하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패스를 받은 페드로가 재치있게 뒷발로 골을 터트린 것. 감각적인 라보나 힐킥에 성공한 페드로는 이후에도 제주의 공격을 이끌며 이날 경기의 MOM의 선정됐다.


< 박경훈 감독과 득점의 기쁨을 나누는 배일환 (사진=여자친구) >


[후반 24분] 제주의 '독니'가 모습을 드러내다

추가 득점 후, 제주의 공격은 강원을 더욱 더 거세게 밀어 붙였다. 후반 24분 박스 안에서 수비의 공을 가로챈 송진형이 가까이 있던 배일환에게 패스했고, 배일환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를 시도. 이어서 아크 정면에서 과감히 때린 슛이 강원의 골망을 흔든 것. 시즌 초반부터 제주를 괴롭히던 골 결정력이 조금은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또한 박스 안에서 끝까지 수비수를 압박하며 볼을 따낸 송진형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제주 선수들의 득점을 향한 갈증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 아닐까?


결국 제주의 4-0 승리. 이날 경기의 MOM은 2골을 터트린 제주의 페드로가 선정되었다. 그러나 이날 제주의 선수들은 선수 전원이 MOM으로 선정되어도 무방할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펼쳤다. 오반석, 마다스치가 지키는 중앙 수비진은 높고 견고했다. 그리고 오승범, 송진형 등의 미드필더진은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며 중앙을 지배했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시종일관 압박했다. 마지막으로 공격진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데 성공했다.


제주는 지난 전북전 패배 이후 주춤했지만 강원전 승리로 분위기를 다시 한번 가져오는데 성공. 리그 3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반면 강원은 시즌 첫 승에 실패하며 리그 13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원정만 가면 작아졌던 제주가 전남과의 원정 개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볼 점유율은 전남보다 낮았지만 골 결정력에서 승부가 갈린 셈이었다. 2라운드였던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는 1-1 무승부에 그쳤다. 다가오는 경기는 대전 원정이다. 지난 시즌 제주는 대전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완승을 거뒀다. 제주는 대전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원정 2연속 승리와 함께 무패행진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반면 대전은 개막 이후 2연패에 수렁에 빠졌다. 대전은 시즌을 앞두고 알짜배기 선수 영입을 통해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전북-포항에게 일격을 당하며 무너졌다. 대전은 안방에서 제주를 맞아 리그 첫 승을 위해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대전 원정 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견인한 송진형. ⓒ제주 UTD>

1. 상대전적.

대전은 최근 2연패 중이다. 강팀으로 평가받는 전북-포항이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2경기 연속 경기당 3실점, 득점은 단 1골이다. 앞서 김인완 대전 감독은 포항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체적인 경기내용이 좋지 않았다"며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것이라 전했다.

제주는 최근 대전과의 경기에서 2연승을 달리고 있으며, 2010년 3월 21일 이후 대전을 상대로 4승 2무로 6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또한 최근 대전 전 3경기에서 10득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이다.

<2012년도 상대전적>

04/01 대전 0 : 3 제주

07/15 제주 4 : 1 대전

2. 대전이 아닌 "제주" 선택한 마라냥.

대전은 시즌 개막 전 타겟형 공격수 정성훈과 스피드가 빠른 주앙 파울로와 함께 공격을 이끌 선수로 마라냥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울산에서 "특급 조커"로서 울산의 아시아 정벌의 혁혁한 공을 세웠던 마라냥이었다. 그리고 마라냥 또한 대전행을 결심했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마라냥이 선택한 곳은 결국 제주였다.

제주는 산토스-자일의 이적, 박기동-서동현의 부상으로 인해 생긴 공백을 마라냥의 영입으로 한숨을 돌리려 했다. 그러나 마라냥은 앞서 열린 2경기에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제주는 페드로, 배일환, 강수일 등을 활용해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전문 공격수의 부재가 느껴졌다.

마라냥의 제주에서 등번호는 17번이다. 대전과의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낼지 기대가 된다.

3. 친정팀 상대하는 전 제주 선수들.

대전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정성훈, 이강진, 주앙 파울로, 루시오, 윤준하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특히 지난 시즌 제주 소속이었다 대전으로 이적한 박진옥, 윤원일, 오봉진, 정석민은 제주에게 '독'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박진옥은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으로 선발과 교체를 드나들며 활약한 측면 수비수이다. 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대전의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윤원일과 정석민 또한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가 있었지만 김인완 감독에게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개막 후 2경기 연속 출장하는 등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오봉진 또한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있는 기대주다.

