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구자철 공백', '오봉진' 있었다면..




 제주 유나이티드가 15일 17시30분(현지시간 19시30분)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예선 2차전 멜버른과의 원정 경기에서 이현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두며 ACL 첫 승리의 기쁨을 누볐다.

 제주는 전반 막판 수비진의 실책에 이은 선제골을 허용하였지만 곧바로 박현범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35분 강수일의 크로스를 이어 받은 이현호가 정확하게 골문으로 밀어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하며 승점 3점을 획득하기는 하였지만 올 시즌 텐진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부산, 인천 그리고 오늘 멜버른과의 경기에서도 독일 분데스리가 볼푸스부르크로 이적한 구자철의 빈자리가 여전히 크게 느껴졌다.

                               아직까지 제주 유나이티드는 비교적 순항적이다


계속되는 구자철의 공백

 2007년 제주에 입단한 구자철은 만년 유망주로 평가 받았지만 2010년 제주 유나이티드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날개를 펴기 시작하였다.

 또한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명보호를 3위로 이끌었으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남아공 월드컵 엔트리 탈락의 한을 풀며 득점왕 까지 차지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리고 아시안컵 직후 독일 볼푸스부르크와 3년 6개월 동안 약 5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하며 분데스리가 진출에 성공을 하였다.

 

 그러나 제주 구단의 사정은 달랐다.

 구자철은 제주의 프랜차이즈스타로서 축구 실력뿐만 아니라 잘생긴 외모로 흥행 보증 수표 역할을 해왔던 터라 구단의 ‘자철 앓이’는 심각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시즌 구자철과 함께 제주의 허리를 지킨 박현범이 공격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나머지 한자리를 오승범, 김영신, 정다슬, 김태민이 잘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드필드진에서 창의적인 경기운영과 전진패스가 이루어 지지 않으며 지난 시즌 준우승 팀의 위용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를수록 구단과 제주의 팬들은 ‘구자철’ 이라는 이름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오봉진, 상주 상무 입대가 아쉽다.


그렇다면 구자철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제주의 선수는 누가 있을까?

박경훈 감독과 제주의 팬들이 지목한 박현범, 오승범, 김영신, 정다슬, 김태민? 아쉽게도 이들은 무엇인가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구자철은 경기장 안에서 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제주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갖춘 선수였기 때문이다.


                        오봉진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 얼마나 있을까? 보고싶다 오봉진!!!

2011년 봄은 구자철과 동갑내기이자 2008년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오봉진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유성생명과학고를 졸업한 오봉진은 2008년에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제2의 구자철’ 이라는 평가를 받는 유망주였으며 현재 R리그인 2군 리그를 평정하며 구자철과 함께 U-19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하며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받았으며 축구팬들 또한 제주의 ‘슈퍼 루키’를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1989년생인 오봉진은 183cm 75kg인 구자철보다 왜소한 175cm 66kg의 체격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볼 키핑력, 정교한 슈팅, 창의적인 경기운영과 감각적인 패스, 심지어 승부욕과 투쟁심마저도 구자철과 판박이였다.

 또한 귀여운 외모로 여성 팬들, 특히 누나 팬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 시키며 여심을 사로잡기도 하였다.

 

 그러나 ‘제2의 구자철’은 ‘진짜’ 구자철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길을 걸어왔던 구자철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오봉진은 구자철의 그늘에 가려져 출장 시간 또한 보장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준우승을 뒤로하고 2010년 11월 29일 상무 입대를 선택하게 된다.

 

 닮고 싶은 선수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백전 노장 폴 스콜스를 꼽는 오봉진.

 만약 구자철의 빈자리를 오봉진이 있었다면 성공적으로 메울 수 있었을까?

 지난 시즌 제주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 박현범과 폴 스콜스처럼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경기운영을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오봉진이 이번 시즌 제주의 허리를 담당하였으면 2라운드가 지난 제주의 K리그는 지금쯤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 궁금하다.


 끝으로 ‘제2의 구자철’이 아닌 상주 상무에서 오렌지 빛 심장을 갖고 그라운드를 누비벼 비상하는 ‘제1의 오봉진’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2011년 3월 6일 일요일, 오늘은 겨울동안 기나긴 동면(冬眠)을 하던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나 땅위로 올라온다하여 경칩(驚蟄)이라 불려지는 날이다.
 그리고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와 같이 지난 2010년 12월 이후로 약 3개월 동안 넘치는 축구열정을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축구팬들에게도 오늘은 녹색 잔디의 그라운드가 펼쳐진 경기장으로 뛰쳐나가는 경칩, 바로 그 날이었다. 

