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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18 <2012 K리그 3R 광주:제주> 축구가 아닌 한편의 드라마였다
- 2012.03.14 2012 K리그 3R 프리뷰, '비빔밥' 광주FC vs '방울뱀' 제주 유나이티드
- 2012.03.10 <2012 K리그 2R 부산:제주> '1-1 무승부'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 2012.03.07 2012 K리그 2R, 부산:제주 관전포인트 2
- 2012.03.04 <2012 K리그 1R 제주:인천> 독을 품은 방울뱀은 빠르고 정확했다! 1
- 2012.02.26 2012 K리그 1R, 제주:인천 관전포인트
- 2012.01.15 '흑룡의 해' 2012년, 제주의 '88둥이' 들을 주목해라 2
- 2011.10.24 ‘기적의 아이콘’ 신영록이 돌아왔다.
- 2011.10.14 [R리그] 제주, 전남 잡고 ‘유종의 미’
- 2011.09.29 제주 Utd의 소리 없는 영웅, 오승범
글
'누군가에게는 환호와 기쁨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허탈함과 절망을.' 오늘 광주와 제주의 경기가 그랬다.
3월 18일 일요일 17시.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2 K리그 3라운드 광주와 제주의 경기는 종료 직전 슈바의 역전골이 들어가면서 3대2로 광주가 승리했다. 광주는 후반 막판까지 2-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홈 7경기 연속 무승의 징크스를 탈출했다. 한편, 제주는 이날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예감했지만 뒷심 부족과 수비 실수로 인해 최근 원정 경기 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후반 5분, 제주는 다시 배일환이 역전골까지 성공시키며 앞서나가기 시작한다. 송진형과 산토스가 패널티 박스 바깥쪽에서 이대일 패스를 통해 광주의 수비진을 붕괴시켰고 반대쪽으로 크로스한 공을 배일환이 정확하게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이후 여유를 찾은 제주는 자신들의 특기인 점유율을 늘리며 광주의 골문을 계속해서 위협했다. 광주는 후반들어 복이의 포스트를 이용한 공격은 실종됐고 튼튼했던 압박 수비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광주의 젊은 선수들에게 포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후반 42분, 계속해서 전방으로 볼을 연결하며 공격을 시도한 끝에 주앙 파울로가 PK를 얻어냈고 자신이 직접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추가시간은 3분이 주어졌고 시간이 흘러 1분이 남은 상황. 후반 30분, 박희성을 대신해 들어간 '돌아온' 슈바가 사고를 쳤다. 후반 47분, 파울로의 패스를 받은 슈바는 강력한 오른발 땅볼 슛으로 대역전골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그는 '내가 다시 돌아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속옷 세리모니를 펼치며 환호했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개막 후 2승 1무, 제주는 1승 1무 1패를 기록했으며 각각 부산과 수원과의 4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 속옷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슈바. 사진 출처: 뉴시스 >
1. 돌아온 슈바
'내가 다시 돌아왔다.'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슈바는 유니폼을 들어 올리며 속옷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니폼 속 티셔츠엔 한글로 '내가 다시 돌아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곧이어 종료 휘슬이 울리고 슈바는 그라운드에 엎드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기쁨, 환호, 감사의 의미가 들어있는 눈물이었다.
대전과 전남에서 5시즌 동안 117경기에 출전, 46골 2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인정받은 슈바. 그러나 포항에서 보낸 2011년은 컨디션 저하와 잦은 부상으로 제 실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포항에서 방출된 슈바는 브라질로 돌아갔고 2012년을 앞두고 광주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그는 지난 포항전에서 15분간 그라운드를 밟으며 '감'을 익혔고, 오늘 제주와의 경기에서 자신에게 온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슈바를 포함한 광주의 '복주슈 트리오'는 이날도 제주의 수비진을 괴롭히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 제주, 공격-합격. 수비-미완성.
개막 후 3경기를 치르며 1승 1무 1패. 6득점 5실점을 기록한 제주. 공격력에 비해 아직은 안정적이지 못한 수비력이다. 수원이나 울산, 전북 등 강팀들은 탄탄한 수비력이 승리에 원동력이다. 그러나 제주는 중요한 순간에 수비 실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내며 무너졌다. 오늘도 3골 모두 제주 수비진의 안일한 대처에서 나타난 '참사'였다.
최원권(박진옥)-홍정호-마다스치-허재원 으로 구성된 제주의 수비라인은 K리그 수준급 수비진임에도 불구하고 개막 후 계속해서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은 합격점을 받았다. 박진옥과 허재원은 틈만 나면 측면을 공략하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수비도 괜찮았다. 박진옥은 광주 파울로의 빠른 돌파를 잘 막아내며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중앙 센터백인 홍정호와 마다스치는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자주 허용했다.
제주의 허리를 담당하는 권순형-송진형이 공격가담이 많은 것도 약점이다. 이들이 공격에 가담할 경우 수비라인과의 공간이 생기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자주 허용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박경훈 감독이 만드는 공격적인 전술은 이미 K리그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안정적인 수비 또한 그들이 해결해야할 숙제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3. 배일환, 포텐 폭발! 호벨치는?