제주를 떠나 대전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친정팀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4. 권순형 출장할까?

제주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윤빛가람을 영입하며 중원을 강화했다. 그리고 윤빛가람은 전남전 교체 출장, 성남전 선발출장을 하며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쳤다. 또한 지난 시즌부터 제주의 중원을 지킨 송진형과 오승범 또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제주의 방울뱀 축구는 중원에서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높인 후 날카로운 역습을 통해 상대를 공략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의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앞서 열린 2경기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선수가 있다. 지난 시즌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40경기에 출장한 권순형이다. 부상은 없다. 단지 전술적인 부분에서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이다.

오는 대전 전에서 권순형의 선발 출장을 예상해 본다. 제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평가받는 대전을 상대로 제주가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가능성은 작기 때문이다.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한 오승범을 쉬게 한 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개 능력이 좋고, 패스와 볼 배급 능력이 좋은 권순형을 출장시켜 윤빛가람과 함께 중원을 지키며 공수의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본다.

지난 해 힐링캠프에 출연한 기성용은 자신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 대해 언급하며 "중계화면에 안 잡힐 수록 잘 하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카메라는 항상 공을 따라 다닌다. 그러나 나는 뒤에서 공이 나간 자리를 지원해주는 역할"이라 말했다.

송진형, 윤빛가람 등 화려하고 공격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는 권순형, 오승범 등이 지키는 제주의 중원은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을 상대로 이들이 승점 3점을 따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개막전에서 전남을 상대로 원정 승리를 거둔 제주. 비록 수원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친 성남. 이 두 팀이 오는 9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특히 성남에서 제주로 이적한 윤빛가람으로 인해 '윤빛가람 더비'라 불리며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 상대전적

 

양 팀의 상대전적을 살펴보면 28승 37무 41패로 제주의 열세다. 또한 성남은 제주에게 최근 3경기에서 무패(1승 2무)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제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시즌 포함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 12/11/25 이후), 그리고 홈 3경기 연속 무패(3승 1무, 12/10/27 이후)를 기록 중인 제주는 분위기를 이어 성남 또한 잡아 개막 2연승을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반면 성남은 지난 시즌 포함 상주전(기권승)을 제외하고 최근 5연패(12/11/17 이후)를 포함해 최근 8경기 연속 무승 (2무 6패, 12/10/28 이후)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나타났듯 안익수 감독 부임 후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 성남 입장에서는 시즌 첫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2. '윤빛가람 더비'의 주인공 윤빛가람, 친정팀 상대할까?

 

제주와 성남이 만나면서 팬들은 윤빛가람의 경기 출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해 성남에서 윤빛가람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태업논란, 런던 올림픽 대표 탈락, 2군 강등 등 많은 일이 있었다. 결국 31경기 출전 1골3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며 끝없이 추락했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을 내민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이었다. 과거 청소년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인연으로 박감독은 윤빛가람을 강력히 원했으며 산토스-자일의 공백을 윤빛가람으로 대체할 생각이었다. 높은 이적료가 문제가 되었지만 오랜 협상 끝에 영입에 성공하였고 윤빛가람은 지난 개막전 후반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윤빛가람은 무난한 경기를 치렀다. 제주 박경훈 감독은 윤빛가람을 성남전에서 선발로 기용할 것이라 밝혔다. 과연 윤빛가람은 날카로운 부메랑이 되어 친정팀 성남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3. '겁없는 신인' 황의조의 등장.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0-1로 끌려가던 전반 23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선수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과거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프로 선수들을 지켜보며 볼보이를 했던 황의조가 주인공이었다. 황의조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전부터 선발 출장, 프로 데뷔전에서 데뷔골까지 기록하는 등 성남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비록 성남은 1-2로 패배했지만 새로운 대형공격수의 등장에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 분명하다. 안익수 감독 또한 황의조를 "23세 이하 선수지만 활약도는 23세 이상일 것"이라고 칭찬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원정팀들의 지옥이라 불리는 제주 원정 경기에서 황의조가 팀의 시즌 첫승을 이끌 수 있을까?

 

4. 제주, '비장의 카드'는 도대체 몇장?