 나 또한 경칩을 맞이하여 제주 유나이티드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가 열리는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가기 위하여 몇 일전부터 굳은 결심을 하고 올레길 7-1코스를 완주하여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축구를 보기까지는 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야만 했다. k리그 개막을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나는 전날부터 설레임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이청용이 출전한다고 한 볼턴과 아스톤 빌라의 경기를 보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마치 중학교 때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들어 이불속에서 소리 없는 몸부림을 쳤던 그 시절처럼 내 몸은 제주의 돌처럼 단단히 굳어버렸다. 하지만 k리그 개막전에 대한 나의 축구 열정은 달콤한 솜사탕 같은 아침잠을 이겨내어 축구 경기장을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침을 굶은 탓인지 배고픔이 밀려왔으며 날씨는 오늘같이 중요한 날 하필이면 빗방울을 한방울, 한방울 하늘에서 하나님이 손수 지상에 떨어트려주시고 계셨다.


< 기다렸다! k리그! 조금씩 밀려들기 시작하는 제주의 홈 관중들>

'홈 경기 리콜제‘에 대한 기대감, 그러나...
 
 아침부터 제주도는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주룩주룩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가 아닌 말 그대로 약간의 빗방울이었다. 하지만 올레길을 걷고 있었던 나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고 제주의 k리그 개막전을 즐기러가는 축구팬들에게도 쌀쌀한 추위를 제공하는 불청객이었다.
 
지난 3월 1일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E조 첫 경기인 제주와 중국 C리그의 텐진 터다와의 경기에서 제주가 홈 구장에서 패배를 함에 따라 바로 오늘(6일) 부산과의 k리그 개막 경기에서는 k리그 최초로 ‘홈 경기 리콜제’가 시행되었다.

이 제도는 당일 입장권을 구입한 유료관중에게만 혜택이 주어지고 홈인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패배를 하게 된다면 패한 경기의 다음 경기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는 제도로서 제주 구단의 관중 유치 도모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다. 이전 경기에 입장권을 구입한 유료 관중은 패배한 경기의 입장권을 출입구에 제시하면 별 다른 절차 없이 입장할 수 있다. 연간회원에게도 패배한 경기 후 홈 경기 리콜 티켓을 한 장씩 지급한다. 단 또 다시 패했을 경우 그 다음 경기에는 정상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 열린 개막전에서는 ‘홈 경기 리콜제’ 라는 파격적인 관중 유치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짖궂은 날씨 때문인지 큰 효과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빗방울은 그치기 시작했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4,172명의 축구팬들이 제주와 부산의 경기가 열리는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 찾아 주었다. 하지만 지난 1일 텐진 과의 경기에서 4,638명이 찾아와서 내심 ‘홈 경기 리콜제’의 효과를 기대했던 제주 구단의 입장에서는 한숨만 나왔을 것이다. 지난 시즌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의 평균관중수인 약 54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관중의 숫자였다.

제주 구단의 ‘홈 경기 리콜제’는 구단이 제시한 전략 중 정말 파격적인 전략이었지만 제주 도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하였다. 오늘 또한 개막전이라고 하기 무색할 만큼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행사와 이벤트는 찾아볼 수가 없었을 정도로 도민들에게 다가가는 ‘스킨십 마케팅’의 부족함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었다. 유일하게 경기장 밖에서 진행된 행사는 경기장 입구에서 어린 축구 팬들을 위해 지정된 구멍에 공을 차서 넣는 것이었지만 이마저도 사람들의 냉소로 이어졌다.


<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기가 시작되기 전 축구팬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간단한 행사에 참여하여 즐기고 있다. >
 
 또한 경기 시작 전 제주 출신 연기자인 고두심씨의 제주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한마디와 시축이 이어졌으나 어린 축구팬들을 포함한 관중들은 개막전인데 공을 하나도 관중석으로 차주지 않나며 비난의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리고 제주 유나이티드의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홍보관’은 선수들의 이름과 마킹이 되지 않은 유니폼만을 판매하고 있어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구입하려면 인터넷 주문을 해야 될 수밖에 없어 큰 불편함을 안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제주 유나이티드는 작년과 비교하여 변화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만 같았다.