이날 패하긴 했지만 제주의 경기력은 무난했다. 특히 배일환은 2골을 몰아치며 지난 개막전에 이어 총 3골을 기록하게 됐다. 팀내 최고 득점자이다. 박경훈 감독은 배일환을 '제2의 이근호'로 만든다고 했다. 닮았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의 활동량과 저돌적인 돌파. 득점력 또한 갖췄다. 아직 젊은 선수라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고 매 라운드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문제는 호벨치다. 경험이 많은 호벨치는 개막 후 3경기를 치렀지만 아직 득점이 없다. 경기마다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득점에 관여는 하고 있지만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골키퍼 선방 등으로 막히며 아쉬운 골결정력을 보여주었다. 빠른 시일내에 마수걸이 골이 터져 그의 좋은 활약을 기대해본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광주. 이날의 승리는 광주의 1년 농사에 있어서 큰 힘이 될 것이다. 김은선, 유종현, 이승기, 김동섭 등 젊은 선수들의 투지를 엿볼 수 있는 승부였다. 광주의 최만희 감독은 허재원, 박병주를 제주로 이적시키고 이를 갈았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광주의 돌풍이 계속되는걸까?
제주는 골대만 3번을 맞혔다. 지독하게도 운이 없었다. 과연 이 원정징크스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지켜봐야겠다. 박경훈 감독의 3월 목표였던 3승 1무는 물건너갔다. 제주의 다음 상대는 우승후보 수원이다. 권순형-송진형의 중원듀오가 수원의 박현범-이용래를 견뎌낼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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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예상 외의 돌풍이다'
바로 광주와 제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와 제주는 각각 비빔밥 축구와 방울뱀 축구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광주의 비빔밥 축구에 대해 최만희 감독은 따뜻한 밥에 갖은 나물과 계란을 올리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비면 맛있는 비빔밥이 된다고 전했다. 즉, 뛰어난 선수는 없지만 조화를 잘 이뤄 다른 팀들에게 매운맛을 보여줄 것이라는 뜻이다. 광주산 비빔밥은 생각보다 매웠다. 상주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K리그 2년차 외국인 공격수 주앙 파울로의 선제 결승골로 개막 승리를 따내더니 2라운드 포항과의 홈 개막전에서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캡틴' 김은선의 벼락같은 선제골로 앞서 갔고 비록 동점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지난 시즌 3위 포항을 상대로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도 만만치 않다. 구자철-박현범의 이탈과 지난 시즌 주전 멤버들이 군입대로 대부분이 이탈했다. 그러나 이적시장에서 권순형, 송진형, 허재원 등 즉시전력감인 선수들을 영입하며 그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똥찼다. 박경훈 감독은 최고의 효과를 내고 있다. 볼 점유율을 늘리며 기회를 엿보다 상대의 허점이 발견되는 순간 원샷원킬로 적을 제압하는 제주의 방울뱀 축구. 그들은 홈에서 '다크호스' 인천을 경기내내 괴롭힌 끝에 3-1로 완승했고,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도 비록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2라운드 베스트 경기에서 선정될 만큼 신바람 나는 축구를 팬들에게 선사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2년 3월 18일 일요일 오후 5시.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 팀이 만난다. 광주의 비빔밥 축구와 제주의 방울뱀 축구. 어느 팀이 웃게 될까?
1. 역대 통산 전적 1승 1무, 제주 우세
역대 전적에서는 1승 1무로 제주가 앞서고 있다. 양팀의 첫 경기는 2011년 6월 25일 제주 홈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는 제주가 산토스와 배기종의 골로 유동민이 한골을 만회한데 그친 광주에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2달 후 8월 27일에 광주에서 다시 만난 양 팀은 사이좋게 2골씩 주고 받으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내용만 봐서는 어느 한팀의 압도적인 우세는 아니다. 매 경기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며 2012시즌 개막 후 양 팀 모두 분위기도 좋다. 제주의 경기력이 조금 높아 보이기도 하지만 원정 경기라는 변수가 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는 섣불리 예상하기가 어렵다.
2. 'K리그 최장신 공격수' 복이 vs 홍정호-마다스치
올 시즌 제주는 강력한 미드필더라인과 날카로운 공격수 4명에 비해 수비 조직력의 허점을 드러냈다. 시즌이 개막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충분히 발전할 수 있지만 지난 2경기에서 실점한 2골 모두 수비 실수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든다. 그렇지만 경기력으로 볼 때 이들의 수비에 대해 큰 우려는 없다. 최원권 또는 박진옥 - 홍정호 - 마다스치 - 허재원으로 이루어진 포백은 센터백 2명의 견고함과 양 쪽 풀백의 빠른 오버래핑은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홍정호와 마다스치가 있다. K리그 최고의 센터백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각급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홍명보호의 캡틴' 홍정호와 이탈리아 세리에 A를 경험한 호주 국가대표 출신 마다스치. 각각 186cm, 190cm 의 좋은 체격을 갖고 있으며 운동 능력 또한 좋다. 지난 2경기에서도 제공권에서 만큼은 이들은 마치 미국의 쌍둥이 빌딩처럼 높이를 장악했다. 그러나 광주전에서는 이들도 긴장을 해야할 것이다. 바로 광주에 '복이' 굴러 들어왔기 때문이다. 몬테네그로 올림픽대표 출신 보그단 밀리치. K리그 등록명 '복이'. 크다. 너무크다. 무려 2m 1cm다. 드디어 K리그에도 2m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역대 최장신이다. 복이 뿐만 아니다. 광주는 지난해 K리그에서 평균신장 1위였다. 주장 김은선이 181cm. 광주에서는 명함도 못내민다. 김동섭이 188, 유종현 196..주앙 파울로와의 키 차이는 31cm다. 울산의 김신욱과 이근호 콤비만 '빅 앤 스몰' 조합이 아니다. 복이와 주앙 파울로가 진짜 빅 앤 스몰이다. 제공권 다툼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복이가 공을 잡아 떨어뜨리면 빠른 스피드가 장점인 주앙 파울로가 달려들어 공격 찬스를 만든다. 그야말로 빅 앤 스몰 투톱의 정석이다. 이미 복이와 주앙 파울로는 무승부로 끝날 수 있었던 상주전서결승골을 터뜨리며 광주에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아직까지 복이의 득점이 없다는 것이 흠이다.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을 해야한다.