 

개막전에서 제주는 새로운 영입된 이적생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챙겼다. K리크 클래식 데뷔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 페드로, 견고한 수비를 보여준 이용, PK를 막아내는 등 무수한 선방을 기록한 박준혁, 그리고 윤빛가람 등.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먼저 아지송이다. 산토스-자일 콤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페드로와 함께 영입된 아지송은 좌우 측면과 처진 스트라이커, 센터 포워드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갖췄다. 그는 브라질 무술 주짓수를 배워 몸이 유연하며 공간 침투능력이 뛰어나고 몸싸움에 밀리지 않는 체력까지 겸비했다.


또한 지난 시즌 울산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특급 조커' 마라냥은 제주의 방울뱀 축구의 새로운 맹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9경기에 출전해 13골 4도움을 기록한 마라냥. 그러나 선발 출전한 경기는 17경기에 불과하다. 대부분 후반 교체로 투입돼 결정적인 득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부상 중인 박기동, 이현진 등 국내선수들도 존재한다. 이들이 돌아오고 홍정호까지 부상에서 회복 후 가세하면 제주의 전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5. 이번엔 'Party 2013'이다.

 

지난 시즌 제주는 '작전명 1982'. 즉 경기장을 찾은 1982명의 팬들에게 선수들이 간식을 제공했다. 그리고 올해는 'Party 2013'을 열어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로 팬심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는 제주의 '캡틴' 오승범이 끊는다. 오승범은 선착순 2013명에게 오메기떡을 쏜다고 한다.

 

또한 선수들과의 하이파이브, 리얼카메라, 키즈존, 그리고 롤러브레이드 파티장 등 팬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제주의 스킨십 마케팅은 지속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시즌 가장 높은 관중 증가율(41.85%)로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수상한 제주가 올해는 또 어떤 다양한 것들을 통해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일지 기대가 된다.

지난 2006년 6월 6일 이후로 광양 원정만 가면 부진을 거듭한 제주, 드디어 8경기 연속 무승(4무 4패).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3월 2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라운드 경기에서 제주는 페드로의 K리그 클래식 데뷔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승점 3점도 중요하지만 제주팬들 입장에서는 광양 원정 징크스 탈출을 계기로 올 시즌 팀의 원정경기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제주의 원정경기 성적이 참혹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08:00> '언성히어로' 오승범의 중거리 슛.

 

전반 8분 패널티 박스 정면에서 송진형은 뒷쪽에 오승범에게 공을 패스했다. 수비와의 간격이 여유있던 오승범은 지체없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비록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지만 김병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하기에 충분한 슈팅이었다. 오승범은 이날 경기에서도 자신의 별명인 '언성히어로' 답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살림꾼 역할을 똑똑히 했다. 압박과 안정적인 경기운영은 명불허전이었다.

 

<20:00> 배일환의 홈런 슈팅.

 

상대 진영 중앙에서부터 돌파해오던 페드로는 옆에 있는 배일환에게 패스를 했고 배일환은 크게 마음을 먹고 강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볼은 골대를 훌쩍 벗어났다. 아쉬운 표정이 가득한 배일환이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을까? 페드로와 배일환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득점을 만들어낼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희비교차' ⓒ베스트일레븐>

 

<28:00> 자신이 싼 똥은 자신이 깨끗하게 치워낸 박준혁 GK.

 

전반 28분, 전남은 프리킥에 이은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광양 루니' 이종호가 PK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승기가 전남으로 기우는 상황이었다. PK 키커는 이종호. 그러나 가끔 축구를 보다보면 자신이 얻어낸 PK를 자기가 차면 실패하는 경우가 꼭 있지 않은가? 이종호의 슛은 구석으로 정확히 몰리지 않았고, 방향을 확실히 읽은 박준혁 골키퍼는 멋진 선방으로 제주에게는 '안도의 한숨'을, 전남에게는 '그냥 한숨'을 선물했다.

 

<'K리그 클래식 데뷔골' 제주 페드로 ⓒ베스트일레븐>

 

<29:00> 위기가 지나면 기회가 찾아온다. 페드로의 K리크 클래식 데뷔골.