제주의 k리그 개막! 뚜껑 열리고 나니...
 
 경기가 시작되고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방문한 축구팬들은 지난해와 비교하여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었다. 지난해는 10대~40대 남성들이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하였지만 지난해의 준우승 돌풍으로 인하여 오늘 개막전에서는 남녀노소,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었다.
 
차분한 목소리로 손자 같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할아버지와 가족들과 새우튀김을 먹으며 아들들에게 왜 큰소리로 응원하지 않냐며 다그치는 아버지, 제주 유나이티드 응원으로 동창회를 시작한 어머니들, 그리고 파란 눈동자와 금발머리를 가졌지만 오렌지색 제주 유니폼을 입고 어색한 말투로 ‘제주~!’를 외치는 외국인들까지 다양한 팬들이 경기장을 방문해주었다. 비록 관중 숫자는 예상보다는 적었지만 앞으로 2011년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는 풍경이었다.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그 자리에서 제주를 응원하는 제주의 서포터즈! >

‘훌륭한 경기와 승리보다 좋은 마케팅은 없다’ 

 아마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의 관중 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늘 보여준 경기력은 오늘 경기장을 찾아준 4천여 명의 관중들을 사로잡았으며 이 경기력이 계속하여 이어진다면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제주는 전반 초반 이요한의 패스를 받은 박희도를 수비가 놓치며 실점을 허용하지만 김은중의 패스를 받은 산토스의 동점골과 오른쪽 측면부터 단독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친 후  역전골까지 성공시킨 배기종의 활약으로 쌀쌀한 날씨에도 관중들은 뜨겁게 경기장을 달구었다.


비록 경기 종료 후 부산의 원정 팬의 물병을 던지는 도발에 넘어간 제주의 홍정호 선수가 주먹 감자 세레모니로 퇴장을 당하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홍정호 선수는 인천과의 다음 경기에서 출전할 수 없으며 프로축구연맹의 추가적인 징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1년 제주, 돌풍 아닌 봄바람이 되자


 지난 2010년 제주는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와 제주 팬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돌풍이 아닌 따뜻하고 시원한 봄바람과 같이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할 것이다.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경기 당일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 등으로 직접 피부로 소통하는 스킨십 마케팅이 빠르고 넓게 실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단지 월드컵 경기장을 축구만 보고 떠나는 형식이 아닌 k리그 경기가 있는 날 올레길을 걷고 축구 경기를 보며 하루의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 또한 괜찮을 것이다. 지역 특색을 살려 제주를 홍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제주 유나이티드가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제주지역 도민들의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이 있다. 제주 팬들은 과연 이번 시즌 ‘홈 경기 리콜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오늘 경기력으로 보았을 때 한동안 경기장을 입장 할 때는 꼬박 꼬박 입장권을 구매하여 입장하여야 할 것 같다.


2011년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추웠고 눈도 많이 온 한해였다. 더운 날, 추운 날을 가리지 않고 야외에서 축구, 농구 등 스포츠를 즐기는 나 또한 이번 겨울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토록 기다려온 FM2011(football manager 2011)만 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FM을 CM시절부터 10여 년 동안 사랑했던 나도 가끔은 fm을 잠시 멀리할 때가 있었다. 이상하게도 내가 선택한 팀으로 전술을 짜고, 선수단을 개편하고, 몇 번의 연습경기를 치른 후 자신감이 들어 시즌을 맞이하지만 시즌을 시작하는 첫 경기를 패배하면 그 순간부터 그 팀이 나의 팀이라는 생각이 사라져버리고는 했다. 

그리고 2월이 지나고 날씨가 점차 따뜻해짐에 따라 3월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잠자고 있던 나의 몸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fm으로 병들어 있던 나의 정신 건강 또한 윈드 포스에서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축구경기를 볼 수 있으니 건강해질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3월 첫 날, 내가 기다리던 봄은 윈드 포스의 상쾌한 바닷바람이 아닌 살을 찢을 것 같았던 꽃샘추위 강풍에 멀어져만 갔다.