3. 권순형-송진형 vs 김은선-이승기
지난 K리그 2라운드. 제주는 부산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제주에게 무승부는 괜찮은 성적일 수도 있지만 박경훈 감독은 너무나 아쉬워했다. 아마 경기를 봤던 많은 팬들도 동감할 것이다. 경기력에서 만큼은 제주의 완승이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권순형과 송진형이 있었다. 이들은 볼을 오랫동안 소유하며 점유율을 늘리는 등 안정적인 경기운영은 물론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싱력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고 있다. 제주를 상대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결국 제주의 공격을 방어하려면 공격의 시발점인 이들을 압박해야 하는 것이 우선인데 그렇게 되면 공간이 생긴다. 그리고 제주의 빠른 공격진은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짧고 짜임새 있는 패스로 상대를 공략하는 송진형과 권순형. 올 시즌이 기대되는 최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광주는 포항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선제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캡틴' 김은선이 주인공이었다. 김은선은 경기 시작 30초만에 벼락같은 데뷔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K리그 최단 시간 골로 기록됐다. 브라질 출신 복이가 왼쪽 아크 근처에서 왼발 슛한 것이 골키퍼 신화용의 몸에 맞고 튀어나오자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K리그 두 시즌 만에 골맛을 봤다. 지난 해 입단한 그는 뛰어난 리더십을 통해 올해부터 주장완장을 찼다. 그는 이미 초-중-고-대학교를 거치는 동안에도 '단골' 주장이었다고 한다. 그의 뛰어난 리더십 만큼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공수조율은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는 이승기다. 지난 시즌 신인왕인 그는 국가대표팀에 다녀오더니 기량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미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 중 한명이다. 올 시즌 이승기의 포텐이 제대로 터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2012 K리그 돌풍을 이끌고 있는 양 팀의 대결. 과연 누가 웃게 될까?
전문가가 아닌 축구를 좋아하는 아마추어의 글입니다.
근거있는 '비난'은 수용하지만 근거없는 '비방'은 참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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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0일 17시, 부산아시드주경기장에서 부산과 제주의 K리그 2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임상협과 김한윤이 각각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빠진 부산과 원정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던 제주의 맞대결은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휘슬이 울리고 경기는 의외로 원정팀 제주가 주도권을 잡았다. 산토스, 호벨치, 자일, 배일환으로 이뤄진 제주의 B4는 물론, 중원의 권순형과 송진형은 부산의 수비진을 경기내내 괴롭혔다. 그러나 경기결과는 1-1 무승부. 결과적으로 양팀 모두 수비 실책으로 실점을 기록하며 아쉽게도 승점 1점을 획득하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부산은 여효진, 이요한 등 주전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빠진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친 끝에 0-1 패배의 쓴 맛을 맛봤다. 그러나 투지 넘치는 수비력으로 많은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고 홈 경기이기 때문에 제주와의 경기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홈에서 개막 첫 승리를 따내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제주의 짜임새 있는 플레이에 당황한 모습을 보였고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주의 수비진은 강력했다. 특히 홍정호-마다스치 중앙 센터백 콤비는 마치 철의 장벽 같았다. 그들은 제공권을 장악하며 부산의 공격을 무효화 시켰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부산의 손을 들어줬다. 전반 40분, 박진옥이 공중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을 골키퍼에게 준다는 것이 방향이 바뀌며 마다스치 앞에 떨어졌고, 준비가 되지 않았던 마다스치는 급하게 걷어냈지만 부산의 공격수 방승환이 골문으로 정확하게 밀어넣으며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 출처 : OSEN)
전반전이 끝나고 양팀의 선수 변화는 없었다. 그리고 부산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12분, 후방에서 연결된 패스를 받은 박진옥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호벨치를 막으려다 부산의 김창수가 자책골을 넣었다. 특히 전반전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박진옥은 활발한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동점골 이후에도 실수를 만회하려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동점에 성공한 제주의 공격력은 무시무시했다. 특히 후반 26분경 부산 진영에서 보여준 제주의 플레이는 왜 그들이 그들의 축구를 방울뱀 축구라고 하며, 많은 전문가들이 K리그에서 가장 바르셀로나 축구에 근접한 팀이라고 불리는지를 보여줬다. 터치라인 근처에서 송진형이 볼을 잡았고 부산의 수비수 2-3명이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송진형은 볼을 안전하게 키핑하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산토스에게 패스를 했다. 다가오던 산토스는 볼을 다리사이로 흘리며 수비수를 떨쳐냈다. 그리고 뒤에 있던 권순형이 볼을 잡고 다시 산토스에게 정확히 패스하며 부드럽고 아름답게 부산의 수비라인을 무력화 시켰다. 제주는 계속해서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을 이어갔다. 그러나 후반 36분경 산토스가 보여준 멋있는 플레이를 제외하고는 부산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였고 골결정력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출처 : OSEN)
주도권을 잡았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한 제주. 박경훈 감독의 3월 목표는 3승 1무였다. 목표 달성을 위해 남은 광주-수원전에서는 방울뱀 축구가 더욱 완성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부산은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원정팀 제주에게 경기내내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맥카이는 아직 K리그에 적응이 덜 되었는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또한 경기 종료 직전 방승환이 완벽한 찬스를 놓치며 역전에 실패했다. 3백과 5백을 계속해서 변형하며 플레이를 이어간 부산은 수비력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공격에서는 여전히 2% 부족했다. 원정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제주를 상대로 슈팅수가 3개에 불과한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부산으로서는 다음 경기인 포항전이 상당히 부담이 될 것 이다.