 

실점 위기를 박준혁 골키퍼의 선방으로 모면한 제주는 서서히 패스 플레이를 통해 전남 진영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패널티 박스 안에서 페드로가 배일환과의 2:1 패스를 통해 반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김병지 골키퍼를 꼼짝할 수 없게 만들며 오른쪽 구석으로 꽂혔다. 산토스와 자일의 공백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페드로의 K리그 클래식 데뷔골이자 경기 선제 결승골이었다. 득점 후 동료 그리고 박경훈 감독과 얼싸 안고 좋아하는 모습을 통해 적응력 또한 문제가 없어 보였으며 앞으로의 활약 또한 기대가 됐다.

 

<'부활을 꿈꾼다' 윤빛가람. ⓒ베스트일레븐>

 

<후반전> 안종훈 OUT, 윤빛가람 IN.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제주에는 선수변화가 있었다. 안종훈이 교체 아웃되고 윤빛가람이 교체 투입된 것이었다. 성남에서 제주로 깜짝 이적하면서 화제를 모은 윤빛가람의 제주 데뷔. 윤빛가람은 팬들에게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선수 중 한명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그는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윤빛가람은 미드필더에서 안정적인 볼 소유와 템포 조절을 통해 전남 수비진을 공략했다. 후반 15분에는 날카로운 패스를 통해 페드로의 슈팅을 이끌어 냈으며 43분에는 가벼운 발놀림과 패스로 강수일의 슈팅에 기여를 했다. 당초 동계훈련 부족 등으로 경기력에 문제가 있을거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는 순간이었다. 제주에 있어서는 윤빛가람의 합류로 미드필더에서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2:00> 이종호, 계속된 결정력 부족.


후반 7분 제주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 볼이 굴절되면서 이종호에게 찬스가 왔다. 그러나 이용이 각도를 줄이면서 대처했고, 이종호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가면서 무위로 그쳤다. 이종호는 몇차례 찬스에서 결정력 부족과 문전에서의 침착함 부족을 드러냈다. PK 실축의 부담이 컸었던 것일까?

 

<82:00> 전남의 계속된 파상공세.


쫒기는 전남은 이종호, 전현철, 심동운 등이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후반 12분 전현철의 강력한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고, 후반 17분 심동운이 왼쪽 측면에서 감아찬 슈팅은 골키퍼 정면이었다. 그리고 후반 37분 패널티 박스 바깥 쪽에서 박선용이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박준혁 골키퍼가 선방하는 등 전남의 파상공세는 실패로 끝이났다. 이날 박준혁 골키퍼는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넓은 활동반경으로 많은 선방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제주 데뷔전을 치렀다. 전남의 입장에서는 전방에서 확실히 마무리를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방울뱀 축구과 닥공 축구가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제주와 전북은 오는 13일 19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2012 K리그’ 15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14라운드를 마치며 휴식기에 돌입한 양팀은 승점 1점 차이로 현재 각각 3위(제주, 28점)와 4위(전북, 27점)에 랭크되어 있다. 또한 공교롭게도 팀 득점(27)-팀 실점(15)이 동률인 상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화끈한 공격의 향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 상대기록

 

양 팀의 역대전적을 살펴보면 22승 13무 29패로 전북이 우세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왔으며, 이번 맞대결도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가 없을 것이다.

 

전북은 최근 제주와의 상대전적에서 1승 1무로 2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 시즌 홈에서 제주를 불러들여 3:2 승리를 만들어냈으며, 원정팀 지옥이라는 제주 원정에서도 6강 진출을 향한 필사적인 제주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은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닥공’의 위력이 서서히 본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3:0 승리와 최근 5경기에서 16득점을 퍼부은 것이 이를 증명해주는 근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 또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제주는 최근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4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2승 2무, 2009년 5월 27일 이후). 또한 최근 전북과의 홈 2경기에서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제주는 7번의 홈 경기에서 6승 1무를 기록하며 안방불패를 이어나가고 있다. 제주는 전북을 잡고 홈 무패행진과 선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2. ‘기회의 땅’ 천안 전지훈련, 그 효과는?