< 제주 vs 텐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첫경기!!!! >


기다렸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오늘 2011년 3월 1일 화요일, 삼일절이다. 하지만 제주의 축구팬들에게는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날인 삼일절보다도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있었다.

지난해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까지 차지해 축구판을 흔들었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선발명단에서는 크게 변화하지는 안했지만 ‘구자철 공백’ 이라는 아주 커다란 상처를 품고 오랜만에 제주 팬들 앞에 나타났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데뷔.

지난해 제주는 홈 경기 불패(12승 6무 무패)라는 성적을 거두며 안방에서 만큼은 세계 최강 바르셀로나도 두렵지 않을 기세였다. 또한 비교적 열세로 평가받는 중국의 텐진을 상대로 당연히 승리를 거두며 ‘평화의 섬’ 제주의 ‘아시아 정복’ 계획이 시작될 것만 같았다.

또한 이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많은 축구팬이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제주를 응원하며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환영했다.


<경기 시작 전 몸을 푸는 제주 선수들의 컨디션은 아주 좋아보였다.> 



제주의 공격을 견뎌낸 텐진


제주는 선발 라인업과 전술면에서는 지난해와 크게 변화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더블 볼란치에 김은중을 원톱으로 내세운 4-2-3-1 시스템 이었으며 포지션별로 선수는 리그 최저 실점을 이끌었던 골키퍼 김호준, 포백 수비는 현직 국가대표 센터백인 홍정호와 제주의 주전 센터백 강민혁, 그리고 마철준과 김태민이 양쪽 윙백에 위치하였다.

포백 수비 라인에 위쪽에 위치한 중앙 미드필더는 지난해 구자철과 호흡을 맞추며 제주를 k리그 최고의 허리로 이끈 박현범과 다재다능한 김영신이 위치하였고 배기종과 이현호가 양쪽 날개, 김은중이 최전방 원톱으로 배치되고 산토스가 살짝 밑에서 받쳐주는 시스템이었다.

전반 초반 제주는 김영신의 패스를 이어받은 산토스의 슈팅을 시작으로 이현호, 김은중, 배기종이 잇달아 텐진의 골문을 위협하였지만 골키퍼의 선방과 2% 모자란 골 결정력으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그러나 중간 중간 텐진의 역습 또한 위협적이었다. 전반 10분과 37분 텐진의 22번 위 다바오는 제주의 수비수들을 뿌리치며 슈팅까지 이어졌으나 김호준 골키퍼의 선방으로 가슴을 쓰러내렸다.

그렇게 제주는 전반전에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지만 굳게 닫힌 텐진의 골문을 여는데에는 실패하였다.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순간


강팀과 약팀이 경기할 때 강팀에게 가장 큰 적은 ‘방심’이란 녀석이다. 그 녀석은 단 한순간에 판단력을 흐트려 놓고 신체리듬을 훼손하기까지 아주 친해져서는 안 될 녀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제주는 후반 9분 자신들도 모르게 그 녀석과 손을 잡아버렸다. 전반전의 비교적 우위를 점하면서 수비 라인이 느슨해진 것이다. 수비와 미드필더로 연결되는 패스가 패스미스로 이어지며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텐진의 공격수 위 다바오가 방향만 바꿔놓는 슛으로 제주의 골문을 열어버렸다.

순간 제주의 관중석은 침묵이 흘렀고 제주의 벤치 또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경기 내내 압박수비가 안되어 크로스를 내주고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던 마철준 대신 강준우를 투입하며 수비를 견고히 하였다. 또한 배기종과 이현호 대신 ‘미친왼발’ 이상협과 수원에서 제주로 이적한 ‘영록바’ 신영록을 교체하며 공격진의 분위기 반전을 꾀하였다.

경기 후반 박경훈 감독의 교체 카드는 들어맞는 것만 같았다. 이상협이 중거리 슛으로 영점을 조준하기 시작하더니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달라졌고 동점골에 대한 관중들의 기대 또한 더 커져만 갔다.

그리고 전광판 시계는 멈추고 경기 종료 직전 제주는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게 된다.

키커는 ‘미친왼발’ 이상협, 그는 추워서 끼고 있던 장갑마저 벗은 채 골에 대한 의지를 들어내며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슛팅...그러나 하늘은 야속하게도 홈팀 제주의 승리를 시기라도 한 듯 제주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상협의 왼발을 떠난 축구공은 골대 상단 크로스바에 맞으며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다.