저는 전문가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축구팬입니다. 당연히 제 리뷰는 아마추어 수준의 글이고 잘못된 정보가 가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해주시고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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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K리그가 개막했다. 352일간의 대장정이다. 1라운드를 치러보니 희비가 엇갈린 팀들이 많다. 제주와 인천의 경기가 그랬다. 인천은 설기현, 김남일 2002년 멤버들이 복귀하면서 올 시즌 다크호스로 평가받았지만 임금체불 문제 등 때문인지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을 선언한 제주에게 잡혔다. 방울뱀 축구를 구사하는 제주는 상상이상이었다. 산토스는 여전히 명불허전이었으며 배일환, 자일, 호벨치의 공격력은 파괴력이 넘쳐났다. 권순형, 송진형은 중원에서 날아다녔으며 홍정호, 마다스치가 지키는 수비벽은 두텁기만 했다. 이에반해 부산은 수원에게 잡혔다. 부산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의 살림꾼인 김한윤이 부상당하더니 주전 수비수 대부분이 동계훈련에서 부상, 시즌아웃되었다. 더군다나 상대팀은 수원이었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은 우승후보 0순위로 뽑히며 여러구단의 기피대상 1호였다. 그렇지만 수원과 부산의 경기를 본 팬들은 부산의 수비력이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수원의 공격력도 무시무시했지만 그걸 다 막아내는 수비력도 굉장했다고 한다. 3월 10일 토요일 17시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부산과 제주가 만난다. 예상을 깨고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기세가 등등해진 제주와 험난한 행보를 예고한 부산의 K리그 2라운드 경기 관전포인트 몇가지를 미리 살펴보자.
1. '중원 공백' 부산, 비밀 병기 맥카이 카드 꺼낼까?
가시밭길이다. 지난해 후반기 매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6강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험난하기만 하다. 팀의 에이스였던 '한페르시' 한상운은 성남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AFC 챔피언스리그 2010시즌 득점왕 호세 모따를 영입했다. 그리고 어느새 베테랑이 되버린 골잡이 방승환을 영입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10경기 6골을 기록하며 올 시즌이 더 기대되는 단신 공격수 파그너가 건재하다. 하지만 공격진에 이들만으로는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미드필더에 에이스 임상협과 히든카드 한지호가 받쳐주고 있지만 상위 8개 팀에 부산의 이름이 들어가려면 공격력 강화가 필수다. 그래서 비밀병기 맥카이를 영입했다. 호주 국가대표로서 셀틱과 함께 SPL 양대산맥 레인저스 출신이다. 그만큼 실력도 출중하다. 센스가 있고 특히 왼발이 위협적이다. 또한 중앙, 왼쪽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등 다재다능함까지 갖추고 있다. 그만큼 안익수 감독이 거는 기대가 크다. 그리고 맥카이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은 지난 1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박종우-김한윤 중원조합이 아닌 박종우-파그너라는 '파격'을 선택했다. 그러나 안익수 감독의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동계훈련에서 가벼운 부상을 당해 벤치에 있던 김한윤이 교체 투입했지만 경기 결과는 1-0 패배였다. 제주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는 박종우-맥카이 조합이 예상된다. 비밀병기 맥카이의 실력은 어느정도 일까 기대된다.
2. '상승세' 제주, 원정에서도 방울뱀 축구 구현될까?
아직 한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현재 '2위'다. 제주의 입장에서는 정말 그립고 아쉬운 순위가 아닐 듯 싶다. 2010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뤘지만 이듬해인 작년에는 9위로 곤두박칠 쳤다. 그래서 올해는 모두가 벼르고 있다. 첫 단추는 발 꿰맸다. 다크호스 인천을 3-1로 완파하며 기분 좋은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문제는 2라운드 부산과의 경기가 원정경기라는 점이다. 지난 시즌 제주는 홈에서 부산과 개막전을 치렀다. 결과는 2-1 승리. 그러나 10월에 원정에서 다시 만난 부산과의 경기에서는 졸전을 거듭하더니 3-1 완패를 당했다. 그래서 걱정과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제주는 승리를 따낸 인천을 포함해 부산, 광주, 수원과 3월에 총 4경기를 치른다. 박경훈 감독은 3월에 3승 1무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올 시즌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 중 부산과의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 첫 원정경기이기 때문이다. 동계훈련을 통해 좋은 팀으로 다시 태어난 제주는 그들의 축구가 홈 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 그리고 부산의 수비진은 지금 줄부상을 당해 주전급 선수들이 이탈해있다. 좋은 기회다. 산토스를 중심으로 배일환, 자일, 호벨치의 선발출전이 예상된다. 그리고 후반 조커 기용이 예상되는 강수일과 서동현, 심영성 등이 대기 중이다. 제주의 화력을 따져볼 때 부산은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이다.
3. 상대전적 49승 47무 42패 부산 우세. but
역대 상대전적은 49승 47무 42패로 부산이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의 박경훈 감독 부임 후 상대 전적은 3승 1패로 제주의 우세다. 안익수 감독 부임 후 전적은 1승 1패 동률이다. 지난 시즌 양팀은 전남, 경남등과 함께 치열한 6강 경쟁을 펼쳤다. 제주는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패했고 이에 반해 부산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예상할 수가 없다. 그래도 어느 한쪽 손을 들어야한다면 제주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일단 부산의 스쿼드가 최강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요한, 여효진, 황재훈 등이 부상으로 수비진을 이탈해 있다. 박용호와 이경렬 등 즉시전력감이 수혈됐지만 동계훈련내내 호흡을 맞춘 이들의 공백은 타격이 크다. 또한 맥카이가 출전이 예상되는 중앙 미드필더에서 박종우와의 실전 호흡이 불안하기만 하다. 파그너의 중원 기용은 실패, 김한윤은 수원과의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제주와의 경기에서 출전 할 수가 없다. 제주의 에이스 산토스는 매 시즌이 전성기다. 특히 올해 제대로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이들이 산토스의 드리블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일과 배일환 등 윙포워드가 지키는 측면은 인천과의 경기에서 최고의 공격 루트였다. 호벨치의 득점력 또한 위협적이다.