 

14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리그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각 구단들은 전지훈련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가졌다. 제주 또한 전지훈련을 떠나며 후반기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그들이 향한 곳은 천안이었다. 천안은 제주에게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2010년 준우승 돌풍을 기록했던 때도 천안 전지훈련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전반기, 제주는 방울뱀 축구를 통해 K리그에 신바람을 제공했다. 그들의 효과적인 볼점유와 빠른 역습을 통한 공격축구는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전문가들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도약했다. 그러나 전방에서의 강한 압박과 중앙에 많은 수비를 두는, 이른바 ‘질식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천안 전지훈련에서는 바로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는 훈련을 통해 후반기를 대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수비의 주축인 홍정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다. 제주의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은 홍정호의 올림픽 차출을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했다. 마다스치, 박병주, 오반석, 한용수 등의 수비 자원을 통해 홍정호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 했다. 전지훈련을 통해 오랜만에 ‘육지 구경’을 하고 돌아온 제주 유나이티드. 그들의 방울뱀 돌풍이 후반기에도 계속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3. 제주를 찾는 ‘무서운 언니’ 드로겟.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 이런 것은 리그 초반 전북에게는 찾아볼 수 없었다.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A대표팀에 부임되면서 이흥실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게 된 전북은 이동국 등 건재했고 김정우라는 대어를 영입하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북의 무시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이 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16득점. 그 중심에는 ‘언니’ 드로겟이 있었다. 드로겟은 지난 수원과의 빅 매치에서 2득점을 기록하는 등 최근 3경기에서 3골 2도움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난 ACL 광저우 에버그란테 전에서도 경기를 뒤집는 역전골을 넣는 등 전북의 상승세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칠레 국가대표팀을 경험한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전북의 일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제주전에서는 A대표팀에 합류해 전날 레바논과 경기를 펼친 이동국과 김정우가 결장할 가능성이 크다. 전북이 드로겟에게 기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전북에는 이미 특급 외국인 선수 에닝요가 있다. 그리고 ‘왼발의 에닝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드로겟이 K리그에 적응함에 따라 전북의 ‘닥공’은 위력이 배가 될 전망이다.

 

 

4. ‘작전명 1982’, 제주의 아들 오승범이 햄버거 쏜다.

 

올 시즌 제주는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구단과 선수들이 합심하여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먹거리와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골키퍼 전태현을 시작으로 친정팀을 찾은 구자철까지 동참하며 이벤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주인공은 오승범이다. 오승범은 제주 출신으로 이번 시즌 교체 멤버로 자주 출장하며 경기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등 제주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자질구레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경기장에서 햄버거를 무료로 나눠준다. 단 선착순 1982명이다.

 

축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 세계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그렇듯 소수만의 몫이다. 그러나 그들을 제외한 선수들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 한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 밖에 숨은 조력자들이 있기에 ‘스타’가 존재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의 준우승 돌풍에 이어 올 시즌에는 6강 진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에는 김은중, 산토스 등과 같은 스타들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선수들이 많다. 제주의 소리 없는 영웅, 오승범을 만나 보자.


▲ 편안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오승범 선수

초등학교 때 시작한 축구…, 그리고 찾아온 시련

오승범은 초등학교 시절 또래의 아이들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체육 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제주 서 초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오셔서 축구를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부모님과 친척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셔서 큰 문제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오승범은 사춘기 시절 선생님과 선배들의 꾸중에 축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특유의 인내심으로 극복해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그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 진학 등 환경과 여건이 지금처럼 좋지 못했어요. 그래서 고교 졸업 후 축구를 포기할까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부모님과 대화를 나눴더니 지금까지 축구를 해왔는데 그만두기에는 아깝지 않으냐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죠.”라고 말했다.

대학대신 선택한 프로, 그리고 상무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처럼 오승범 또한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대학을 포기하고 프로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부모님과 이야기하던 중 어머니와 친분이 있으신 지인의 소개로 성남에 연습생으로 입단하게 됐어요. 대학 진학을 못한 것에 후회가 남지는 않아요. 주위에 대학교에 가면서 운동을 그만두거나 대학교에 가서 그만둔 친구들이 많은데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아요.”

누구나 될 수 있다면 그것은 프로가 아니다. 그리고 오승범은 그것을 좀 더 일찍 잡고 싶었고 비록 연습생 신분이었지만 성남 일화(당시 천안 일화) 2군에 입단하게 된다. 그러나 생각보다 벽은 높았고 혹독하기만 했다. 성남에서 기대만큼 기회를 주지 않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상무 입대를 택했다.

성남 입단 후 1군 경기를 한 번도 뛰지 못하고 있던 오승범은 ‘군대라도 빨리 갔다 와야지.’라는 생각에 상무행을 택했다. 이강조 감독은 성실한 모습의 그를 중용했고, 많은 기회를 얻어 오늘날의 오승범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남들은 군 시절 2년이 아깝다고 하지만 저는 정반대였어요. 인생의 전환점이자 전성기였죠.”