< 고개를 들어라, 제주 유나이티드!>

구자철의 공백 확연히 들어나다


이날 경기에서 제주는 한 사나이가 정말 그리웠을 것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하며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어린 왕자’ 구자철이 아니면 누구겠는가?

구자철이 빠진 제주의 중원은 경기를 진행할 수록 점유율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상대를 압도할만한 전진패스가 이루어지 않았으며 패스 또한 텐진의 센터백 듀오 리웨이펑과 조리치 마르코에게 번번히 차단당하였다. 중원에서 창의성과 세밀함이 뛰어난 구자철의 공백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제주는 이날 팬들에게 많은 질책을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아무리 제주의 축구가 패스에 의한 공격 전개를 실행 한다 하지만 역습 상황에서도 다이렉트 패스가 아닌 짧은 패스를 하며 템포를 자꾸만 늦추었고 미드필더진의 잦은 백패스와 수비진의 순간 집중력 부족 등을 문제삼아 제주가 추구하는 축구인 ‘바람처럼 빠른 공수전환, 돌처럼 단단한 수비, 여자처럼 아름다운 축구’ 즉 삼다축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k리그 개막을 코 앞으로 앞둔 시점에서 비록 패하였지만 오늘 경기는 앞으로 긴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선수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라고 생각을 하고 싶다.


오프시즌, 제주가 전지훈련을 출발하기 전 제주의 GK 김호준은 이런 말을 했다.

“단기적으로는 팬들의 관심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장기적으로 팀이 상위권에 있어야만 자신의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 애정을 갖고 지켜봐 줄 것이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 마디를 추가하고 싶다.

“fm 첫 경기를 패배하면 정말 할 맛이 떨어진다. 그니깐 시즌을 맞이하는 첫 경기 또한 매우 중요하다. 첫 경기에 한 해 농사가 다 걸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끈기 없는 사람들이 첫 경기만 보고 다음 경기를 보러 오지 않으면 어쩔 것이란 말인가.”


하지만 제주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음경기까지 그런 걱정을 덜 할 수 있게 되었다. 올 해부터 시작한 ‘홈 경기 리콜 제도’ 덕분이다.

이 제도는 유료관중에게만 혜택이 주어지고 패한 경기의 다음 경기에만 적용된다. 유료 관중은 패배한 경기의 입장권을 출입구에 제시하면 별 다른 절차 없이 입장할 수 있다. 연간회원에게도 패배한 경기 후 홈 경기 리콜 티켓을 한 장씩 지급한다. 단 또 다시 패했을 경우 그 다음 경기에는 정상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나도 제주 사람이다. 제주 축구 팬 여러분, 올해는 월드컵 경기장 찾앙가게마씀.



중학교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는 시내에 위치해있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아니 지역 특성상인지 몰라도 학교 근처와 집에서 학교 가는 길에는 귤을 재배하는 작은 과수원이 있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주인 아저씨 몰래 서리도 하고 가방에다 몇개 챙겨서 집에가서 티비를 보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어린 마음에 친구들과 귤을 따서 서로 맞추는 짖궂은 장난도 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귤을 몰래 훔쳐 따먹은 것보다는 먹을 것을 갖고 장난을 친것이 너무나도 죄송하다.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하고 싶지만 10여전 내 키만한 귤 나무들이 모여있던 귤 밭은 내 키랑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귤과 오렌지는 맛이 다르냐고 내 주변 친구들은 묻는다. 그리고 나는 대답한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정말로 두 과일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귤은..."감귤나무아과 중에서 감귤속·금감속·탱자나무속에 속하는 각 종 및 이들 3속에서 파생되어 온 품종의 총칭이다. 과수로는 감귤속에 따른 귤 종류만 재배된다. 귤종류는 모두 상록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가지에 가시가 있다.."
오렌지는...."오렌지의 종류는 네이블(Navel)과 발렌시아(Valencia)로 나눌 수 있는데 네이블은 생과용, 발렌시아는 쥬스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네이블은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종으로 씨가 없고, 껍질을 벗기기가 쉬울 뿐 아니라 오렌지 밑부분의 꼭지가 배꼽 모양처럼 생겼습니다..."