4. 부산의 임상협 vs 제주의 송진형. 꽃미남 매치!
10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찾아가는 여성 축구팬들은 눈 또한 즐거울 것이다. 이미 K리그 최고의 꽃미남으로 인정받고 있는 임상협과 프랑스에서 돌아온 귀공자 송진형을 그라운드에서 한번에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그렇지만 이 둘 덕분에 한 순간 들러리가 되버린 박용호, 권순형, 남준재 등 잘생긴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올해는 정말 꽃미남 축구선수들이 어느 해보다 풍년인 해다. 잘생긴 선수들만 끌어모아 베스트 일레븐을 구상할 수 있을 정도다. 암튼 지금 당장 꽃단장하고 꽃미남들을 보러 갈 준비를 하자. 꽃미남 선수들이 많아 지는 것이 너무 좋다. 우리 K리그도 야구 못지 않게 축구장에 여성 팬들을 많이 모을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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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4일 15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1라운드 경기가 있었다. 허정무 감독의 인천은 시즌을 앞두고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들인 김남일과 설기현을 영입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팀이었다. 그러나 제주는 주전의 대부분이 이적과 군입대 등으로 이탈하며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었다. 뚜껑을 열자 기대는 우려가 되었고 우려는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제주는 산토스를 중심으로 배일환, 자일, 호벨치의 공격력을 앞세워 시종일관 인천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결과는 3대1 제주의 승리였다.
1. 2012년 K리그를 뒤흔들 제주의 'Fantastic4'
이날 제주 공격진의 점수는 백점이었다. 산토스는 최전방 공격수 바로 밑에서 처진 공격수 역할을 하며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MOM에 선정되었다. 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역시 제주의 에이스였다. 단신이면서도 빠른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트렸으며 양쪽에 윙포워드들과의 호흡도 잘 맞아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팀을 이탈했다 다시 돌아온 자일은 지난 시즌 상반기에 보여준 것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킥이 장점인 그는 산토스의 골을 어시스트했으며 직접 골까지 넣으며 제주 팬들에게 작년의 민폐를 실력으로 갚았다.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 호벨치는 이날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로 다른 공격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스타는 산토스도 자일도 아니었다. 배일환. 많은 팬들에게 낯선 이름일 것이다. 지난 해 입단해 컵 대회 2경기 출전에 그친 배일환은 오늘 정규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과 팀의 시즌 첫골, 그리고 승리까지 쟁취하며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왼쪽에서 송진형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집어 넣으며 경기장을 함성으로 가득 채운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 까지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며 골대를 맞추는 등 오른쪽 터치라인을 지배했다.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 그 자체였다.
2. 권순형-송진형, '美드필더 듀오' 경기장 안팎으로 팬심을 사로잡다.
제주에게는 '구자철,박현범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 다녔다. 지난해에는 오승범-김영신 등 여러 선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즌을 앞두고 강원에서 권순형을 데려오더니 프랑스 2부리그에서 뛰던 송진형까지 영입했다. 먼저 술렁이기 시작한 것은 그들의 축구실력에 반한 남성팬들이 아닌 여성팬들이었다. K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외모를 소유한 이들은 제주의 여성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장에서는 남성팬들이 열광했다. 경기조율과 운영, 수비수들과의 호흡, 좌우로 시원하게 전개해주는 롱패스, 칼같은 전진패스 등 이제 그립기만한 구자철, 박현범을 잊기에는 충분했다. 대학시절 넘버원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쳤던 권순형과 기술력이 좋은 해외파 출신 송진형. 중원싸움은 정혁, 김남일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3. 최원권-홍정호-마다스치-허재원의 4백, 높다. 견고하다. 빠르다.
국가대표급 수비 라인이다. 2년간 제주의 든든한 기둥이었던 '캡틴' 김은중이 강원으로 떠났다. 그리고 올림픽 대표 출신 베테랑 수비수 최원권이 주장 완장을 이어받았다. 이미 그는 K리그에서 증명된 측면 수비수다. FC서울에서 상무를 거쳐 작년에 제주에 둥지를 틀었지만 부상으로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올해는 다르다. 동계훈련에서 만들어진 몸은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코칭스텝과 후배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의 중책을 맡은 최원권은 시즌을 앞두고 제주를 얕본 팀들에게 한방 먹이겠다고 이미 선포했다. 인천전은 시작이었다. 빠른 드리블로 측면을 지배한 그는 배일환과의 호흡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틈만 나면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날카로운 크로스로 인천 수비진을 위협했다. 국가대표 재승선도 노려볼만하다! 홍정호는 두말할 필요없는 한국 최고의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이다. 2012년에 있는 런던 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해외진출도 노리고 있다. 각급 대표팀 차출로 인한 혹사. 즉, 부상만 피해간다면 올해도 역시 최고의 활약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호주 출신 수비수 마다스치는 세리에a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실력파다. 그리고 홍정호와의 호흡도 괜찮다. 홍정호, 마다스치 중앙 수비수 라인 앞에서 인천의 공격은 무용지물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전에 설기현을 투입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허재원은 제주의 새로운 얼굴이다. 지난 해 광주에서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으며 베스트 일레븐 후보에도 올라가며 검증이 끝난 선수이다. 이날도 활발한 오버래핑과 강력한 수비력으로 인천의 공격수, 수비수 모두 당황케하며 자신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제주의 수비진은 1골을 실점했다. 후반 종료 직전 인천 김태윤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을 들어간 것이다. 집중력의 문제였다. 시즌이 진행되고 정신만 차린다면 문제될 것이 없는 장면이었다. 그만큼 제주의 수비력은 괜찮았다 할 수 있다.
