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구자철 공백', '오봉진' 있었다면..




 제주 유나이티드가 15일 17시30분(현지시간 19시30분)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예선 2차전 멜버른과의 원정 경기에서 이현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두며 ACL 첫 승리의 기쁨을 누볐다.

 제주는 전반 막판 수비진의 실책에 이은 선제골을 허용하였지만 곧바로 박현범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35분 강수일의 크로스를 이어 받은 이현호가 정확하게 골문으로 밀어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하며 승점 3점을 획득하기는 하였지만 올 시즌 텐진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부산, 인천 그리고 오늘 멜버른과의 경기에서도 독일 분데스리가 볼푸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의 빈자리가 여전히 크게 느껴졌다.

                               아직까지 제주 유나이티드는 비교적 순항적이다


계속되는 구자철의 공백

 2007년 제주에 입단한 구자철은 만년 유망주로 평가 받았지만 2010년 제주 유나이티드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날개를 펴기 시작하였다.

 또한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명보호를 3위로 이끌었으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남아공 월드컵 엔트리 탈락의 한을 풀며 득점왕 까지 차지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리고 아시안컵 직후 독일 볼푸스부르크와 3년 6개월 동안 약 5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하며 분데스리가 진출에 성공을 하였다.

 

 그러나 제주 구단의 사정은 달랐다.

 구자철은 제주의 프랜차이즈스타로서 축구 실력뿐만 아니라 잘생긴 외모로 흥행 보증 수표 역할을 해왔던 터라 구단의 ‘자철 앓이’는 심각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시즌 구자철과 함께 제주의 허리를 지킨 박현범이 공격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나머지 한자리를 오승범, 김영신, 정다슬, 김태민이 잘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드필드진에서 창의적인 경기운영과 전진패스가 이루어 지지 않으며 지난 시즌 준우승 팀의 위용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를수록 구단과 제주의 팬들은 ‘구자철’ 이라는 이름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오봉진, 상주 상무 입대가 아쉽다.


그렇다면 구자철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제주의 선수는 누가 있을까?

박경훈 감독과 제주의 팬들이 지목한 박현범, 오승범, 김영신, 정다슬, 김태민? 아쉽게도 이들은 무엇인가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구자철은 경기장 안에서 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제주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갖춘 선수였기 때문이다.


                        오봉진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 얼마나 있을까? 보고싶다 오봉진!!!

2011년 봄은 구자철과 동갑내기이자 2008년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오봉진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유성생명과학고를 졸업한 오봉진은 2008년에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제2의 구자철’ 이라는 평가를 받는 유망주였으며 현재 R리그인 2군 리그를 평정하며 구자철과 함께 U-19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하며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받았으며 축구팬들 또한 제주의 ‘슈퍼 루키’를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1989년생인 오봉진은 183cm 75kg인 구자철보다 왜소한 175cm 66kg의 체격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볼 키핑력, 정교한 슈팅, 창의적인 경기운영과 감각적인 패스, 심지어 승부욕과 투쟁심마저도 구자철과 판박이였다.

 또한 귀여운 외모로 여성 팬들, 특히 누나 팬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 시키며 여심을 사로잡기도 하였다.

 

 그러나 ‘제2의 구자철’은 ‘진짜’ 구자철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길을 걸어왔던 구자철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오봉진은 구자철의 그늘에 가려져 출장 시간 또한 보장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준우승을 뒤로하고 2010년 11월 29일 상무 입대를 선택하게 된다.

 

 닮고 싶은 선수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백전 노장 폴 스콜스를 꼽는 오봉진.

 만약 구자철의 빈자리를 오봉진이 있었다면 성공적으로 메울 수 있었을까?

 지난 시즌 제주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 박현범과 폴 스콜스처럼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경기운영을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오봉진이 이번 시즌 제주의 허리를 담당하였으면 2라운드가 지난 제주의 K리그는 지금쯤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 궁금하다.


 끝으로 ‘제2의 구자철’이 아닌 상주 상무에서 오렌지 빛 심장을 갖고 그라운드를 누비벼 비상하는 ‘제1의 오봉진’의 도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