안타깝게도 무식함에 적응된 나는 당최 뭔소린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이렇게 이해하고자 한다.

"귤은 제주도, 오렌지는 네덜란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토탈 사커(total soccer)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다.
먼저 2002년 월드컵 4강진출의 영광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 본프레레 같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금은 꺼려했던 감독도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2002년 이후 한국축구를 10년동안 이끌었던 박지성, 이영표의 유럽에서 활약의 시발점일 정도로 한국 축구에게는 희망의 땅이라고 할 수 있다.

토탈사커를 처음 선보인 네덜란드의 전성기는 '천재' 요한 크루이프가 있던 1970년대였다.

토탈 사커는 지역방어와 포지션 체인지 등을 혼합시키면서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최후방 라인을 끌어올린뒤, 최전방 공격수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면 그만큼 상대 골문과 가까운 위치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에서 이 전술을 창안하였다. 이를 통해 수비 상황에서도 공격수들에게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도록 만들고, 또 공격시에는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켜 토탈 풋볼이라는 말 그대로 전원공격 + 전원수비의 형태를 취하는 축구 전술이라 할 수 있다.

(토탈사커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던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천재' 요한 크루이프)

리누스 미켈스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대표팀은 1974 월드컵에서 크루이프와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홈팀 독일에게 2-1로 패하여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독일에는 '카이저' 베켄바우어가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지금 같았으면 인기 드라마 드림하이보다 시청률이 높았을 정도로 엄청난 빅매치였을것이 분명하다. 크루이프와 베켄바우어의 대결 여러분은 궁금하지 않은가? 
4년 뒤 78년 네덜란드는 또 다시 결승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홈팀 아르헨티나에 3-1로 패하여 2회 연속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팀으로 기록됐다.

90년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는 역시 우승후보 1순위 였다. 하지만 레이카르트, 로날드 쿠만, 마르코 반 바스텐, 루드 훌리트 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도 16강에서 또 다시 독일에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그 대회에서 독일은 승승장구하며 결국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 후에도 베르캄프, 오베르마르스, 용크 등 뛰어난 선수들을 주축으로 90년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94년 월드컵 8강, 98년 월드컵 4강 등 언제나 우승에는 2% 모자란 모습이었다.

또한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로번, 스네이더, 반 페르시 등 최고의 선수들이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였지만 '무적함대' 스페인의 벽에 막혀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으며 지긋지긋한 2위 징크스가 계속되었다.

(잘나가는 네덜란드, 이렇게 한경기 한경기 이겨나갈때는 우승에서 스페인에게 아십게 패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역시 사람일은 앞을 알수가 없다.)

'오렌지빛 감귤'의 지역 제주, 아름다운 축구(beautiful soccer)

지난 해 제주 유나이티드는 k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한 팀이다. 창단 후 몇년동안 꼴찌 그룹에 머물었지만 지난 시즌은 박경훈 감독을 영입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그들만의 '아름다운 축구'가 완성되었다.

한편 k리그를 잘 모르는 일부 팬들은 제주의 오렌지 색깔 유니폼 때문에 '오렌지 축구 제주', '오렌지 빛 제주' 등 '오렌지'라는 단어만으로 제주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유사한 축구를 하는 것이라고 오해를 할 수도 잇다.
하지만 제주와 네덜란드가 구사하는 축구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빠른 템포의 플레이와 파워, 공격력 등으로 대변되는 네덜란드의 토탈사커에 비하여 최종 수비진에서부터 미드필드를 거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공격수가 마무리 하는 아름다운 축구를 표방하고있다.

(제주는 2011년 2월 26일 서귀포 학생문화원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유니폼 디자인에 대해 궁금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도 제주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패스, 볼 키핑력 그리고 리그 최저 실점에 빛나는 막강한 수비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구자철, 박현범, 오승범 등의 중앙 미드필더 선수들이 팀의 허리를 책임지며 적절한 타이밍에 패스를 공급하며 공격수들에게 지원사격을 하였으며 특히 웨이트를 강하게 단련해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아 볼키핑력을 높여 좁은 공간에서도 물흐르듯이 빠져나와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또한 리그 중반 수비의 핵, 조용형이 제주를 떠나 카타르 알 라얀으로 이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주 출신 드래프트 1순위 신예 홍정호가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제주의 수비의 건재함을 과시하였다.