볼 점유율 53-46. 제주 박경훈 감독이 추구하는 방울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 점유율이다. 권순형, 송진형 등 중앙 미드필더의 볼 점유부터 시작해 빠른 스피드로 산토스 등 공격진으로 이어지는 원샷원킬의 제주산 방울뱀들은 이미 인천이라는 다크호스를 잡는데 성공했다. 슈팅숫자도 19-9로 화끈한 공격력을 선사하며 팬들에게 신바람 나는 축구의 기대감을 품어줬다. 제주의 K리그 2라운드 경기는 부산원정이다. 부산은 수원과의 경기에서 수원에서 파상공세를 모두 막아내며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다. 제주의 방울뱀 축구가 부산에서도 구현될지 기대가 된다.
저는 전문가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축구팬입니다. 당연히 제 리뷰는 아마추어 수준의 글이고 잘못된 정보가 가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해주시고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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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K리그는 지금까지와 달리, 내년부터 시행되는 승강제의 시작을 알리는 스플릿 시스템이 적용된다. 더욱 더 흥미진진해지는 K리그. 그리고 리그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3월 4일 1라운드 경기의 관점 포인트 몇가지를 미리 살펴보자.
1. 역대 통산 전적 7승9무7패 동률...최근 4경기 2승2무 제주 우세
제주와 인천은 현재까지 7승 9무 7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박경훈 감독 부임 후 제주는 인천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4경기만을 봤을 때 2승 2무로 앞서고 있으며,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 시즌 10월 22일 마지막 경기에서도 제주 홈 경기에서도 인천이 카파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강수일과 산토스가 득점에 성공하며 제주의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특히 이날은 쓰러졌던 신영록 선수가 제주에 돌아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던 날이기도 하다.
2. '2002 영웅들의 귀환' 인천의 반란 시작될까?
인천은 겨울이적시장에서 가장 'hot'한 팀이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매경기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며 울산을 K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스나이퍼' 설기현을 영입했으며, 인천에서 자란 김남일은 허정무 감독, 송영길 시장의 끈질긴 권유로 인천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선수 모두 2002년 월드컵 당시 등번호인 9번과 5번을 배정받음으로써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선수는 명품조연을 자청하며 어리고 경험없는 선수들에게 멘토역할을 해주며 인천의 돌풍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3. 제주의 '세대교체'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2010년 준우승을 달성한 이후로 제주는 지난 해 침체기를 겪었다. 구자철의 독일 진출, 박현범의 수원 이적 등 2010년 준우승 멤버 주축들의 공백으로 인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지난 시즌이 종료되고 김호준,배기종,김영신,강준우가 군 입대했으며 '캡틴' 김은중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강원으로 이적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빠지고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강원으로부터 권순형을 영입했으며, 프랑스 2부리그에서 뛰던 송진형, 그리고 송호영,정경호,정석민,서동현 등 젊고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특히 구자철, 박현범의 공백으로 계속해서 지적되던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보강하며 약점을 보완했다. 많은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갔다. 걱정되는 것은 '팀워크'이다. 제주는 김은중의 이적으로 올림픽대표 출신 최원권이 주장에 임명되었다. 제주는 주장 최원권을 중심으로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좋은 경기력을 통해 Again 2010을 외치고 있다.
4. 산토스-자일-호벨치-마다스치의 제주, 번즈-페르디난도-이보의 인천
외국인 선수는 팀의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제주는 K리그 3년차를 맞게 되는 수준급 용병 산토스가 올해도 팀의 공격을 이끈다. 산토스는 이미 K리그 특급 외국인 선수 중 한명으로 지난해 김은중이 부진에 빠질 떄도 홀로 고군분투하며 꾸준히 득점을 해준 선수다. 올 시즌 제주의 축구를 '방울뱀 축구'라고 표현한 박경훈 감독은 올해도 역시 산토스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일은 제주 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지난 해 초반만 하더라도 경기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향수병과 적응실패라는 이유로 팀을 무단이탈했고 리그 막바지에는 아예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가족들이 함께 제주도로 왔고 본인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미 실력은 검증이 된 선수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수비 1명은 쉽게 제칠 수 있는 개인기 또한 갖고 있다. 멘탈이 보완됐으니 올해는 제주 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또한 박지성-이영표와 PSV 아인트호벤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브라질 용병 호벨치가 있다. 빠른 발과 순도 높은 골결정력이 장점인 호벨치는 이미 전지훈련에서 득점감각을 끌올리고 있다. 조커로 경기장에 나와 한방을 터트려줬던 네코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올 시즌은 호벨치라는 새로운 조커를 잊으면 안될 것이다. 호주 출신 마다스치는 이탈리아와 스코틀랜드를 거친 수준급 선수다. 중앙수비수로서 신체조건이 좋아 제공권 능력이 있으며 시야도 넓어 홍정호와 좋은 콤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샤에 이어 호주 출신 K리거 AFC 올해의 선수가 또 다시 탄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천은 호주 출신 네이슨 번즈와 더불어 브라질 출신의 페르디난도와 이보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인천의 외국인 선수들은 기대이하였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전원 교체하였다. 번즈는 호주 A리그에서 데뷔해 그리스에서도 뛰었던 선수로서 공격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공격수이다. 득점력도 뛰어나지만 특히 도움이 많은 점이 장점이다. 인천의 공격을 이끌 주요 선수이다. 페르디난도는 브라질 출신으로서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베테랑 미드필더이다. 중거리슛과 날카로운 패싱력을 갖춘 선수로서 정혁과 함께 인천의 중원을 책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는 브라질 2부리그 출신으로서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키는데 큰 공을 세운 선수이다. 인천의 관계자에 의하면 이보가 인천의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과연 2012 K리그 양 팀의 첫 경기. 승리 팀은 제주일까? 인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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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K리그가 30주년을 맞이한다. 또한 내년부터 실시되는 승강제의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스플릿 시스템(split system)'이 실시된다. 16개팀이 정규리그 30경기를 치른 뒤 상위 8개팀과 하위 8개팀으로 나뉘어 홈앤드어웨이로 14경기를 더 치르게 된다. 하부리그의 성적에 따라 몇몇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된다. K리그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무대가 되기 위해서는 승강제는 필수이다. 즉, 이제 K리그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임진년, 흑룡의 해를 맞아 각오를 다지는 선수들이 있다. 2010년 준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한 제주 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88년 동갑내기 친구들. 배일환, 김준엽, 오반석, 송호영, 남준재가 바로 그들이다.