또한, 그는 상무에 대해 “아무래도 상무라는 곳이 군인이 모인 곳이지만, 자신만의 경기력을 마음껏 펼치라고 해 주신다. 그러다 보니 숨어 있던 재능도 표출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제주 유나이티드 No.8 오승범

‘달콤하고 씁쓸한’ 아테네 올림픽의 기억

그는 군인 신분이 되고 난 후에야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기회를 잡게 되었다. 상무에서의 활약으로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에 선발 된 것이었다.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은 김정우, 김동진, 최태욱, 이천수, 최원권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시아 지역예선에는 활약했지만 정작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지역예선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는 등 본선 진출에 이바지한 그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너무 아쉽죠. 개인적으로 무난히 아테네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초반에는 선발 출전도 자주 했고 교체로도 경기를 꾸준히 뛰었어요. 그러나 와일드카드 등의 변수 때문에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죠.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쉬워요.”

그 후 오승범은 성남과 포항을 거쳐 2008년 1월 7일 ‘고향 팀’ 제주 유나이티드로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 제주 중원의 살림꾼, 오승범

제주 청년, 고향으로 돌아오다

“제주가 고향이다 보니 제주에서 응원해주시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많았어요. 또한, 저에게 거는 기대도 많은 것 같았어요. 보답하고 싶어 이적을 결심했죠. 개인 능력을 보여주기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제주 출신이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자신감이 더 생겼죠.”

그리고 그는 2008년 3월 15일 대전과의 원정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오승범의 득점은 제주의 시즌 첫 골이자 그가 제주 유니폼을 입고 넣은 데뷔 골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았죠. 시즌 시작 3-4 경기 만에 1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는데 집중하면 잘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부담감도 줄어든 경기였어요.”


▲ 인터뷰 내내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 오승범 ⓒ 제주 유나이티드

그렇다면 오승범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난 시즌 서울과의 챔피언 결정전을 꼽았다. “작년 서울과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선발 출장을 했어요. 그런데 전반전 종료 직전 시도한 슛을 김용대 골키퍼가 펀칭으로 막아낸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슛이 들어갔다면 ‘어쩌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더라고요.”

제주 입단 4년 차인 그는 올 시즌에 대해 어려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제주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어린왕자’ 구자철이 독일로 이적하게 되면서 시즌 시작 전부터 구자철의 공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그리고 오승범 또한 구자철의 공백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수비적인 성향이 짙어요. 공격에서 경기가 안 풀리면 ‘구자철이 없어서 공격이 풀리지가 않네.’라는 말을 들을까 봐 부담감이 있었어요.”라고 전했다.

오승범은 올 시즌 제주가 치른 25경기 중 24경기에 출장하며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제주 중원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언제나 남들보다 한걸음이라도 더 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언제 체력이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 있는 한 매 경기 온 힘을 다해야죠.”라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 팬들이 있기에 그는 멈추지 않는다. ⓒ 제주 유나이티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느 덧 프로 10년 차를 맞이한 오승범. 그는 축구선수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을 친구들이 응원해줄 때라고 했다. “어린 시절 같이 축구하던 친구들이 모두 축구를 그만둬버려서 축구를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라고 말을 땐 그는 “어린 시절 힘든 것을 극복해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저를 보며 친구들은 항상 부러워해요. 칭찬을 해주고 응원을 해주면 ‘축구선수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이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모두가 똘똘 뭉쳐 극복해낸 제주. 그러나 최근에는 홈경기 2연패를 비롯해 5경기 연속 무승 (3무 2패)을 거두며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는 “크고 작은 사고들과 선수들의 이적 등으로 팀이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에요. 이겼어야 할 경기에서 패배한 경기도 많았고 비긴 경기도 많았어요. 그러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선수들도 의기투합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어느덧 베테랑이 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공은 둥글며 축구는 앞일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K리그와 팬들에 대한 애정이 담긴 오승범의 사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팬들의 관심에 더 목말라 있는 ‘소리 없는 중원의 지배자’ 오승범. 그는 승리를 위해 묵묵히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K리그 명예기자 정수진

http://kleague.com/news/news_k_news.aspx?select=&search=&ord=no&page=1&no=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