결국 제주 유나이티드는 리그가 끝날때 까지 fc서울과 함께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쳤으며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규리그 2위답게 팬들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플레이를 하며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어쩌면 네덜란드보다는 '무적함대' 스페인과 최강의 클럽 바르셀로나와 같이 점유율 축구를 구사한다고 할 수있다.

하지만 이쯤되어보니 뭔가 조짐이 심상치 않다.
오렌지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네덜란드의 2위 징크스가 제주에게도 전염(?)이 되는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2010년에 하필이면(?) 2위를 차지한 제주가 올해도 정말 재수가 없게 우승의 문턱에서 안타깝게 무릎을 꿇을 확률은 아예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은 아무도 제주의 돌풍을 예상하지 않아 방심을 했을수도 있고, 가장 큰 문제는 중원의 핵인 구자철의 이적이다. 박경훈 감독은 박현범, 오승범, 김영신 등이 구자철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하였지만 리그 최정상급의 실력을 갖추었던 구자철의 공백은 리그 중이라도 언제든지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자철은 지난 시즌 말라보이지만 탄탄한 피지컬을 갖추고 있어 볼을 절대 뺏기지 않을 정도로 키핑력이 좋았고 적재적소에 전방에 공격수들에게 뿌려주는 시야와 패스, 그리고 지칠줄 모르는 체력, 간간히 터지는 득점으로 김은중, 산토스에 이어 팀내 공격포인트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제주의 에이스였다.

 

(2010 시즌이 종료되며 나는 결심을 했다. 내년에는 구자철의 7번 유니폼을 사고 응원을 해야지!!!!!!그리고 구자철은 독일로 떠나버렸다.....)

사람들은 말한다. 2010년 제주 유나이티드가 보여준 축구로 인해 굳게 닫혔던 제주도민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초중고등학교 청소년들 또한 말한다.
"이젠 제주의 주황색 유니폼이 쪽팔리지 않아요."
"응원요? 유니폼은 기본적으로 입어줘야죠"


어쩌면 2010년의 제주가 보여준 축구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었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변화의 축구' 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쪼록 네덜란드의 오렌지 색 유니폼 때문에 네덜란드의 2위 징크스까지 제주가 닮지는 않았으면 한다.
아! 정말로 사과하는거다. 아라중학교 옆에 귤밭 아저씨, 한마음병원에서 아라중학교로 연결된 길에 있던 귤밭 아저씨

 

 

 

 


 


제주, 깜짝 활약? 돌풍 이어 나간다

'이제는 하늘로 날아 갈래요
하늘 위 떠있는 멋진 달 되고 싶어'

 인기그룹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한 어린 오리는 꿈속에서 하늘을 날며 춤을 추는 꿈을 꾸고 잠에서 깬 후 꼬리를 흔들며 하늘을 날고 싶어 하지만 엄마에게 혼만 나게 된다.

 2006년 하늘을 나는 꿈을 꾸며 k리그에 발을 내민 구단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꿈과는 다르게 그 해 리그 꼴찌나 다름없는 13위를 기록하였고 2007년 11위, 2008년 10위, 2009년 14위를 기록하며 축구 팬들과 관계자들의 기대를 저버렸고 질타 아닌 질타를 받기 시작했다.

<2010시즌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제주 유나이티드 @출처:제주 유나이티드>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은 2010년에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리그 개막부터 승승장구하기 하더니 결국 '안방 불패' 라는 기록을 세우며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인 리그 2위를 기록하게 된다. 또한 fc 서울과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비록 패배하지만 공격적이고 신나는 그들만의 매력 있는 축구를 보여주면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 곳이 기회의 땅이라며 너도 나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영원히 날지 못할 것만 같았던 오리, 아니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제 그들만의 날개를 달아 2011년 그라운드에서 춤 출 준비를 하고 있다.