지난 시즌 중반 제주로 둥지를 튼 남준재는 1군에서의 활약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군리그인 R리그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을 앞세워 팬들을 매료시켰다. 남준재는 송호영과 함께 성남으로 이적한 이현호의 공백을 매울 수 있는 측면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3월이 기대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K리그가 기다려진다.
구자철, 박현범의 이적으로 2011년 슬럼프를 겪었던 제주 유나이티드. 그리고 '캡틴' 김은중의 이적, 배기종, 김호준, 김영신, 강준우 등의 군 입대로 다가오는 2012 시즌이 고단할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제주의 '88둥이' 88년 용띠의 젊은 선수들을 필두로 홍정호, 권순형, 강수일 등이 이끄는 '젊어진' 제주 유나이티드는 2010년 준우승의 기적을 위해 지금 이시간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Again 2010, Je-ju Unit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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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아이콘’ 신영록이 오랜 만에 제주 종합경기장에 돌아왔다.
신영록은 22일 오후 3시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 가족들과 함께 방문했다. 지난 5월 8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렸던 대구 FC와 홈경기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신영록. 이번 방문으로 제주 팬들은 사고 발생 이후 168일 만에 신영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신영록
신영록은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로 걸어 나와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반복했고, 진심이 묻어난 모습에 감동받은 팬들은 박수와 함께 그의 이름을 외치며 환영했다. 또한 경기 시작 전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촬영하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 신영록을 응원하는 김노을씨
지난 5월, 신영록이 쓰러졌을 당시 경기장에 있었던 김노을(25)씨는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 신영록 선수는 말 그대로 ‘희망과 기적의 아이콘’이다. 이번 시즌 제주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신영록 선수를 보며 파이팅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신영록을 응원했다.
▲ 인천 유나이티드의 서포터 김대윤씨
신영록을 기다린 것은 제주 팬뿐만이 아니었다. 인천의 서포터 김대윤씨는 “신영록 선수가 기적적으로 돌아와서 기쁘다. 재활 치료를 열심히 해서 축구를 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고 전했으며 또한 “경기장에서는 상대편이지만 모두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 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런 불상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신영록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 경기 시작 전,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신영록
한편, 신영록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 자신을 치료해준 제주 한라병원을 방문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랜만에 신영록과 함께 한 제주 선수들은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K리그 명예기자 정수진
http://www.kleague.com/matchcenter/matchcenter_interview.aspx?txtsearch=&article_id=27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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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가 13일(목) 제주 유나이티드 클럽 하우스에서 열린 ‘2011 R리그’ 최종라운드에서 전남을 제압하며 승리를 거뒀다. 특히 테스트 선수인 빅토르는 2골을 넣으며 팀의 3-1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반전에는 양 팀 모두 뚜렷한 공격 전개보다는 미드필드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였고 볼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을 다했다. 전반 종료 직전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 남준재(제주)가 시도한 날카로운 바이시클 킥을 제외하면 공격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제골은 전남이 먼저 성공시켰다. 후반 11분, 김세훈이 중앙에서 찔러준 패스를 장용익이 침착하게 슈팅을 하며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실점을 한 제주는 더욱 거센 공격을 전개했다. 후반 38분에는 김제우가 중앙에서 빅토르에게 패스를 했고 빅토르는 수비수 1명을 제치며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동점골을 성공했다. 빅토르는 3분 뒤 역전 골까지 넣어 제주의 승을 이끌었다. 한재만의 스루패스를 받은 티아고가 논스톱으로 중앙에 있던 빅토르에게 연결 했고 빅토르의 슈팅은 골키퍼의 손이 미처 닿기도 전에 골대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전남 골키퍼의 실책을 틈타 한재만이 추가 골을 넣으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제주는 전남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두며 ‘2011 R리그’ B조 7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K리그 명예기자 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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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의 준우승 돌풍에 이어 올 시즌에는 6강 진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에는 김은중, 산토스 등과 같은 스타들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는 선수들이 많다. 제주의 소리 없는 영웅, 오승범을 만나 보자.
▲ 편안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오승범 선수
초등학교 때 시작한 축구…, 그리고 찾아온 시련
오승범은 초등학교 시절 또래의 아이들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체육 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제주 서 초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오셔서 축구를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부모님과 친척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셔서 큰 문제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오승범은 사춘기 시절 선생님과 선배들의 꾸중에 축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특유의 인내심으로 극복해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첫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그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 진학 등 환경과 여건이 지금처럼 좋지 못했어요. 그래서 고교 졸업 후 축구를 포기할까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부모님과 대화를 나눴더니 지금까지 축구를 해왔는데 그만두기에는 아깝지 않으냐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죠.”라고 말했다.
