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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예상 외의 돌풍이다'
바로 광주와 제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와 제주는 각각 비빔밥 축구와 방울뱀 축구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광주의 비빔밥 축구에 대해 최만희 감독은 따뜻한 밥에 갖은 나물과 계란을 올리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비면 맛있는 비빔밥이 된다고 전했다. 즉, 뛰어난 선수는 없지만 조화를 잘 이뤄 다른 팀들에게 매운맛을 보여줄 것이라는 뜻이다. 광주산 비빔밥은 생각보다 매웠다. 상주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K리그 2년차 외국인 공격수 주앙 파울로의 선제 결승골로 개막 승리를 따내더니 2라운드 포항과의 홈 개막전에서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캡틴' 김은선의 벼락같은 선제골로 앞서 갔고 비록 동점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 3위 포항을 상대로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도 만만치 않다. 구자철-박현범의 이탈과 지난 시즌 주전 멤버들이 군입대로 대부분이 이탈했다. 그러나 이적시장에서 권순형, 송진형, 허재원 등 즉시전력감인 선수들을 영입하며 그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똥찼다. 박경훈 감독은 최고의 효과를 내고 있다. 볼 점유율을 늘리며 기회를 엿보다 상대의 허점이 발견되는 순간 원샷원킬로 적을 제압하는 제주의 방울뱀 축구. 그들은 홈에서 '다크호스' 인천을 경기내내 괴롭힌 끝에 3-1로 완승했고,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도 비록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2라운드 베스트 경기에서 선정될 만큼 신바람 나는 축구를 팬들에게 선사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2년 3월 18일 일요일 오후 5시.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 팀이 만난다. 광주의 비빔밥 축구와 제주의 방울뱀 축구. 어느 팀이 웃게 될까?
1. 역대 통산 전적 1승 1무, 제주 우세
역대 전적에서는 1승 1무로 제주가 앞서고 있다. 양팀의 첫 경기는 2011년 6월 25일 제주 홈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는 제주가 산토스와 배기종의 골로 유동민이 한골을 만회한데 그친 광주에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2달 후 8월 27일에 광주에서 다시 만난 양 팀은 사이좋게 2골씩 주고 받으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내용만 봐서는 어느 한팀의 압도적인 우세는 아니다. 매 경기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며 2012시즌 개막 후 양 팀 모두 분위기도 좋다. 제주의 경기력이 조금 높아 보이기도 하지만 원정 경기라는 변수가 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섣불리 예상하기가 어렵다.
2. 'K리그 최장신 공격수' 복이 vs 홍정호-마다스치
올 시즌 제주는 강력한 미드필더라인과 날카로운 공격수 4명에 비해 수비 조직력의 허점을 드러냈다. 시즌이 개막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충분히 발전할 수 있지만 지난 2경기에서 실점한 2골 모두 수비 실수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든다. 그렇지만 경기력으로 볼 때 이들의 수비에 대해 큰 우려는 없다. 최원권 또는 박진옥 - 홍정호 - 마다스치 - 허재원으로 이루어진 포백은 센터백 2명의 견고함과 양 쪽 풀백의 빠른 오버래핑은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홍정호와 마다스치가 있다. K리그 최고의 센터백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각급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홍명보호의 캡틴' 홍정호와 이탈리아 세리에 A를 경험한 호주 국가대표 출신 마다스치. 각각 186cm, 190cm 의 좋은 체격을 갖고 있으며 운동 능력 또한 좋다. 지난 2경기에서도 제공권에서 만큼은 이들은 마치 미국의 쌍둥이 빌딩처럼 높이를 장악했다. 그러나 광주전에서는 이들도 긴장을 해야할 것이다. 바로 광주에 '복이' 굴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몬테네그로 올림픽대표 출신 보그단 밀리치. K리그 등록명 '복이'. 크다. 너무크다. 무려 2m 1cm다. 드디어 K리그에도 2m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역대 최장신이다. 복이 뿐만 아니다. 광주는 지난해 K리그에서 평균신장 1위였다. 주장 김은선이 181cm. 광주에서는 명함도 못내민다. 김동섭이 188, 유종현 196..주앙 파울로와의 키 차이는 31cm다. 울산의 김신욱과 이근호 콤비만 '빅 앤 스몰' 조합이 아니다. 복이와 주앙 파울로가 진짜 빅 앤 스몰이다. 제공권 다툼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복이가 공을 잡아 떨어뜨리면 빠른 스피드가 장점인 주앙 파울로가 달려들어 공격 찬스를 만든다. 그야말로 빅 앤 스몰 투톱의 정석이다. 이미 복이와 주앙 파울로는 무승부로 끝날 수 있었던 상주전서결승골을 터뜨리며 광주에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아직까지 복이의 득점이 없다는 것이 흠이다.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을 해야한다.
3. 권순형-송진형 vs 김은선-이승기
지난 K리그 2라운드. 제주는 부산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제주에게 무승부는 괜찮은 성적일 수도 있지만 박경훈 감독은 너무나 아쉬워했다. 아마 경기를 봤던 많은 팬들도 동감할 것이다. 경기력에서 만큼은 제주의 완승이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권순형과 송진형이 있었다. 이들은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며 점유율을 늘리는 등 안정적인 경기운영은 물론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싱력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고 있다. 제주를 상대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결국 제주의 공격을 방어하려면 공격의 시발점인 이들을 압박해야 하는 것이 우선인데 그렇게 되면 공간이 생긴다. 그리고 제주의 빠른 공격진은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짧고 짜임새 있는 패스로 상대를 공략하는 송진형과 권순형. 올 시즌이 기대되는 최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광주는 포항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선제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캡틴' 김은선이 주인공이었다. 김은선은 경기 시작 30초만에 벼락같은 데뷔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K리그 최단 시간 골로 기록됐다. 브라질 출신 복이가 왼쪽 아크 근처에서 왼발 슛한 것이 골키퍼 신화용의 몸에 맞고 튀어나오자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K리그 두 시즌 만에 골맛을 봤다. 지난 해 입단한 그는 뛰어난 리더십을 통해 올해부터 주장완장을 찼다. 그는 이미 초-중-고-대학교를 거치는 동안에도 '단골' 주장이었다고 한다. 그의 뛰어난 리더십 만큼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공수조율은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는 이승기다. 지난 시즌 신인왕인 그는 국가대표팀에 다녀오더니 기량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미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 중 한명이다. 올 시즌 이승기의 포텐이 제대로 터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2012 K리그 돌풍을 이끌고 있는 양 팀의 대결. 과연 누가 웃게 될까?
전문가가 아닌 축구를 좋아하는 아마추어의 글입니다.
근거있는 '비난'은 수용하지만 근거없는 '비방'은 참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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