‘기회의 땅’ 제주에서의 새 출발…. 돌풍을 이어갈 새로운 얼굴들

 2011 시즌을 앞두고 제주 유나이티드는 최원권, 신영록, 강수일, 자일 등 실속 있는 알짜 선수들을 영입하며 Again 2010을 준비하고 있다.
 FC 서울 소속이었던 최원권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을 8강으로 이끈 주역 중 한명으로서 상무 제대와 함께 제주로 이적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아기자기한 축구 스타일과 최원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잘 맞아 많은 팬들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기대가 되는 만능 멀티 플레이어 최원권 선수>


 수원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신영록은 터키 명문구단 부르사스포르에 입단하며 그토록 열망하던 해외진출까지 이뤄내기도 했다. 하지만 계약금을 못 받아 팀을 이탈하였고, 결국 러시아 톰 톰스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구단 간 분쟁에 휘말리며 '무적' 신분이 되며 다시 수원으로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수원에서도 윤성효 감독은 신영록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고 신영록은 '기회의 땅' 제주로의 이적을 결심하게 되었다.
 강수일은 전 소속팀 인천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임의탈퇴 되었지만 강수일의 잠재성을 눈여겨본 박경훈 감독이 그의 손을 잡아주어 자신의 실수를 그라운드에서 팬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11시즌을 앞두고 제주의 용병이었던 네코와 고메즈가 각각 임대 종료와 브라질 팀으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브라질 출신 용병인 자일을 영입하였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갖춘 자일은 왼쪽 측면에서 제주의 공격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지난 시즌 제주의 돌풍을 이끌었던 이상협과 이상호는 각각 전남과 경남으로 이적하였고 제주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어린 왕자’ 구자철은 아시안컵에서의 대활약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볼푸스부르크로 이적 후 첫 경기를 훌륭하게 치르며 장미 빛 미래를 예고하였다.


<볼푸스부르크로 이적한 제주의 "어린왕자" 구자철 선수 @출처:스포츠 조선>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 찾아오는 제주 도민들

 지난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는 말 그대로 돌풍이었으며 그 효과 또한 제주 구단에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그 중에 가장 큰 효과는 제주도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제주 구단은 그 동안 성적뿐만 아니라 마케팅 차원에서도 리그 하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바닥을 맴돌고 있는 팀의 성적과 마케팅으로 인한 제주 도민들은 자신들의 연고 팀을 ‘애물단지’라고 표현하기 일 수였다.
 그러나 2010년 제주의 선수들은 마케팅 등 경기 홍보가 아닌 자신들의 실력으로 도민들의 발길을 돌리기 시작하였고 승승장구하는 팀의 성적에 신바람 난 구단 또한 수험생 무료입장, 스쿨버스 운행, 인근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팬 미팅과 사인회 등 찾아가는 마케팅, 즉 팬들과 피부로 소통하는 ‘스킨십’ 마케팅을 활발히 실시하였다. 그 결과 2010년 12월 2일 FC 서울과의 K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1만 8528명의 관중이 찾아와 시즌 최다 관중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사실 많은 ‘육지사람’들이 제주 유나이티드는 왜 축구와 k리그에 대한 인기도 없는 제주도에 연고를 두었는지 의아해한다. 제주 사람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없다? 정반대다. 제주에는 월드컵 경기장을 포함한 제주 종합경기장 그리고 수십 개의 축구 경기장이 있으며 도내 대부분의 초, 중, 고등학교 또한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즐겨 한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친구들과 공을 차다가 주변에 세워져 있던 차량의 거울을 파손해 혼나는 아이들, 배드민턴장에서 풋살을 즐기다 실수로 아주머니를 맞추는 바람에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를 연신 중얼거리는 청소년들, 친한 친구들 또는 대학교 과에서 팀을 만들어 주말마다 공을 차며 단합하는 대학생들, 그리고 많은 조기 축구회 아저씨들만 보더라도 축구에 대한 애정과 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그들 모두 2010년 제주의 경기를 보고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꼴등만 하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창피하고 싫었던 도민들은 제주의 지난 시즌 깜짝 활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제주 선수의 오렌지 빛 유니폼을 맞춰 입고 응원을 갈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

3월은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해보단 추웠고 눈도 많이 왔던 제주도. 하지만 제주 팬들에게는 강추위와 눈보라는 그저 지나가는 자연현상일 뿐 그들은 지금 3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3월 1일 중국의 텐진 테다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3월 6일 안방에서 부산과의 경기가 있으며 12일은 인천 원정, 20일 강원과의 홈경기가 있을 예정이다.

 제주의 오렌지 빛 돌풍은 2011년에도 계속 진행될까?

 궁금하면 지금 당장 경기장으로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