대학대신 선택한 프로, 그리고 상무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처럼 오승범 또한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대학을 포기하고 프로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부모님과 이야기하던 중 어머니와 친분이 있으신 지인의 소개로 성남에 연습생으로 입단하게 됐어요. 대학 진학을 못한 것에 후회가 남지는 않아요. 주위에 대학교에 가면서 운동을 그만두거나 대학교에 가서 그만둔 친구들이 많은데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아요.”
누구나 될 수 있다면 그것은 프로가 아니다. 그리고 오승범은 그것을 좀 더 일찍 잡고 싶었고 비록 연습생 신분이었지만 성남 일화(당시 천안 일화) 2군에 입단하게 된다. 그러나 생각보다 벽은 높았고 혹독하기만 했다. 성남에서 기대만큼 기회를 주지 않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상무 입대를 택했다.
성남 입단 후 1군 경기를 한 번도 뛰지 못하고 있던 오승범은 ‘군대라도 빨리 갔다 와야지.’라는 생각에 상무행을 택했다. 이강조 감독은 성실한 모습의 그를 중용했고, 많은 기회를 얻어 오늘날의 오승범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남들은 군 시절 2년이 아깝다고 하지만 저는 정반대였어요. 인생의 전환점이자 전성기였죠.”
또한, 그는 상무에 대해 “아무래도 상무라는 곳이 군인이 모인 곳이지만, 자신만의 경기력을 마음껏 펼치라고 해 주신다. 그러다 보니 숨어 있던 재능도 표출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제주 유나이티드 No.8 오승범
‘달콤하고 씁쓸한’ 아테네 올림픽의 기억
그는 군인 신분이 되고 난 후에야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기회를 잡게 되었다. 상무에서의 활약으로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에 선발 된 것이었다.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은 김정우, 김동진, 최태욱, 이천수, 최원권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시아 지역예선에는 활약했지만 정작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불운을 맛봤다. 지역예선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는 등 본선 진출에 이바지한 그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너무 아쉽죠. 개인적으로 무난히 아테네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초반에는 선발 출전도 자주 했고 교체로도 경기를 꾸준히 뛰었어요. 그러나 와일드카드 등의 변수 때문에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죠.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쉬워요.”
그 후 오승범은 성남과 포항을 거쳐 2008년 1월 7일 ‘고향 팀’ 제주 유나이티드로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 제주 중원의 살림꾼, 오승범
제주 청년, 고향으로 돌아오다
“제주가 고향이다 보니 제주에서 응원해주시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많았어요. 또한, 저에게 거는 기대도 많은 것 같았어요. 보답하고 싶어 이적을 결심했죠. 개인 능력을 보여주기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제주 출신이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자신감이 더 생겼죠.”
그리고 그는 2008년 3월 15일 대전과의 원정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오승범의 득점은 제주의 시즌 첫 골이자 그가 제주 유니폼을 입고 넣은 데뷔 골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았죠. 시즌 시작 3-4 경기 만에 1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는데 집중하면 잘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부담감도 줄어든 경기였어요.”
▲ 인터뷰 내내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 오승범 ⓒ 제주 유나이티드
그렇다면 오승범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난 시즌 서울과의 챔피언 결정전을 꼽았다. “작년 서울과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선발 출장을 했어요. 그런데 전반전 종료 직전 시도한 슛을 김용대 골키퍼가 펀칭으로 막아낸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슛이 들어갔다면 ‘어쩌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더라고요.”
제주 입단 4년 차인 그는 올 시즌에 대해 어려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제주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어린왕자’ 구자철이 독일로 이적하게 되면서 시즌 시작 전부터 구자철의 공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그리고 오승범 또한 구자철의 공백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수비적인 성향이 짙어요. 공격에서 경기가 안 풀리면 ‘구자철이 없어서 공격이 풀리지가 않네.’라는 말을 들을까 봐 부담감이 있었어요.”라고 전했다.
오승범은 올 시즌 제주가 치른 25경기 중 24경기에 출장하며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제주 중원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언제나 남들보다 한걸음이라도 더 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언제 체력이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 있는 한 매 경기 온 힘을 다해야죠.”라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 팬들이 있기에 그는 멈추지 않는다. ⓒ 제주 유나이티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느 덧 프로 10년 차를 맞이한 오승범. 그는 축구선수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을 친구들이 응원해줄 때라고 했다. “어린 시절 같이 축구하던 친구들이 모두 축구를 그만둬버려서 축구를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라고 말을 땐 그는 “어린 시절 힘든 것을 극복해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저를 보며 친구들은 항상 부러워해요. 칭찬을 해주고 응원을 해주면 ‘축구선수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이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모두가 똘똘 뭉쳐 극복해낸 제주. 그러나 최근에는 홈경기 2연패를 비롯해 5경기 연속 무승 (3무 2패)을 거두며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는 “크고 작은 사고들과 선수들의 이적 등으로 팀이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이 사실이에요. 이겼어야 할 경기에서 패배한 경기도 많았고 비긴 경기도 많았어요. 그러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선수들도 의기투합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어느덧 베테랑이 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공은 둥글며 축구는 앞일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K리그와 팬들에 대한 애정이 담긴 오승범의 사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팬들의 관심에 더 목말라 있는 ‘소리 없는 중원의 지배자’ 오승범. 그는 승리를 위해 묵묵히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K리그 명예기자 정수진
http://kleague.com/news/news_k_news.aspx?select=&search=&ord=no&page=1&no=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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